2015 KPGA투어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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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KPGA투어 전망

일요시사 0 2021

다양한 정책 변화 시도 ‘흐린 뒤 맑음?’

2015년은 한국남자프로골프계에 무척 중요한 해다. 세계 최강 미국남자골프와 한국을 포함한 인터내셔널팀 간 골프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이 한국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한국남자골프의 민낯을 전 세계에 알리는 해인 것이다.

우승시드 확대, 스폰서 추천 권한 확대
올시즌 상금왕, 상금순위 예측이 어렵다

하지만 상황은 그다지 좋지 않다. 올해 15개 대회, 99억원 규모로 치러질 국내 남자골프는 대회 수나 상금 규모에서 여자에 비해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여자골프 대회는 총 29개 대회에 총상금 184억원 규모다.

대회 수, 상금 규모
여자대회 절반 수준

세계 최강 한국여자골프 때문에 상대적으로 작아 보이지만 한국남자골프의 힘도 결코 허약하지 않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공식 홈페이지(www.pgatour.com)에 따르면 한국은 올해 동포 선수를 포함해 미국, 호주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출전자를 갖고 있는 나라다. 잠재력이나 선수층으로 보면 스타가 꾸준히 나올 비옥한 토양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올해도 남자투어의 약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국내투어만으로 유지되기보다는 해외투어 스케줄에 영향 받는 종속변수의 조짐마저 보인다. 10월에 프레지던츠컵이 열린다지만 대체적으로 여자투어로만 관심과 돈이 집중되는 현실이 안타깝다.

지난 3월 하순 발표된 남자투어 스케줄은 14개 대회를 치렀던 지난해에서 한 개 늘어난 15개 대회로 치러지며 총상금 규모는 지난해 91억원보다 8억원 늘어난 99억원 규모가 될 전망이다. 개막전은 4월 넷째 주에 올해로 11년째 열리는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총상금 4억원)이다.

2009년부터 6년간 여자대회를 치른 주방가구제작업체 넵스는 올해 남자투어로 돌려 총상금 4억원 규모의 ‘넵스마스터피스’를 개최한다. 김우현 선수의 아버지가 스폰서가 된 바이네르오픈도 올 시즌은 수도권에서 대회를 이어간다. 국내 최고역사의 KPGA선수권은 총상금 10억원 규모로 열리고, 제58회 한국오픈은 9월 둘째 주로 자리를 옮겼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는 올해 다양한 정책 변화를 시도했다. 첫째는 우승시드 확대다. 10년 이상 이어온 대회는 3년의 우승시드를 부여하고, 20년 이상의 대회는 4년, 30년 이상 전통을 이어온 대회는 5년의 우승시드를 부여한다.
두 번째는 대회를 개최하는 스폰서의 추천 권한 확대다. 종전까지 추천 선수는 스폰서 2명, 주관방송사 1명, 골프장 추천 1명이었으나 올해부터는 10퍼센트 이하로 넓혀 개정했다.

마지막으로 국군체육부대(이하 상무) 소속 선수의 투어 출전이 확정된 것이다. 올 시즌 최초로 국내에서 개최되는 세계군인체육대회를 겨냥해 꾸려진 상무 소속 선수들의 모습을 KPGA 코리안투어에서도 볼 수 있게 됐다.
KPGA 관계자는 “올해 남자 협회에서는 대회수 증가의 초점을 선수의 생활 터전 확보 관점으로만 봐왔던 데서 탈피해 남자선수들이 대중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방향으로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기존에 해오던 우승 선수들이 아마추어골퍼와 라운드하는 해피투게더, 프로암 감사카드 등의 노력을 더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남자골프계가 침체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무엇보다 남자선수들은 대회수가 여자선수들에 비해 현저히 적다. 따라서 메이저급인 한두 개 대회에서 우승하면 거기서 상금왕이 결정되는 사례가 많았다. 예컨대 한국오픈 우승 상금 3억원은 일반 대회 총상금과 맞먹는 수준이었다. 특정 대회가 투어 전체를 좌우하는 사례가 많았다.
국내 대회수가 적다 보니 해외 대회에서 주로 활약하는 선수들이 가끔 출전한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할 확률이 높았다. 2011년 상금왕 김경태부터 이는 매년 반복되어온 결과다.

또 그동안에는 슈퍼스타가 없었다. 우승자는 비슷비슷한 스코어로 마지막 날에 가려졌다. 한 번에 떠오르는 선수가 없다. 올해 패널 예측에서 특히 그러한데, 패널 간에 모아지는 최대 공약수가 부족하다. 매년 상금 상위권을 예측해도 그때마다 새로운 선수들이 등장했다. 실력에 큰 차이가 없으니 대회 당일의 컨디션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았다. 심지어 지난 2013년 상금왕에 오른 강성훈의 우승 궤적은 한 편의 블랙코미디였다. 미국 1부투어 자격을 잃고 실의에 빠져 국내에 머물던 강성훈에게 최경주인비테이셔널을 주최한 최경주가 초청선수로 불렀고, 마침 그 대회에서 우승했다. 강성훈은 그 자격으로 이어진 한국오픈에 출전할 수 있었고, 마지막에 2위로 마치는가 했다. 그런데 1위를 확정 지은 것 같던 김형태의 다소 황당한 룰 위반 논쟁으로 인해 강성훈이 우승 트로피를 안았고 또 그해 상금왕에 올랐다.

투어 전문가들조차도 누가 우승할지 예측하기 힘들다면, 골프팬은 누굴 보기 위해 대회장을 찾을까? 여자투어에는 슈퍼스타가 넘쳐나는데 남자만 유독 없는 것일까? 대회수가 적다고 매년 해외로 빠져나가는 선수들은 또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우리의 남자 상금 순위 예측만큼 남자협회도 풀기 힘든 문제를 놓고 고민에 빠져 있다.
올해도 상금 상위권인 박상현, 이기상, 변진재, 강지만 등이 일본투어로 진출했기 때문에 뚜렷한 스타플레이어가 없어 매우 힘든 시즌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허인회, 맹동섭, 김우현 등 상무골프팀이 재건되면서 상금없이 정규투어에 나올 수 있다. 하지만 김승혁이 지난해 일본투어를 뛰면서도 상금왕을 차지해 남자투어는 사실상 상금왕을 예측하기 어렵다”라고 했다.

전문가들이 꼽은 올해 상금왕은 박상현이다. 두 명의 패널로부터 5점과 한 명에게서 4점을 받아 14점으로 가장 높은 상금왕 후보로 꼽혔다. 그 뒤는 지난해 상금 1위였던 김승혁이고, 문경준과 지난해 상금 2위였던 류현우도 5점을 얻었다. 하지만 한 패널당 5명씩 뽑은 결과 총 18명이나 나왔다.

그만큼 특정한 선수로 모아지기 어려웠다는 얘기다. 그 중에 대부분은 한 패널에게서 유망주로 꼽혔다. 이는 남자골프에 슈퍼스타가 없는 현실을 방증한다. 올해 남자투어를 볼 때 ‘누가 나오니까 봐야한다’라는 테마가 없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서 박호윤 KPGA 사무국장은 “묘안이 없다. 스타를 공장에서 찍어낼 수도 없다. 꾸준히 노력하고 있지만 갑자기 개선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박 국장은 또 “여자는 국제 경쟁력이 좋다. 신체 특성상 세대교체가 빨라 남자선수들에 비해 참신한 선수들이 많이 나온다. 남자는 대회수가 적어 다승자가 나오기가 어렵고 여기에 군대 문제까지 겹쳐 복합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 스포츠의 인기는 국제 경쟁력과 관련이 크다. 국내 스포츠팬들은 세계 최고무대에서 뛰는 선수들에 대해서 깊은 관심을 가진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박찬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박지성이 뛸 때 전 국민이 열광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한국선수들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남자골프가 상대적으로 더 위축돼 보이기도 한다.
KPGA투어가 쇠락한 이유로 스타 부재를 꼽는 사람도 많다. 한국남자프로골프에선 2007년 김경태(29·신한금융그룹)와 배상문(29)·김대현(27) 이후 걸출한 젊은 스타를 찾기 힘들었다. 스타가 탄생하지 않는 투어를 스폰서들이 외면하기 시작했고, 대회가 줄어들자 선수들이 미국이나 일본·아시아투어로 눈을 돌리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올해 대회 수는 KLPGA의 절반인 15개 수준이다. 그나마 2개 대회는 여전히 후원사를 찾지 못해 제대로 열릴 수 있을 지 불투명하다.

박원 JTBC골프 해설위원은 “운동선수를 지망하는 어린이 중 여자는 골프가 1순위인데 남자는 야구나 축구가 먼저다. 또 남자 골프에서는 박찬호·박지성 같은 세계최고의 슈퍼스타가 없었다”고 말했다. 최경주나 양용은이 뛰어난 활약을 하긴 했지만 남자골퍼들은 전반적으로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지 못했다.

남자골퍼들
‘봄은 멋 곳에’

새로운 스타는 자연적으로 탄생하기도 하지만 만들어지기도 한다. 허인회(28·상무)나 이창우(22)·김민수(25·군입대) 등 스타의 잠재력을 가진 선수들이 없던 건 아니었다. 그러나 이들은 크게 빛을 보지는 못했다. KPGA가 스타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스포츠 마케팅 전문가들도 적잖다. 한 골프관계자는 “선수 경쟁력이 약하다고 불평하기 앞서 협회는 먼저 협회의 경쟁력을 돌아봐야 한다. 코리안투어 홈페이지는 선수자료 하나 보기도 상당히 불편하다. 소비자가 아니라 공급자 위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KPGA투어가 팬들에게 외면받는 이유는 또 있다. 남자프로골퍼들을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간 ‘프로님’이라고 여기는 팬들이 여전히 많다는 것이다. 남자대회의 프로암에 참가한 사람들은 “남자선수들은 자신이 프로라고 거만하게 행동한다. 매너도 거칠다”고 지적한다.

 자료제공 : 월간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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