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최고의 적 '입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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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최고의 적 '입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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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될 때는 쉬고 즐기면서 하라”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 스티브 블래스라는 유명한 오른손 투수가 있었다. 1971년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주역이다. 

5년 연속 두 자리 승수, 100승을 훌쩍 넘긴 블래스는 그런데 갑자기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했다. 부상을 당한 것도 아니었다. 몸은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원인은 승리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몸이 경직되면서 말을 듣지 않았기 때문이다. 블래스는 결국 32세의 나이로 은퇴했다. 이후 이러한 증상을 그의 이름을 따서 ‘블래스 증후군’이라고 부른다. 

골프에서 슬럼프보다 더 무서운 병을 ‘입스’라고 한다. 정일미는 얼마 전 인터뷰에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진출 첫해부터 한국으로 돌아올 때까지 8년 동안 부진했던 원인이 입스였다고 털어놓았다. 드라이버가 훅이 나면서 아이언, 심지어 웨지샷까지 입스가 와 ‘왼쪽 공포’가 생겼다고 했다.

한국 남자골프 최다승을 기록하며 ‘퍼팅의 귀재’로 불렸던 최상호는 골프를 좀 더 잘하려고 담배를 끊었다 오히려 고생했다고 한다. 금단현상 탓에 퍼팅 입스가 찾아와 짧은 퍼팅을 놓치는 ‘1m 공포’를 5년이나 겪었다고 했다. 

수많은 정상급 선수들이 입스에 시달렸다. 입스를 떨쳐낸 경우도 있지만 아예 선수생활을 중단한 사례가 더 많다. 입스는 너무 잘하려고 하다가 얻는 병임에 틀림없다.
전문가들은 실패에 대한 부담감이 두려움이 되고 스트레스가 돼 근육을 경직시키면서 입스라는 병에 걸린다고 진단한다. 긴장을 하면 몸이 말을 듣지 않고, 이런 일시적인 현상이 반복되면서 굳어져 버리게 된다.

1주일에 한두 번 필드를 나가는 주말골퍼에게도 입스는 찾아온다. 십중팔구는 ‘욕심’ 탓이다. 클럽을 교체한 뒤, 또는 비거리를 더 내기 위해 스윙을 바꾸면서 입스와 만나게 되기도 한다. 
처음엔 컨디션 탓으로만 돌린다. 그래서 시즌 초반보다는 한참 감각이 무르익을 시즌 중후반에 가서야 자신의 병을 깨닫는 경우가 많다. 프로선수들에 비해 일관성이 떨어지고 경기감각이 무디기 때문이다. 
입스는 골프에 대한 흥미를 잃게 한다. 입스를 경험했던 프로들은 “안 될 때는 쉬고, 즐기면서 골프를 하라”고 입을 모은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가 전성기 시절 무려 683주 동안 세계 1위를 꾸준히 지킬 수 있었던 건 절대 무리하지 않고, 휴식을 잘 활용하면서 대회를 골라 참가한 덕분이라고 한다. 입스의 모범적인 해법이 아닐까. 

자료제공 : 월간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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