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 박인비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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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강’ 박인비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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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퀸 만든 교훈 “집착 말라!”

박인비의 골프선수로서의 성과가 눈부시다. 그를 세계 정상에 올려놓은 것을 단순히 노력만으로 보긴 어렵다. 무엇이 그를 세계 정상의 자리에 올려놨을까.

골프는 오후 2시까지만…
무리한 연습은 싫증 유발

염증이 없었던 골프사랑
눈앞 성적보다 멀리봐야

박인비(27·KB금융그룹)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 여자골프 선수다.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라는 것이 그 방증이다. 하지만 그보다 박인비의 가치를 높이는 것은 통산 승수에서 메이저대회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데 있다.
박인비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서 통산 16승을 거두고 있다. 그중 절반에 가까운 7승이 메이저대회 우승이다. 승률이 자그마치 43.8%로 역대 최고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패티 버그(미국)가 보유하고 있는 여자골프 메이저 최다승(15승)도 갈아치울 태세다. 2008년 US여자오픈을 제외한 나머지 6승이 2013년부터 거둔 것이라는 점이 그 가능성에 무게를 싣게 한다. 특히 올 브리티시여자오픈서 우승하며 여자 선수로는 역대 일곱 번째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커리어 그랜드슬램
대기만성 모범답안

박인비 골프의 특징을 한 마디로 설명한다면 ‘대기만성형’이다. 10세 때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처음 골프를 시작한 것에 비하면 빛을 보기 시작한 시기가 너무 늦었기 때문이다. 2002년 US걸스주니어챔피언십서 우승하며 주목을 받기 시작한 박인비는 기대를 한몸에 받고 2006년에 프로로 전향했지만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동료들은 프로무대서 승승장구하며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었다.
그러던 박인비가 LPGA투어서 생애 첫승을 거둔 것은 2008년 US여자오픈이었다. 그러자 언론은 LPGA투어 역사상 다섯번째로 US걸스주니어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을 동시에 석권한 선수라며 박인비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추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박인비가 미키 라이트, 조안 커너, 에이미 앨코트, 홀리스 스테이시 등 전설적 인물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박인비는 일시적 슬럼프에 빠지면서 LPGA투어 생활을 잠정 중단하고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로 무대를 옮겼다. 분위기 전환을 위한 자구책이었다. 웬만한 선수 같으면 엄두조차 낼 수 없는 모험이었다. 그러나 그의 선택은 옳았다. JLPGA투어 우승으로 자신감을 회복한 박인비는 두 집 살림을 청산하고 본격적 LPGA투어 생활을 위해 2012년 다시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리고 그 여정이 오늘의 박인비를 있게 한 것이다.

박인비는 중학교 1학년 때 미국으로 골프유학을 떠났다. 국내 주니어 선수들의 치열한 경쟁이 오히려 아이에게 해가 될 수 있다는 부모님의 판단 때문이었다. 실제로 박인비는 국내에 있을 때도 오후 2시 이전에는 골프채를 전혀 잡지 않았다고 한다. 가급적 학교에 가서 수업을 받은 뒤 연습장으로 갔다. 미국으로 건너가 부치 하먼 등 세계적인 골프 지도자 문하생으로 들어가 배우면서도 그 원칙에는 변함이 없었다. 그는 “인비가 주니어 시절 공부하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가지려고 했던 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생각을 지금도 갖고 있다고 전한다. 그러면서 그는 “대부분의 주니어처럼 만약 시간나는 대로 골프채만 잡게 했더라면 오늘날의 박인비는 탄생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LPGA투어서 활동하는 많은 선수들을 일컬어 ‘소녀가장’이라고 한다. 딸에게 ‘올인’하는 부모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다 보니 빨리 성적을 내야 하는 선수들의 마음은 조급해지게 마련이다. 그러면서 어느 정도 성적을 거두게 되면 앞만보고 달려온 자신의 생활에 회의감을 갖게 된다. 동양 여성이 서양 여성에 비해 노화 시기가 빠르다는 것도 선수들이 성적 내기에 급급한 이유기도 하다. 그런데 박인비는 다르다. 일단은 생계형 골프를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다보니 결코 조급할 이유도 없다. 심지어 골프 전성기는 28~35세 사이가 될 것이라고 누누이 말하곤 한다. 바꿔 말하면 지금이 자신의 최고 시기가 아니라는 얘기다. 우리가 그에게 새로운 골프 역사를 기대하는 이유다. 일단은 30세가 되기 전에 박세리(38·하나금융그룹)가 보유하고 있는 LPGA투어 한국인 최다승(25승) 경신이 1차 목표라고 한다.

박인비의 연습 시간은 일일 평균 2시간 정도라고 한다. 가급적 시간은 줄이고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이는 주니어 시절부터 몸에 밴 방식이다. 연습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골프에 대한 흥미가 반감돼 능동적인 골프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박인비의 연습 퍼팅을 유심히 살펴보면 보면 그것은 쉽게 이해된다. 박인비는 절대로 같은 거리의 퍼팅 연습을 여러 차례 반복적으로 하지 않는다. 퍼팅에 도움을 주지 않는다는 확고한 생각 때문이다. 그보다는 거리를 달리해 로테이션 방식으로 퍼트 연습을 한다. ‘18홀 라운드를 하면서 같은 거리에 걸리는 퍼트는 그리 많지 않아서’라는 그의 설명에 수긍이 간다.

박인비는 지난해 10월 결혼했다. 주변에서 2세 계획을 묻는 게 당연하다. 그럴 때마다 그의 생각은 확고하다. ‘모든 고민은 올림픽 이후에 하자’다. 바꿔 말하면 내년 리우올림픽을 마치고 나서 2세를 갖겠다는 얘기다. 박인비는 내년 올림픽에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할 것이 확실시된다.

새로운 목표는
최다승&올림픽

올림픽 골프 종목은 세계랭킹 15위 이내서 한 국가에 최대 4명까지 쿼터가 주어진다. 이변이 없는 한 박인비의 올림픽 출전은 기정사실이다. 박인비는 현재 카리 웹(호주)과 함께 올림픽 골프종목 선수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수시로 화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갖고 제반 사항에 대한 조언을 해주고 있다. 자료제공 : 월간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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