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프트에 대한 오해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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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스포츠> 로프트에 대한 오해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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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로프트 집착하면 중심타격 어려워

한종해 기자  2012.06.29 14:15:49

[일요시사=한종해 기자] 한국골퍼들에게는 이상한 징크스가 있다. 바로 드라이버를 선택할 때 무조건 낮은 로프트를 선호한다는 점이다. 로프트는 클럽 페이스의 각도다. 물론 로프트가 적을수록 공의 역회전이 적고, 런이 많이 발생해 비거리가 늘어난다. 문제는 자신의 체형과 헤드스피드, 스윙 패턴에 적합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로프트가 필요 이상 낮다면 일단 중심타격이 어렵다.

 
▲김자영 프로

대다수 골퍼들은 낮은 로프트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다. 드라이버의 경우 보통 10.5도를 기준으로 헤드스피드가 느릴수록 11.5도나 12.5도로 올라가야 컨트롤도 쉽고, 공도 잘 뜨지만 9.5도, 심지어 8.5도를 사용하는 골퍼들도 많다. 낮은 로프트가 '고수'를 상징한다는 잘못된 인식 때문이다.

하이 로프트가 '효과적' 증명
최근 13도까지 출시

여성들도 비슷하다. “남성골프채가 잘 맞는다”며 남성용 드라이버를 사용하는 골퍼들도 있다.

일부 클럽메이커들은 이 같은 점을 활용해 아예 로프트를 낮춰 표기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모델들이 정밀 측정하면 실제 로프트 보다 1~2도 정도 높게 나오는 까닭이다. 바로 '로프트의 허수'다. 요즘에는 세계최고의 프로선수들도 편안함을 위해 높은 로프트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장타자 제이슨 데이(호주)와 골프여제 청야니(대만) 등이 대표적이다. 10도다.

아마추어골퍼들에게 하이 로프트 드라이버가 더욱 효과적이라는 사실은 지난 2월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PGA 머천다이스쇼'에서도 여실히 입명됐다. 타이틀리스트는 오랜 연구 끝에 아마추어골퍼들의 비거리 증대를 위해 12도인 910 D2드라이버를 선보였다. 핑20과 클리브랜드 클래식도 12도 대열에 동참했고, 캘러웨이 레이저X 블랙과 나이키 VR-S 모델은 13도까지 출시했다.

아이언도 같은 맥락이다. 시니어골퍼들이 "비거리가 더 난다"며 애지중지하는 혼마 아이언의 비밀은 같은 번호의 로프트가 다른 브랜드에 비해 1~2도씩 낮다는 게 출발점이다. 실제 일반적인 피칭웨지의 로프트는 46도, 혼마의 피칭웨지에 해당하는 10번 로프트는 43도다.

이를테면 9번 아이언이 다른 브랜드의 8번 아이언 로프트와 맞먹는 셈이다. 당연히 비거리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남성 골프채가 잘 맞는다" 남성용 드라이버 쓰는 여성도 있어

이렇게 되면 비거리는 더 나오지만 탄도가 낮아져 아이언의 생명인 스핀력에서는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같은 번호의 아이언 샷으로 그린에 안착했을 때 굴러가는 거리가 많아진다는 이야기다. 결론적으로 남은 거리에 따라 클럽을 선택하는 아이언 샷의 번호에 따른 비거리는 큰 의미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또 하나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 '샤프트 컴플렉스'다. 표준 체형의 골퍼가 정상적인 스윙을 한다면 레귤러(R)가 기준점이다. 하지만 남성골퍼들은 한 단계 강한 스티프 레귤러(SR)에 시선을 집중시킨다.

샤프트의 강도가 곧 '강한 남성'으로 직결된다는 오류다. 이 또한 골프를 어렵게 만드는 악영향으로 이어진다. 샤프트 메이커들은 최근 같은 R이라도 R1, R2, R3 등으로 세분하는 추세다. 정확한 로프트와 샤프트의 선택이야 말로 기량향상의 왕도다.

드라이버 길이도 기준 있어
48인치 넘으면 규정위반

2004년 1월 '드라이버 길이는 48인치를 초과할 수 없다'는 새로운 규정이 적용되기 시작했다. 그 전까지는 길이에 대한 제한 규정이 없었기 때문에 1999년 라이더컵에서 유럽 대표팀이었던 야모산들린(스웨덴)은 52인치 드라이버를 사용하기도 했다.

드라이버의 길이를 48인치로 제한한 규정은 장비의 발전으로 골프장이 '초토화'되고 골프경기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 규정을 이행하는 것은 그리 간단명료하지 않은 것 같다.

각 용품사에서 표기한 로프트 각도 10도짜리 드라이버의 경우 실제 로프트를 측정해 보면 9.5도에서 12.5도까지 다양한 수치가 나온다.

또 어떤 용품사의 샤프트 강도가 'S(Stiff)'로 표시돼 있어도 다른 용품사의 'R(Regular)'보다 부드러운 경우도 있다. 이러한 표기에 대해서는 골프 규정에서 특정한 기준을 제시하지 않기 때문에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드라이버 길이는 얘기가 다르다.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는 용품사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47인치로 제한하려 했다가 그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1인치를 늘렸다. 그 규정을 발표한 이래 8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드라이버 길이를 측정하는 방법과 절차는 통일되지 않고 있다.

정확한 로프트와 샤프트의 선택이야 말로 기량향상의 왕도

지난 4월 마스터스 때의 일이다. 미국의 골프기자인 제임스 아켄바크가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각 용품사들이 현장에 가져온 피팅용 장비차량 가운데 캘러웨이·나이키·핑·테일러메이드·타이틀리스트 등 5군데를 조사해 보니 각기 다른 네 가지 방식이 사용되고 있었다고 한다. 게다가 측정 방식에 따라 길이가 0.75인치(1.905㎝)나 달라진다는 사실까지 밝혀냈다.

실제로 위의 한 업체에서 최근 USGA에서 추천하는 시스템으로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가 사용하던 드라이버 길이를 다시 재봤더니 45인치가 아닌 45.75인치로 판정된 적도 있었다.

이쯤 되면 48인치에 근접한 드라이버를 쓰는 골퍼는 다소 긴장해야 할 것 같다. 어쩌면 그 드라이버가 48.75인치로 측정될 수도 있고, 이는 곧 비공인 장비임을 뜻한다. 비공인 장비를 사용한 선수는 실격이다.

현재까지 PGA투어에서 드라이버 길이로 인한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48인치 전후 길이의 드라이버를 사용한 증거가 아직 포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명 선수들을 지원하는 용품사들의 주장을 근거로 살펴보면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이 2007, 2008년 두 해 연속 브리티시 오픈을 우승할 당시 47인치를 썼다. 필 미켈슨(미국)과 레티프 구센(남아공), 미겔 앙헬 히메네스(스페인)는 46인치를 사용해 왔다.

물론 짧은 드라이버를 사용하는 선수들도 있다. 세계 랭킹 2위 루크 도널드(잉글랜드)와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는 43.5인치로 PGA투어에서 가장 짧은 드라이버를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도 과거 타이거 슬램을 기록할 당시 43인치를 사용한 바 있다.

측정 방식·장비 8년째
중구난방 혼란 가중

드라이버 길이는 관례상 어드레스 상태에서 48인치짜리 자를 샤프트에 대고 정렬시킨 후 그립 끝에서부터 헤드의 힐 아래쪽 끝까지 측정했었다. 골프클럽 맞춤 제작으로 유명한 케네스 스미스에서 드라이버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측정하는 장비를 고안해낸 이후 각 용품사들도 각자 측정장비를 만들어 사용해 오고 있다.

문제는 정확히 클럽헤드 어디부터 측정하느냐는 것이다. 헤드의 바닥이 길이 측정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데 그 모양이 납작하거나 둥근 것, 심지어 중앙 축이 볼록하게 나온 것까지 다양하다는 것이다.

USGA에서는 드라이버 길이를 재는 측정장비에 대한 기준을 갖고 있다. 그런데 메이저 용품사들이 아직 USGA 방식을 따르지 않고 있다고 한다. USGA가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면 조만간 스타 골퍼 중에서 '불법무기 사용'으로 실격당하는 '시범 케이스'가 나올 수도 있다.

자료출처 : <월간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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