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에서 피어나는 나랏말씀 - 오클랜드 한국학교 이야기

교육


 

오클랜드에서 피어나는 나랏말씀 - 오클랜드 한국학교 이야기

일요시사 0 1884

북 오클랜드 한국학교의 중등 파워를 공개합니다!

 

 

박영미 교장선생님 이하 여러 선생님들을 비롯하여 오클랜드 한국학교 BOT 위원님들의 숙원사업 중 하나이던 한국학교 중학교 졸업생 배출이 현실화됩니다. 한국학교를 잠시 저학년 때 한글을 공부하러 다니는 학원 정도로 여기던 시절은 이제 지나가고 있습니다. 

 

새롭게 거듭나고 있는 오클랜드 한국학교는 뉴질랜드 교포 2세들에게 한국의 우수한 문자인 한국어 교육뿐만 아니라 문화, 역사 등을 가르치고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육은 사춘기를 전후하여 자기 세계관과 정체성이 확립되는 청소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지요. 때문에 저희 오클랜드 한국학교에서는 중학교 1, 2, 3학년 반을 모두 갖추고, 각 학년에 알맞은 교육과정과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교육으로 한국학교 중등교육을 강화시켜 왔으며, 2018년 12월이 되면 북 오클랜드 한국학교 국화반 학생들에게 중학교 졸업장을 수여하게 된답니다.

 

이렇게 강화된 한국학교 중등 교육의 모습이 궁금하지 않으세요? 이번 호에서는 북 오클랜드 한국학교 중등부의 성과물을 일요시사 독자님들과 함께 공유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우리 중학교 학생들은 한국의 중학생들과 똑같은 국어책으로 공부하는데요. 그래서 가끔은 내용이 좀 어렵고 이해하기에 벅차기도 한 것이 사실이에요. 특히나 문법적인 지식이 나오기라도 하면 고개부터 절레절레 젓는 친구들도 있답니다. 하지만 담임선생님들의 열정적인 지도와 자세한 설명 후에는 어렵던 시나 글도 모두모두 자기 방식대로 소화해내는 멋지고 훌륭한 학생들이랍니다.

 

다음 시와 글은 우리 중학교 학생들이 한국학교 수업 중에 또는 과제로 해온 후 담임선생님의 지도를 받아 완성된 작품들입니다. 우리 북 오클랜드 한국학교 중학생들이 얼마나 감수성이 뛰어나고 글 솜씨가 좋은지 자, 다들 한 번 감상해 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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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 소리

이 성 빈(국화반)

 

소리 소리 

무슨 소리?

 

아빠의 아재 개그에

썰렁한 웃음소리 

 

하루 종일 노래하는

형아의 휘파람 소리

 

정답게 내 이름을 불러주는

그리운 누나 목소리 

 

점점 더 무서워지는 

엄마의 잔소리

 

5분 만 더~

아침마다 침대 품을 파고드는

투덜투덜 내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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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박스와 아기

– 이다현(해바라기반)

 

정확히 언제였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지만 몇 년 전 가족들과 함께 한국 프로그램을 봤었는데 그 내용이 너무나도 선명하게 생각이 난다. 

 

어느 날 어두운 새벽, 어떤 여자가 아기를 안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베이비 박스’ 라고 하는 곳에 아이를 두고 도망가 버렸다. ‘저 여자는 누구지?’ ‘왜 아기를 저기에 두고 가는 거지?’ 라고 혼자서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머. 저 애기 저기다 버리고 그냥 가나 봐. 불쌍하다’ 라고 엄마가 옆에서 말씀하셨다. 내 눈에 그 여자는 엄마처럼 보이지 않았고 굉장히 어려 보였다. 한 고등학생 정도라고나 할까? 알고 보니 그 여자는 대학생이었다. 

 

베이비박스는 아기를 키울 수 없는 상황에 있는 사람들이 아기를 몰래 두고 가도록 어떤 교회의 목사님께서 준비해 놓으신 거라고 했다. 순간 나는 생각을 했다. 베이비 박스를 저곳에 두지 않으면 아기를 놓고 가지 않을 텐데 왜 저기에 저렇게 두었을까? 나는 정말 궁금했다. 엄마가 아무리 어린 대학생이지만 왜 자기가 낳은 아기를 버리는 걸까? 아기를 키울 수 없는 상황이라서 그런 결정을 내린 것 같다고 엄마께서 말씀해 주셨다. 아기를 키우려면 분유도 사야 하고 기저기도 사야 하고 여러 가지로 돈도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엄마가 아기를 버린다는 것은 한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다. 정말 생각만 해도 너무 슬프고 그냥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아기의 엄마는 아기가 보고 싶어서 매일 울고 나중에 돈을 많이 벌면 아기를 꼭 데리러 오겠다고 했다. 그 대학생엄마가 돈을 많이 벌어서 꼭 아기를 데리고 가야 할 텐데.

 

그 프로그램을 보고 나는 두 가지를 생각했다. 먼저 우리 부모님께서는 나를 버리거나 다른 곳에 보내지 않으셨다는 게 너무 감사했다. 그리고 그 버려진 아기가 너무 불쌍하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은 아기라서 잘 모르겠지만 나중에 학교에 가거나 친구들이 많이 생기면 엄마 아빠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될 텐데 그 아기가 정말 너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들이 엄마가 없다고 놀리거나 같이 놀아주지 않는다면 더 불쌍해진 것 같다.

 

부모님께서 내가 아프면 병원에 데려가 주시고 내가 잠을 잘 들 수 있을까 옆에서 지켜봐 주시는데 그 아기를 아플 때 보육원에 봉사하러 오신 분들께서 도와주시는 거라고 했다. 봉사하시는 분들이 아무리 그 아기를 예뻐해 주셔도 엄마는 아니니깐 엄마의 사랑을 느낄 수가 없을 거 같다. 

 

나를 건강하게 낳아주시고 건강하게 키워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학교도 가고 한국학교도 다니고 피아노, 플루트도 배울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 나에게 필요한 것도 사주시고 속상할 때 내 이야기도 들어주셔서 감사하다. 가끔씩 혼날 때도 있지만 다 나 잘 되라고 하시는 거니깐 그것도 감사해야겠다. 감사한마음을 마음속에만 가지고 있지 않고 매일 표현하는 착한 딸이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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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물은 일요시사님에 의해 2018-08-25 17:31:45 교민뉴스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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