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승의 열두 발자국

교육


 

정재승의 열두 발자국

일요시사 0 1655

안은채 Auckland International College 



독서를 좋아하시는 부모님께서 어릴 때부터 책 읽는 시간이 선물하는 행복에 대해서 말씀하시고 직접 보여주셨다. 덕분에 자연스럽게 다양한 책들을 접하게 되었고 고등학생이 된 지금까지 어린 시절의 독서의 도움으로 지금은 훨씬 더 많은 양의 책을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어린 시절 자기 전 아빠가 읽어주는 책으로 자장가 삼아 잠들었는데 지금은 길었던 하루의 끝을 혼자만의 시간과 평온함을 위해 어릴 적 기억을 되살리며 독서로 마무리한다. 하루의 모든 피로를 씻겨주는 독서의 여유를 모두가 발견하길 바라며 긴 하루 끝에 책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행복해지길 바란다. 온갖 만물이 새 삶을 시작하려는 희망찬 새 봄, 초목들이 그 푸르름을 더해 가는 여름, 황금 들녘에 풍요로움이 날로 더해 가는 가을과 한해를 정리하는 겨울에도 늘 곁에 책이 함께해 지혜가 더해지는 삶을 살아가길 바라며 지금껏 읽은 책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책들을 소개해본다. 


나는 과학과는 거리가 꽤나 먼 사람이다. 그런 내가 카이스트의 정재승 교수이자 과학자의 강의를 바탕으로 쓴 책에 굉장한 애정을 품다니, 나도 믿기지가 않는다. 아마 이 책을 읽으면서 어떠한 고민들을 덜어주고, 올바른 해답을 찾을뿐더러, 철학적인 질문들을 잔뜩 얻고 가는 기분 때문이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이 책은 정재승 교수가 여러 강연에서 펼친 이야기 중 12가지를 묶어낸 책이다. 강연 내용을 정리한 것이라 그런지 정재승 교수의 말투로 글을 읽히는 묘한 느낌이 들었는데 중간에 청중의 반응도 같이 읽어서 실제로 강연을 듣고 있는 생생함을 느끼며 읽었다. 철학적인 질문들을 받아들이기 전에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을 느꼈다. 뇌과학에 대한 이야기지만 난해한 과학 얘기가 아니기 때문에 우리의 삶을 관통하는 본질적 질문이 맞닿아 평소에 무심히 받아들이는 통념에 대한 성찰과 지혜와 통찰이 가득함으로부터 호기심이 나에게 찾아왔다.

여기에도 뇌과학이 들려주는 삶의 성찰이 있습니다. 내가 지금 다니는 학교가 너무 싫어서, 지금 다니는 회사가 싫어서 그만두는 건 좋은 의사결정이 아닙니다. 하고 싶은 것이 있어서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건 괜찮지만, 지금 이게 싫으니까 그만두는 건 좋은 선택이 아닙니다. 다른 곳으로 간다고 해서 상황이 달라진다는 보장은 없거든요. 대책도 없죠. 그 순간 너무 싫기 때문에 도망치듯 그만두지만, 그 자체가 보상이 되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만두는 순간, 자기가 가질 수 있는 전략이 다시 바뀌게 됩니다. 무직 상태이거나 학교도 안 다녀서 빨리 뭔가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되면 앞에서 본 마시멜로 챌린지의 인센티브 실험처럼 시야가 좁아지고 취직 자체가 중요해져버려 꿈꾸던 무언가에 도전하기가 어려워집니다. 터널 비전 현상이 벌어지는 거죠. 지금의 자리가 싫다면, 뭘 꿈꿔야 할지 계속 고민하면서 대안을 찾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 첫 번째 발자국, 선택하는 동안 뇌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누구나 이런 고민을 한 번쯤 해봤을 거라 생각한다. 학생들은 학교가 다니기 싫은 고민, 직장인들은 퇴사하고 싶은 굴뚝같은 마음 … 학교를 그만두고 싶던, 회사로부터 퇴사를 하고 싶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음은 참으로 명확한데 이유가 불분명할 것이다. 한때 나도 어렸을 때는 마냥 놀고 싶어 학교를 다니기 싫어서 그만두면 어떨까 하고 생각은 했지만 타당한 이유가 되지 못한다는 얘기이다. 그저 학교나 회사가 싫은 것인지, 분야가 안 맞는 건지, 적성에 안 맞는 건지, 어떤 때는 그저 싫은 기분도 들 것이다. 어느 학교나 회사나 다 안 좋은 면은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면 섣불리 그만두지도 못하는 마음도 한자리에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여기서 정재승 교수는 전한다, 이게 싫으니까, 단지 싫다는 이유로 그만두는 건 좋지 않다고 한다. 그저 도망치는 것일 뿐이라고 한 마디 추가하며 독자들의 마음을 쑤신다. 당연한 말이지만 우리의 뇌로부터 전해지는 과학과 그 깊은 사실을 연관 지어 말하면서 심리적인 요인까지 덧붙여 읽으니 더 정확한 사실로 내 자신과 다짐하게 되면서 더욱더 강하게 동의하고 경청하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그렇다면 해결 방법은 무엇일까. 네 번째 발자국에서 나는 이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을 때 나는 어떤 행동을 하는가를 살펴보면 내가 어떤 인간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혼자 노는 사람인가, 아니면 같이 노는 사람인가? 나를 가장 즐겁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런 질문은 내가 어떻게 일할 때 가장 행복한가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합니다. 혼자 노는 게 즐거운지 함께 노는 게 즐거운지, 나는 몸을 움직이면서 노는 사람인지, 두뇌의 유회를 즐기는 사람인지, 이성적인지 감성적인지 말이지요. ‘나는 무엇에서 즐거움을 얻는 사람인가?’ 라는 질문은 내가 무엇을 지향하는 사람인지를 알려줍니다. ‘나는 무슨 일을 하며 살아야 할까’라는 질문에 대답하려면, 내 즐거움의 원천인 놀이 시간을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 네 번째 발자국, 인간에게 놀이란 무엇인가

이러한 고민에 대한 해결 방법을 놀이 속에서 얻게 될 줄은 그 누구도 몰랐을 것이다. 위 내용을 읽으며 답답한 마음 한구석에 빛까지는 아니더라도 하나의 힌트를 얻은 기분이 들었다. 무언가를 그만둔다는 것에 대한 고민을 하기 이전에, 내가 무슨 일을 하며 살아야 할지 고민을 해야겠다는 다짐 또한 하게 되는 계기를 선물해 주는 문구이다. 어떻게 보면 거창하게 들릴 수 있지만,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시간에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관찰한다는 말이다. 우선 하나는 찾았다. 자기개발을 위한 독서이다. 이에 대한 내용은 마침 일곱 번째 발자국에서 등장한다.

끝으로, 아물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이 독서, 여행, 사람 만나기입니다. 안 하면 나중에 후회하는, 특히 평생에 거쳐 반드시 해야 하는 것들이 바로 독서, 여행, 사람들과의 지적 대화입니다. 다시 말해, 끊임없이 세상으로부터 자극을 받으시라는 겁니다. 의미 있는 세상과의 충돌, 이것이 우리의 인생을 바꿉니다. 이 세 가지는 자기가 직접 물리적 환경에서 경험할 수 없는 것들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게 해줍니다. 


- 일곱 번째 발자국, 창의적인 사람들의 뇌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독서나 여행은 그나마 새로운 것을 도전하기 쉬운 편이다. 처음에는 좋아하는 책, 자주 읽는 분야의 책만 읽고 가까운 장소, 익숙한 장소만 찾는 것을 고집할 수 있지만 점차 적응을 하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면 충분히 더 새로운 변화를 줄 수 있는 활동들이다. 보기에는 너무나 간단하고 화려하지 않아 무슨 도움이 될까 하고 의문이 들지만, 하는 것과 안 하는 것의 차이는 정말 크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그리고 실제로 경험한 것을 통해서 당당하게 말할 자신이 있다. 

이 책을 읽고 새로운 다짐과 결심을 하게 되며, 많은 사람들이 삶의 새로고침이라는 것을 경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정재승 교수에 따르면, 인간의 뇌는 목표지향 영역과 습관 뇌 영역이 있다고 한다. 목표지향 영역은 가장 큰 보상을 얻을 수 있는 선택지를 찾아 고민하는 것이고, 습관 뇌 영역은 과거의 경험을 대로 선택에 대한 고민을 최소하 한다. 결과적으로 항상 다짐을 해도 뇌 영역들이 강하게 적용해 어려움을 풀이해 나를 포함한 많은 독자들은 깊이 공감했다. 그런 어려움을 딛고 새로운 해결방법들을 명확하게 제시하며 철학적인 질문들로 생각의 폭을 넓혀주는 이 책은, 누구에게는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을만큼 영향력 있는 책이라고 감히 얘기한다.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자기만의 발자국으로 새기는 지도를 만들 수 있으면 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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