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도서 추천; 조선의 마지막 군마 / 김일광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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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도서 추천; 조선의 마지막 군마 / 김일광 저

일요시사 0 1806

 항의 호미곶은 원래 말갈기를 닮았다고 해서 장기곶으로 불리다가 2001년 12월 이름을 바꾸었다. 일제는 한일 병탄 이후 한, 일 모든 교과서에 한반도는 토끼모양이라고 실었는데, 육당 최남선은 이에 반발해 <소년>창간호에 호랑이 지도를 그렸는데, 이것이 오늘날 우리에게 익숙한 만주벌판을 향해 포효하는 ‘근역강산맹호기상도’이다. 


호미곶은 우리에게 구룡포의 관광지로 잘 알려져 있지만, 이곳은 원래 군마를 키우는 목장으로 유명했다. 조선시대 효종은 북벌정책을 펼치며 호미곶에 군마를 키우는 목장을 만들어 매월 말 242마리를 중앙으로 올려 보냈는데, 을사늑약과 함께 이 목장은 완전히 사라졌고, 당시 남아있던 마지막 군마 300여 마리는 일제가 군용으로 빼앗아갔다. 동화작가로 유명한 김일광 선생의 <조선의 마지막 군마>는 이때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일생을 군마를 키워 온 울포 노인과 원 서방, 원 서방의 아들인 재복은 일본군이 목장을 폐쇄하고 기르던 말들을 모두 징발해 간다는데 망연자실한다. 다행히 난산으로 고생하는 어미 말 학달비와 새끼 태양이만은 징벌을 면하지만 말을 잘 다루는 원 서방은 말몰이꾼으로 일본군에게 끌려간다. 혼자 남은 재복이는 학달비와 태양이를 키우며 아버지를 기다리는 사이 구룡포에 일본인들이 점차 자리를 잡고 세력을 뻗어 나간다. 구룡포는 원래 풍부한 어장으로 한일병탄 이 전에도 일본인들이 건너왔는데, 한일병탄 이후로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아갔다. 


일본인 도가와는 감시소장 다이스케를 대신하여 조선인들의 땅과 재산을 강제로 빼앗는 한편, 율포노인과 재복이에게 원서방의 소식을 전해주면서 이들을 회유한다. 다이스케는 도가와를 통해 이야기를 전할 뿐 좀처럼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데 이런 지점들이 이야기의 흥미를 더 자아낸다. 조선인들을 탄압하면서도 재복이에게 일감을 주고 아버지의 소식을 전해주며 회유하는 다이스케의 모습은 이중적인데 이는 일본이 우리를 통치했던 그 양면성과 꼭 닮아 있다. 이 힘든 삶에서도 꿋꿋하게 보이지 않는 적과 싸우는 주인공 재복이는 우리 민초들을 대변하며 저항과 희망을 이야기한다. 


이 이야기는 과거에 존재했지만, 어두운 시절 빼앗겨 버린 우리 것에 대한 이야기인데, 여기서 얻는 교훈은 크다. 물론 속도감 있게 읽히는 소설적 재미는 덤이며, 청소년부터 성인까지 두루 읽힐 수 있는 것도 큰 매력이다. 


글쓴이 이은혜 / 추천인 안준우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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