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믿음과 짝퉁믿음
정원교회
2013Thu, 14 Nov 2013 12:18:13 +1100pm1112Australia/SydneyThu, 14 Nov 2013 12:18:13 +1100Australia/Sydney14
지난 8일 슈퍼태풍 '하이옌'이 필리핀을 강타해 수많은 인명피해가 있었다. 이번 참사와 관련해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은 국가재난사태를 선포하였다. 아키노 대통령은 슈퍼태풍 ‘하이옌’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당초 알려진 대로 1만여명이 아니라, 실제로는 2000명으로 추정된다고 12일 밝혔다. 유엔난민기구를 비롯해서 세계 각국에서 도움의 손길이 쇄도하는 가운데, 여러 선교단체들도 적극 구호에 나서고 있다.
우리는 2년 반 전에 일본에서 있었던 쓰나미의 피해를 기억하고 있다. 인간이 자연재해 앞에서 얼마나 무기력한 존재인지를 절감하게 한다. 당시 수만 명이 목숨을 잃었고, 한 지역에서만 이천 여명이 떼죽음을 당하기도 하였다. 수많은 시신들이 나무토막처럼 물위에 둥둥 떠내려 갔다.
지구 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각종 자연재해들과 무수한 주검들을 보면서, 우리 인간들은 절망할 수 밖에 없다. 인간존재의 무기력함과 인생의 허망함을 느끼며, 신을 원망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20세기 초에 있었던 두 번의 세계대전을 통해서 거의 6천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후 서구사회에서 기독교는 몰락의 길을 걸었다. 이토록 잔인한 신을 인정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인간세계에 존재하는 악이나 재난과 이를 허용하는 신의 문제를 다루는 학문을 신정론이라고 한다. 여기서 난해한 신정론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죽음의 문제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죽음은 모든 인간에게 필연적으로 닥친다. 아침이면 어김없이 해가 뜨듯이, 죽음은 모든 인간들에게 필연적으로 닥친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연재해와 죽음의 공포를 극복하기 위해서 수많은 종교를 만들어 내기도 하였다. 어떤 사람은 기독교를 종교 중 하나라고 말하고, 다른 사람들은 기독교는 종교가 아니라 참 진리라고 말한다. 엄밀한 의미에서 기독교는 종교가 아니다. 왜냐하면 종교란 인간이 자연에 대한 두려움과 죽음의 공포를 이겨내기 위해서 만든 것인데 반해, 기독교는 창조주께서 인간에게 찾아와 자신을 나타내신 것이기 때문이다. 창조주께서는 자연세계를 통해서 자신을 나타내기도 하시고, 특별한 방법으로 구체적으로 나타내기도 하시는데, 전자를 자연계시라 하고, 후자를 특별계시라 한다. 창조주께서 자신을 특별한 방법으로 계시하신 것이 성경이다.
성경은 이 세상에서의 삶을 끝낸 후에 있을 영원한 운명이 모든 인간에게 준비되어 있음을 말한다. 즉 이 세상에서의 삶은 잠깐이지만, 그 이후의 삶은 영원하다는 것이다. 우리가 이 세상의 삶과 죽음을 영원의 빛 안에서 읽어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순되어 보이는 많은 문제들도 영원의 빛으로 비추어 볼 때, 비로소 해결점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길어야 백 년도 되지 않는 인생이란 영원 안에서는 순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모든 인생들을 기다라고 있는 영원한 운명이 모두에게 똑같지는 않다는 사실이다. 성경은 영원한 천국도 말하지만, 영원한 지옥도 말한다. 인간들에게는 영원한 천국과 영원한 지옥, 오직 이 두 가지의 영원한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이 세상에서의 삶은 이런 의미에서 자신의 영원한 운명을 준비하는 기간이라고 할 수 있다. 살아계신 창조주 하나님과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주로 믿는 자는 모두 영원한 천국에 속한 사람들이다.
문제는 기독교인들 중에도 많은 사람들이 믿는다는 게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 지를 잘 모른다는 데 있다. 단순히 지식적으로 하나님과 그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은 물론 믿음이라고 말할 수 없다. 마음으로 믿는 것이 믿음이다. 그런데 여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참 믿음이란 신의 존재와 예수를 구세주로 단순히 인정하는 것이 아니다. 예수의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을 마음으로 인정한다고 해서 참 믿음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이 객관적 사실이 아니라, 주관적 체험으로 받아들여질 때, 비로소 그 믿음을 참 믿음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예수님께서 지상사역의 첫 일성으로 외치신 말씀이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이었음을 알아야 한다(마 4:17). 예수님의 이 말씀은 천국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회개의 과정을 거쳐야 함을 보여준다. 회개란 무엇인가? 회개란 단순히 죄를 뉘우치고 용서를 비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회개란 죄악으로 가득 찬 자신의 모습에 경악한 영혼이 절망감에 사로잡혀 부르짖는 영혼의 통렬한 절규다. 그리고 이러한 자신을 십자가에 못박는 것이 회개의 참 의미다(롬 6:4 참고).
또 예수님께서는 “사람이 물과 성령으로 나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고 말씀하셨다(요 3: 5). 영적으로 전혀 새로운 존재로 다시 태어나지 않으면, 하나님의 나라, 즉 영원한 천국에 들어갈 수 없다. 참 믿음이란 회개와 거듭남이라는 영적 변화를 거치는 것을 말한다. 나의 옛 사람은 죽고, 성령 안에서 그리스도의 새 사람으로 태어나는 것이 진정한 믿음이다. 달리 말하면 나의 자아, 즉 self는 죽고, 그 자리에 주의 성령께서 자리하시고 나를 통치하시는 것이다. 나의 주권을 포기하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의 진정한 주님으로 나를 다스리시는 것이 진정한 회개요, 거듭남이며, 믿음의 본질이다. 주님께서 십자가에 죽으신 것처럼 나의 자아를 십자가에 못박는 것이며, 주님께서 부활하신 것처럼 부활의 새 생명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 믿음의 실질적 국면이다.
회개와 다시 태어남은 하나의 묶음이다. 회개와 다시 태어남이 없는 믿음은 짝퉁이다. 짝퉁이란 겉모습으로는 구별이 안 가지만, 속은 가짜인 것을 말한다. 짝퉁은 결코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갈 수 없음을 오늘날 기독교인들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