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인터뷰] 늦깎이 신인 작가 신한옥 씨

시사인터뷰

[시사인터뷰] 늦깎이 신인 작가 신한옥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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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로서 새 삶 향해 힘찬 날갯짓 

'손녀에게 들려주는 할아버지 회고록' 출간

 

 

행여 나이가 많아서 꿈을 포기하는 분들이 있다면 이 분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자. 일흔이 넘은 나이에 작가로 데뷔한 교민 신한옥 씨. 새로운 도전과 변화를 추구하는 것엔 나이가 없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 그는 생명현상의 진기함에 매료되어 수천권의 책을 읽고 수집한 자료를 모아 2020년 철학서 『잘못된 책(현 제목: 인류는 영원할까, 2022재출간)』으로 첫 작품에 도전했다. 지난 해에는 그 동안 자신이 걸어온 솔직한 인생 행로를 독자들에게 전하고 손녀들에게 인생 덕목에 대한 교훈을 남기는 회고집 『손녀에게 들려주는 할아버지 회고록』으로 두번째 서적을 출간했다. 현재는 SF소설 『오리무중』을 집필 중에 있으며, 올해 출간을 앞두고 있다.

 

신한옥 작가는 1949년 경남 함안군에서 태어나 부산으로 이주해 학창시절을 보냈다. 대학원을 마친 후 한국전력공사에서 13년간 근무하다 19934월에 뉴질랜드 땅을 밟았다. 뉴질랜드 이주 후 부동산 중개사를 시작해 1997‘Impression’이란 부동산 회사를 설립했다. 이곳 현지인들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으나 이듬해에 IMF가 터지면서 결국 문을 닫게 되었고, 현재는 두 아들과 함께 부동산중개회사 Barfoot & Thompson의 에이전트로 일하고 있다.

 

첫 작품인 '인류는 영원할까( '잘못된 책')'의 책 소개 부탁드립니다.

제가 처음 출간한 책은 생명현상이란 부제처럼 생명에 관한 모든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 무거운 주제를 잡았다는 생각은 듭니다. 시간을 시작으로 생명이 태어나서부터 죽은 후까지의 모든 것을 이야기한 장대한 인류의 길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데이비드 크리스천, 밥 베인의 빅히스토리와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보다 더 넓은 세계를 그렸습니다. B5사이즈 종이에 빽빽하게 쓴 760페이지가 읽는 내내 여러분을 긴장시킬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워낙 분량이 많아 지금 전체를 다 읽은 사람은 스무 손가락 안에 들 겁니다. 그래서 2020년에 출간할 때 제목을 은유적으로 잘못된 책이라 냈지만 여러 사람들의 지적이 있어 2022년에 인류는 영원할까로 바꿔 다시 출간했습니다.

 

'인류는 영원할까'에서 생명현상을 주제로 정한 의도가 궁금합니다.

제가 살아오면서 끈질기게 묻고 답한 화두가 생명현상입니다. 그게 처음과 끝이라고 보면 됩니다. 인간의 모든 활동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것입니다. 일하고, 먹고, 마시고, 즐기고, 자손을 낳고 생존을 유지해 갑니다. 그게 우리가 태어난 지구, 우주의 원리라고 봅니다. 크게 보면 자연의 이치이기도 하고요.  


 

손녀와 함께 걸어가는 신 작가


지난 해 출간된 두번째 책 '손녀에게 들려주는 할아버지 회고록'의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할아버지 회고록은 저의 자서전입니다. 신한옥이란 한 인간이 태어나 생명현상을 실현해 온 과정을 기록한 내용입니다. 출생부터 청년기, 사회생활, 뉴질랜드 이민이야기까지 전부를 담았습니다. 지나온 인생사를 돌아보면 우여곡절도 많았습니다. 누구나 겪는 일이지만 제게는 힘든 세월도 있었습니다.

 

두번째 저서는 첫번째와 전혀 다른 주제를 다뤘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요?

책 제목은 완전히 다르지만 결국 글의 주제는 같습니다. 결국 생명현상으로 돌아갑니다. 첫번째 책이 총론이라고 보면, 두번째 책은 각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제가 태어나 살아온 역사를 쓴 것이니까요.

 

'손녀에게 들려주는 할아버지 회고록' 중 저자로서 가장 마음에 드는 구절이 있다면

책 표지 밑부분에 써져 있는 내용입니다. [가정의 위기는 가족들 간 소통부재에 있다. 화목한 가정을 이루기 위해 첫째, 사랑이 넘치는 가정을 만들어야 한다. 가족은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며 헌신할 줄 알아야 한다. 둘째, 대화가 넘치는 가정을 위해 서로가 상의하며 쌓인 매듭을 풀어나가야 한다. 셋째, 웃음이 넘치는 가정은 가족 구성원 모두의 행복을 부르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 인간의 출발은 모두 가정에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가정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는 지구상 생존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옛말에 가화만사성이란 사자성어가 있잖습니까.

 

회고록을 읽은 독자들에게 받은 피드백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아주 가까운 친구에게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회고록이라는 평을 들었습니다. 등장하는 이름을 어떻게 모두 기억하느냐고. ‘카라마조프 형제를 읽는 기분이라고 했습니다그 친구가 260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어떻게 다 기억하느냐고 묻기에 그냥 웃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세어보니까 정말로 등장인물이 285명 이상이 되더군요. 참! 그 친구도 대단하다 하고 다시 웃었어요. 

 

책 속에 손녀들에게 인생 덕목을 들려주는 파트가 있던데, 평소 손녀들에게 어떤 할아버지인가요?

우리 손녀들은 저나 집사람에게 모두 같은 공주급입니다. 공주들이 어릴 때 우리 집에 오면 늘 같이 고스톱을 쳤지만 요즘은 머리가 커서 자기네들 친구 만나느라 집에서 잘 볼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행사가 있으면 꼭 나타납니다. 큰 아들에게서 공주 둘을 보았고, 작은 아들에게선 작년 새 공주를 보았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는 부자입니다. 공주가 셋이나 됩니다.


 


하던 일과 전혀 다른 분야에 도전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어느 날 나이가 들면서 아하, 뭘 하나 써야 되겠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습니다. 그게 2017년쯤으로 생각됩니다. 회사일은 잠시 접고 그 때부터 몇 천 권의 책을 읽고 나니 머리에서 그냥 써보라고 하더군요. 눈도 좋고 건강도 괜찮은 편이니까 가능했겠지요. 물론 읽고 쓰는 재미는 말할 것도 없어요.

 

책을 집필하기 전 준비하거나 노력하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특별한 노력을 하는 건 아니지만 기획 독서를 하는 편입니다. 어떤 주제가 떠오르면 그 방면의 책과 자료를 무차별하게 모으는 편입니다. 유일한 글쓰기 노력이라면 책을 읽으면서 연필을 잡고 책에 바로 내 식으로 고쳐봅니다. 작가와 내 생각이 다르다는 걸 그때 깨닫게 됩니다.

 

현재 SF소설 '오리무중(五里霧中)'이란 소설을 집필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작품인지요.

오리무중은 꼬미라는 한 소녀가 어릴 때 머리에 나노칩을 심은 뒤 지능이 향상되어 사회로부터 받는 지탄을 헤쳐가며 자신의 꿈을 실현해가는 SF소설입니다. 여기에는 많은 쟁점들이 등장합니다. 인공지능 특히, 챗봇이나 과학기술의 적용문제, 최근 유행하고 있는 바이러스 발생기원에 관한 논의, 한국사회의 불공정 문제, 청년층의 불만, 기득권에 대한 청년세대의 분노 등이 함축돼 있습니다. 본 책은 올해 안에 출간을 앞두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어떤 책들을 쓸 계획인지요.  

시간이 허락된다면, 한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 나의 친구들(김병곤, 사공술, 하상조 등)에게 바치는 책 『길에서 핀 민들레』를 쓸 생각입니다. 이후 여유가 된다면 어머니 자서전을 고려 중입니다.

 

자서전이 필요한 분들은 연락주세요.

문의: 021 665 500

주소: 18 Commerce St. Auckland CBD

 

 

글 박성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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