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인터뷰] 뉴질랜드 한민족 한글학교 김난희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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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인터뷰] 뉴질랜드 한민족 한글학교 김난희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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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와 영어를 동시에 사용하는 현지 학교들이 생겨나길 

 


뉴질랜드 한민족 한글학교는 1997년 개교 이래 한국인의 정체성과 긍지를 갖고 이중언어와 이중문화를 소유한 우리 아이들이 인성과 지성을 갖춘 창의적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유치부, 초등부, 중등부 등 19개반으로 나눠 운영하고 있고, 300명의 학생들이 재학 중이다. 매주 토요일 브라운스베이에 위치한 셔우드스쿨에서 한글교육을 중심으로 문화, 음악, 체육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뉴질랜드 한민족 한글학교는 교사, 학생, 학부모, 도우미, 운영위원회의 소통과 협력으로 학생들에 대한 세심한 관리를 제공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출석률이 매우 높은 편이다.  

2019년 취임한 뉴질랜드 한민족 한글학교 김난희 교장은 긍정적인 생활태도로 민족혼을 간직하면서 현지생활에 적응해 모국과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에 이바지하는 인재를 배양하자는 교훈을 바탕으로 한글과 문화 교육에 힘쓰고 있다.

김난희 교장이 한글학교와 첫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2000년 웰링턴 한글학교에서다. 웰링턴 한글학교 교장 선생님으로부터 함께 아이들을 가르치자는 제안을 받고 4살된 자녀를 데리고 교사로 봉사를 시작했다. 10년이란 시간동안 웰링턴 한글학교 교사로 봉사하다 2010년 오클랜드로 이사하면서 이듬해부터 오클랜드 한민족 한글학교 교단에 섰다. 이후 2014년부터 6년동안 교감을 맡았고, 2019년 12월 7일 한민족 한글학교 제5대 교장으로 취임했다. 김 교장은 올해 뉴질랜드 한글학교 협의회 회장과 오세아니아 한글학교 협의회 회장을 동시에 맡아 겸임하고 있다.

 

한민족 한글학교에서 실시하는 교육과정에 대해.

유치부 교육, 초등교육, 중등교육으로 나누어 수업하고 있습니다. 유치부 교육은 병아리반, 다람쥐반, 개나리반 등 만 3세부터 만 5세까지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기초적인 생활습관과 기초 한글학습, 미술활동, 놀이학습을 통한 기본 수개념 학습, 다양한 말하기와 듣기, 읽기를 통한 어휘력과 언어적 표현을 증진시키고 있습니다.  

초등교육은 초1~6학년까지로 반을 나눠 읽기활동을 통한 한국어 학습, 국어사전을 이용한 한국어 학습, 그림일기, 설명문 쓰기, 이야기 쓰기 등을 교육해 정확한 맞춤법과 문장력, 표현력을 중점으로 학습하고 있습니다.

중등교육은 초등교육보다 한층 심화된 학습을 제공하는데, 신문기사를 활용한 토론수업과 에세이 수업을 실시하고 한국어-영어 번역수업과 기초한자, 한국어 능력 검정시험, 장르별 글쓰기(수필, , 자서전, 독후감 등)를 통한 어휘력과 중급 이상의 한국어 능력을 길러주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매년 동화구연대회, 나의 꿈 말하기대회, 동요부르기대회, 우리말 골든벨 퀴즈, 운동회를 실시해 아이들의 역량 함양을 위한 다양한 교육활동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한민족 한글학교만의 남다른 교육 과정이 있다면.

특별 수업으로 유아미술, 초등미술, 바이올린, 태권도, 중국어 반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또한 한글이 부족한 아이들을 위한 집중반도 만들어 수업하고 있습니다. 한글을 좀 더 집중해서 배우기 원하는 학생들은 한글 집중반에서 기초부터 탄탄하게 공부를 합니다. 그리고 요즘 다문화가정이 많이 늘었고 K-열풍이 불면서 한글에 관심이 많은 외국인들을 위한 외국인반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나의 꿈 국제재단에서 후원하는 나의 꿈 말하기 대회에서 수년간 한민족 한글학교 학생들이 수상을 해왔는데요. 참가하는 아이들에게 한글학교 선생님들의 열정이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매년 이 대회에 참가하는 우리 아이들과 선생님들의 열정이 대단한데요, 선생님들은 아이들이 쓴 원고가 올바른 맞춤법을 사용하고 있는지, 한국어 문법에 맞게 사용하였는지를 확인하고 교정하는 단계를 거칩니다. 다음 단계로 학생들을 한 자리에 모아서 예비 말하기 대회를 진행합니다. 예비 말하기 대회에서는 선생님들이 심사하고 학생들의 말하기를 지도합니다. 특별히 손동작, 시선처리, 억양, 속도 등을 최종 점검합니다.

 

한민족 한글학교 학생들 중 최근에 수상을 한 학생들이 있다면.

2019년도 전국 말하기 대회에서 1등하고 세계 말하기 대회에서도 1등을 한 김평안 학생이 있습니다. 현재 김평안 학생은 한민족 한글학교 도우미 선생님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2022년에 전국 말하기 대회에서 1등하고 세계 말하기 대회에서도 3등을 한 예재민 학생도 있습니다. 현재 한민족 한글학교 중등 1학년 학생입니다. 올해는 총 4명의 학생이 참가했는데, 동상 정채린, 대사상 김기연, 교육원장상 임지운, 꿈나무상 정시율 학생이 각각 수상하였습니다. 최선을 다한 우리 학생들이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부모님들이 한글학교에 아이들을 보낼 때 한글뿐 아니라 한국문화도 배우고 또래 한인 아이들과의 정서적 유대감도 기대하게 됩니다. 선생님의 교육방향도 그러한지요.

한글은 특별한 언어입니다. 세계 어떤 언어와 비교해도 훨씬 뛰어난 과학적 체계를 가지고 만들어진 언어입니다. 특히 한글로 표현하는 한국어에는 독특한 정서와 억양과 소리가 담겨 있습니다. 지금 전 세계에 불고 있는 K-열풍이 그 속에 담겨 있는 창의성과 감칠맛 나는 정서를 대변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글을 배우면 배울 수록 한글 속에 담겨있는 한국인의 특별한 정서와 마음을 함께 배울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해외에 거주하는 대부분의 한국인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한글교육을 고민합니다. 어떤 방법으로 한글을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부모들의 고민을 어떻게 풀어가면 좋을지요?

자녀 사랑을 한국어로 표현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뉴질랜드에 거주하는 자녀들은 한국어에 노출되는 시간보다 영어에 노출되는 시간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어와 한국인의 정서를 서서히 잃게 된다면, 한글과 한국인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창의력과 정서를 잃어버리는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그 중에 가장 안타까운 것이 한국어로 표현하는 사랑하는 마음과 정서를 더이상 한글로 쓸 수도 없고 표현할 수도 없게 된다는 결과입니다. 더이상 부모의 사랑하는 마음과 정서에 자녀들이 공감하지 못하는 슬픈 현실을 마주할 때 가장 마음이 아픕니다.

 

뉴질랜드에 한글학교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요?

뉴질랜드 교육과정과 대학진학 시험에도 한국어 과정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한국어와 한글을 사명감을 가지고 체계적으로 꾸준히 가르치는 기관은 뉴질랜드 한민족 한글학교를 포함해서 뉴질랜드 한국학교라고 생각합니다. 뉴질랜드에 한글학교가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자녀들의 마음 속에는 자부심이 대단할 것입니다. 자녀들이 성장하는 유치원부터 중등학교까지 꾸준히 한글학교에 출석하는 것만으로도 존재해야 하는 이유는 충분하다고 봅니다.

 

평소 학교 운영상에 있어 이런 지원이 꼭 필요하다느꼈던 부분이 있다면.  

한글학교 출신 학생들이 현지 학교의 교사로 근무할 만큼 뉴질랜드 한글학교의 역사는 오래되었습니다. 이제는 한글 학교의 위상이 높아져서 한국어와 영어를 동시에 사용하는 현지 학교들이 생겨나면 좋겠습니다. 마오리어를 사용하는 현지 학교도 있고, 일본어를 사용하는 현지 학교도 있고,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현지 학교도 있지만 한국어를 사용하는 현지 학교는 아직 없는 형편입니다.

또한 GPT-4 인공지능이 발표되면서 교육계의 변화가 반드시 필요한 때가 되었습니다. 새로운 기술발전에 따른 한글 교육의 변화를 한글 적용하려면, 교사 교육과 학생 교육에 그만큼 많은 예산이 필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현재 상황은 모든 예산 지원이 축소되고 끊기는 형편입니다. 한글 교육이 지원을 받지 못한다면, 한글 교육의 미래는 축소되거나 끊길 수밖에 없는 현실에 직면했습니다.

 

올해 한글학교에서 실시 예정인 대표적인 행사들에 대해 알려주세요.

2학기에는 동요 부르기 대회를 예정하고 있습니다. 음악 수업시간에 배운 동요를 부르고, 각자 좋아하는 동요를 찾아서 부르는 대회입니다. 한국의 동요는 어린이의 마음을 잘 표현하고 있어서 예쁜 노래들이 많이 있습니다. 집에서 부모님과 함께 연습하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4학기에는 한민족 한글학교 운동회를 예정하고 있습니다. 체육 수업시간에 몸을 튼튼하게 하는 운동을 잘 배우면, 운동회에서도 즐겁게 운동할 수 있습니다. 몸이 튼튼해야 마음도 튼튼합니다. 어려서부터 자신을 잘 돌보는 건강한 생활이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 갑니다. 온 가족이 즐거운 운동회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올해 9 29일부터 30일까지 호주와 피지를 포함해서 오세아니와 한글학교 선생님들과 뉴질랜드 한글학교 선생님들 모두 함께 오클랜드에 모여서 학생들을 잘 가르치기 위한 교사연수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글 박성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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