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 변수로 부상한 초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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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권 변수로 부상한 초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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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에 ‘초선 돌풍’이 불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과거 보수정당의 소장·개혁파였던 남원정의 계보를 이어갈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기자회견 갖는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 ⓒ박성원 기자
▲ 기자회견 갖는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 ⓒ박성원 기자


“지도부를 믿고 손 놓고 있어선 안된다.” 국민의힘 소속의 한 초선 의원이 한 말이다. 현재 국민의힘 내 초선 의원은 101명 중 56명으로,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재보궐선거에서 청년 표심을 얻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대교체


지난 8일 초선 의원들은 국회에서 ‘특정 지역 정당’의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초선 의원들은 “우리 당이 잘해서 거둔 승리가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청년에게 인기없는 정당, 특정지역 정당이라는 지적과 한계를 극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꼰대정당’과 ‘영남당’의 이미지를 탈피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TK(대구·경북) 출신의 지도부 구성을 반대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당내에서도 초선 의원들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는 모양새다. 원내대표 후보들이 이들에 대한 구애에 각별했던 점만 봐도 알 수 있다. 권성동 의원은 초선 의원이 나설 수 있는 당 공식 기구 ‘혁신위원회’ 신설을 공약했다.


김기현 의원은 “초선을 중심으로 젊은 인재들을 당의 전면에 내세워, 역할도 주고 고난도 줘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 그동안 원내대표 후보들이 지역과 계파를 어필했던 것과는 다른 분위기다.


‘초선 당 대표론’도 탄력을 받는 양상이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당이 근본적으로 변하려면 차라리 초선을 당 대표로 뽑는 게 대선을 위해선 효과적”이라고 했다. 참신한 인물로 세대교체가 필요하단 것.


그동안 쇄신을 위해 초선이 당권에 도전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꾸준히 제기됐다.


김웅 의원은 ‘사즉생’의 각오를 밝히며, 당 대표 도전을 공식화했다. 김 의원은 베스트셀러 <검사내전>의 저자로 이름을 날렸다. 문재인정부 검찰개혁에 각을 세우는 등 각종 현안에 대한 소신 발언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최근 그는 “당이 4·7 보궐선거에서 왜 이겼는지, 청년들이 원하는 것이 뭔지부터 분석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며 당 지도부를 겨냥했다.


윤희숙 의원의 당권 출마도 점쳐진다. 윤 의원은 지난해 ‘나는 임차인입니다’ 5분 발언으로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국회 필리버스터에서 12시간47분 동안 연설을 하며 국내 최장 기록을 세웠다. 이외에도 강민국·김미애·박형수·황보승희 의원 등이 최고위원직 후보 물망에 올랐다.


정치권은 이들이 당의 중책을 맡을 것으로 점치며, 당 대표 경선에서도 두각을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김웅 의원은 당 대표 선거 여론조사에서 ‘깜짝 2위’를 기록하는 이변을 보였다.


지난 19일 여론조사업체 피플네트웍스가 <머니투데이>와 미래한국연구소 의뢰로 조사한 결과, 김 의원은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로 가장 적합한 인물’에서 11.3%를 기록해 주호영 원내대표(16.6%) 뒤를 이었다(자세한 결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참조). 김무성 전 의원, 조경태 의원, 홍문표 의원 등 중진의원들을 제친 결과다.

김웅 돌풍…당대표 여론조사 깜짝 2위 
과거 남원정 계보 이어 당내 주역으로


초선 돌풍의 변수는 당심이다. 현재 국민의힘은 선거인단 투표결과 70%와 여론조사 30%를 반영해 당 대표를 선출한다. 선거인단은 당원과 대의원으로 구성된다. 국민의힘 당원의 절반 이상은 보수세가 강한 50대 연령층이다.


‘초선 돌풍이 미풍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다만 당 일각에서 100% 국민 전당대회 의견도 있어, 이변이 발생할 여지도 보인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 ⓒ고성준 기자
▲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 ⓒ고성준 기자


일각에서는 이들이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 전 의원)’의 계보를 이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남원정은 지난 2000년, 16대 국회부터 주류 계파들을 따끔하게 비판해왔다. 하지만 19대 국회 이후로는 당의 계파 갈등이 심화되면서, 보수정당 내 소장파는 실종됐다.

남원정은 개혁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지만, 세력화는 실패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국민의힘은 하락세를 걸었다. 잇따른 전국단위 선거 패배로 보수정당 내에서는 초선을 중심으로 하는 개혁의 필요성이 또다시 대두됐다. 이후 21대 국회에서 주축이 된 70년대생 초선들은 단합했다.


‘명불허전 보수다’ ‘지금부터’ 등의 모임이 대표적이다. 지금부터 모임은 지난해 ‘추미애-윤석열’ 갈등 정국에서 결성됐다. 강민국 의원이 대표를 맡고 있으며 ‘세대교체도, 개혁과 변화도, 정치도 지금부터’라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허은아 의원이 주도한 명불허전 보수다 모임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금태섭 전 의원 등을 초청해 야권의 스펙트럼을 넓혔다는 호평을 받았다. 최근 허 의원은 대선을 위해 중도 외연 확대 등으로 정권교체에 이바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일낼라


다만 초선들 사이에서는 초선 계파가 만들어지는 것에 대해 경계하는 눈치다. 초선그룹 운영위원인 윤창현 의원은 “초선이라는 이유로 초선을 지지한다는 계파적 관점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쪽으로 입장을 모았다”고 했다


일요시사 설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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