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맛’ 동네방네 소문내주오” G20 정상들의 ‘잔칫상’ 엿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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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맛’ 동네방네 소문내주오” G20 정상들의 ‘잔칫상’ 엿보기

일요시사 0 3668 0 0

 세계 20개국 정상들의 회의에 각계의 시선이 쏠려있다. 이들의 시선은 G20 정상들이 어떤 주제를 놓고 회의를 할 것인가에 대한 것은 물론 회의를 할 곳과 경호 문제 하나하나에 이르기까지 세세하게 챙기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정상 한사람 한사람이 어떤 차를 타고 어디에 머물 것이며 무엇을 먹을 것인가에도 지대한 관심을 표하고 있다. 특히 최근 세계화를 노리고 있는 한식의 경우 세계 정상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잔칫상’에 올라 주목받고  있다.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서툰 젓가락질을 하는 세계 정상들은 찾아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서울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11일 저녁 만찬과 12일 오찬이 한식이 아닌 양식으로 준비되고 있기 때문이다.

준비위원회측은 “11일 만찬과 12일 오찬 모두 회의와 식사가 동시에 진행되는 업무 만찬 및 업무 오찬으로 진행된다”며 “회의가 우선인 만큼 외국 정상들에게 풀코스의 한식을 대접하기보다는 간단한 양식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비빔밥은 다 알아

메인 요리는 한우 안심과 등심을 이용한 요리다. 생선 요리는 자연산 옥돔을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인도의 만모한 싱 총리 같은 채식주의자를 위해 두부를 메인으로 하는 요리도 준비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터키 등 이슬람국가 출신 정상들을 위해 할랄 음식도 마련했다. 

그러나 서울 G20 정상회의에 한식이 빠질 수는 없는 노릇이다. 각국 정상들을 위한 ‘잔칫상’은 서울을 찾은 손님들을 접대하기 위한 것이자 한식을 세계에 알릴 기회이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 후 ‘한식의 세계화’에 공을 들여온 김윤옥 여사의 각오도 남다르다. 김 여사는 그동안 세계 각국 인사들이 방한할 때마다 외국인들도 부담스럽지 않게 즐길 수 있는 한식 상차림을 선보였었다.

지난해 6월 제주도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는 아세안 10개국 정상들에게 베푸는 환영 만찬과 정상 오찬을 모두 한식으로 준비하기도 했다. 통상 정상회의에서 오찬과 만찬 중 한 차례만 주최국 전통음식이 제공되는 관례를 깬 것. 김 여사는 이번에도 일찌감치 G20 정상들에게 내놓을 메뉴를 고르고 직접 시식해 보는 등 각별한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식은 G20 정상회의에 앞서 이미 외국 인사들에게 소개됐다. 부산 재무장관회의에서는 갈비와 한식비빔밥이, 경주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는 한식과 양식을 절충한 ‘궁중 퓨전한식’을 선보였다. 특히 ‘궁중 퓨전한식’은 한식에 익숙지 않은 이들을 위한 것으로 양식과 함께 궁중 잡채와 삼색 밀쌈, 애호박과 연근전, 궁중 해물 신선로, 한우 떡갈비, 농어 및 바닷가재 구이로 준비됐다. 디저트도 전통떡과 인삼 무스, 홍시 셔벗, 커피와 국화차 등이 마련됐다.

당시 G20 준비위는 “장관들과 중앙은행 총재들의 입맛을 고려해 한식과 양식을 곁들인 ‘퓨전 한식’을 준비했다”고 소개했다.

‘G20 정상들의 잔칫상’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메뉴는 비밀이다. 하지만 신선로와 비빔밥은 이미 자리를 꿰찬 것으로 알려졌다.

한식세계화추진위원단 명예회장인 김 여사는 지난달 22일 전북 전주시를 방문한 자리에서 G20 정상들에게 선보일 한식을 소개했다. 김 여사는 “외국 정상들이 오면 신선로를 내놓는데 좋아한다. 신선로에 밥을 말아 김치와 먹는 정상들도 있다”며 운을 띄웠다. 이어 마지막 요리로 전주비빔밥을 준비하라고 주방장에게 주문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김 여사는 “퓨전식 비빔밥을 올리자는 건의가 있었는데 우리 전통의 맛을 알리기 위해 전주비빔밥을 올리도록 했다”고 했다.

비빔밥은 G20 정상들에게도 익숙한 한식 중 하나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 교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하와이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탓에 한국 문화를 많이 접하며 자랐다. 하와이에 살았을 때는 일주일에 한번씩 비빔밥을 먹었을 정도다. 대통령이 되고도 점심메뉴로 김치, 불고기, 비빔밥 등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열린 한·미 정상회담 오찬에서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신선로와 잡채 등 한국음식을 먹어 화제가 된 바 있다.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도 한식을 접한 바 있다. 지난 4월 미국 방문길에 뉴욕에서 한식당을 찾았던 것. 부인 브루니 여사와 두 자녀 그리고 수행원 등과 함께 한식당 우래옥을 찾아 갈비구이, 돌솥비빔밥, 고추튀김 등 전통 한식을 먹었다. 

우래옥의 셰프인 헤럴드 김은 “사르코지 대통령이 식사를 하는 도중 요리를 만든 셰프와 서빙한 종업원을 불러 영어로 ‘아주 맛있다(very good)’라고 칭찬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중국 후진타오 주석도 중국에 분 한식한류 열풍의 영향으로 비빔밥과의 인연을 쌓았다. 전주비빔밥으로 중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대장금’이 특급식당으로 자리매김하자 발걸음을 했던 것.

후 주석은 노무현 전 대통령, 이 대통령과의 만찬에서도 한식을 경험했다. 지난 2005년 노 전 대통령과의 만찬에서는 꽃게찜과 화양적, 한방전복, 갈비찜, 궁중신선로 등을, 2008년 7월 방한했을 때는 이 대통령으로부터 궁중신선로 갈빗살구이 자연송이탕 등을 대접받았다.

캐나다 하퍼 총리는 우리나라에 대해 우호적인 지도자로 꼽힌다. 한식도 그리 낯설지 않다. 지난 5월 캐나다 메트로토론토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토론토 한식 대축제’가 이틀간 2만명이 몰릴 정도로 성황을 이뤘던 것. 당시 한식 대축제는 ‘200명분 비빔밥 비비기’ 시연회를 비롯해 궁중요리 시연, 전통음식 만들기 경연대회, 김치 페스티벌, 한식 조리법 설명회 등으로 꾸려졌다.

靑 안주인 ‘준비 완료’

김 여사는 평소 “한식은 8대2의 황금비율이라 우리 몸에 좋다”며 “우리 몸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외국에도 알려줘야 할 사명감이 있으니 한식을 세계화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이 때문에 G20 정상들을 위한 만찬에는 한식이지만 외국인들에게도 거부감이 없을 만한 요리들이 식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또한 김 여사의 주재로 열리는 영부인 만찬·오찬은 한식이 중심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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