⑨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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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창걸의 영화로 본 세상> ⑨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인터스텔라>

일요시사 0 4308

“뻥 마케팅에 그만 속자”

 
전창걸 영화칼럼니스트 = 개그맨, 영화인, 영화평론가 등 다양한 옷을 입고 한국 대중문화계를 맛깔나게 했던 전창걸이 돌아왔다. 한동안 대중 곁을 떠나 있었던 그가 <일요시사>의 새 코너 ‘전창걸의 영화로 본 세상’의 영화칼럼니스트로 대중 앞에 돌아온 것이다. 아직도 회자되는 MBC <출발! 비디오여행>의 ‘영화 대 영화’ 코너에서 전창걸식 유머와 속사포 말투로 화제를 모았던 그는 이번에는 말이 아닌 글로써 영화로 보는 세상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이다. 그 아홉 번째 이야기는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 <인터스텔라>다.

개봉관에서 영화를 볼 때도 있고, TV영화채널에서 방영할 때까지 기다리는 영화도 있다. 영화의 흥행은 영화 콘텐츠가 훌륭해서 이뤄지는 경우도 있고, 탁월한 홍보마케팅에 의해서 결정될 때도 있다.

영화의 선택

우리가 영화를 보겠다고 선택을 할 때는 예고편이나 영화를 먼저 본 사람들의 리뷰, 그리고 영화를 구성하는 제작사, 연출, 출연진, 스토리 등을 고려하여 나름 시간이 아깝지 않은 재밌는 영화, 의미있는 영화를 선택하게 된다.

그리고 선택한 영화관을 나와 그 영화를 선택한 결론을 내린다. ‘진짜 재밌었어’ ‘와 이 영화 정말 멋있는데’ ‘주인공의 대사가 기억나…그 장면 잊지 못할 거야’ 혹은 반대로 ‘돈 주고 본 게 아깝다’ ‘누가 재미있다고 그런 거야?’ ‘에이 실망이야’ 등등.

재밌다는 정보를 확신한 관객입장에서 영화가 지루하고 형편없을 때 관객은 스스로 ‘혹시 남들이 다 재밌게 본 영화를 나만 지루해 한 건 아닌가?’라며 자신을 의심한다.

그러나 나는 아무리 평점이 높다한들, 또 영화의 연출이 누구도 함부로 ?을 수 없는 세계적인 거장이건 간에 ‘재미없는 영화는 재미없다’고 느낀다. 특히 흥행몰이 중인 영화라 할지라도 영화가 끝난 뒤 극장을 나오는 사람들의 지루한 침묵이 공조되면 더더욱 지루한 영화라는 결론을 확신한다.

먼저 영화를 본 사람들의 평점이 이렇게 높은데 내가 이해를 못하는 건가? 1000만이 넘은 영화들이 일 년에 두세 편씩 나오고 마치 그 영화를 안보면 왕따를 당할 거 같은 열등의식에 기어코 언제든 그 영화를 보게 되는 사람들. 그 배경에는 마케팅이 있다. 사람들은 쉽게 유혹당하는 순수의 경계에 살고 있다.

영화를 파는 마케터들은 사람들이 어떤 자극에 영화를 선택할지 알고 있다. 예고편을 그럴싸하게 꾸미고, 블로거들을 동원해서 신뢰성을 구축하고 제작진과 출연진 중에 영웅을 만들어 대대적으로 홍보한다.

TV와 각종 매체의 광고 시간도 사고, 신뢰성을 갖춘 매거진의 지면을 광고로 사며 평론 페이지를 흥정한다. 매체와 전공자들이 입에 침이 튀도록 영화를 칭찬하고, 그리하여 올가미 같은 마케팅은 마치 그 영화를 보지 않으면 뒤쳐질지 모른다는 의식을 심어 놓는다.

이런 현상이 영화에 한정이겠는가? TV 한 대를 사면 10년 20년을 쓰던 시대가 바뀌어 이제는 2~3년 지나면 새로운 트랜드의 TV를 사야하고, 스마트폰은 버전이 새로워 질 때마다 바꿔야만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몇 해 전 잘 보고 있던 TV의 전원장치가 나갔다. ICD TV였는데 수리센터에 전화를 걸어 고장난 부분을 고치려하자 그 쪽 직원의 말이 가관이 이었다. “누가 TV를 가구로 보나요. 소모품이에요. 3년에 한번 씩은 고장나게 되어 있어요. 전원장치 수리비나 새로 사나 가격 비슷해요. 그냥 버리세요.”

<그래비티> 이어 중력 소재로 한탕
보는 내내 하품 나오고 지루한 영화

핸드폰은 어떤가? 파격적 통신 속도 상품부터 스마트폰 화질과 기능을 쥐꼬리만큼씩 업그레이드하고 이용요금제를 올리며 거의 1년에 한번 씩 바꾸라고 대놓고 열등의식을 심고 있질 않은가? 와이파이가 뭐 전국을 다 통하게 한다는 거짓말은 이미 잊혀진지 오래다.

LTE, 4G 팔아먹으려 3G 속도를 엄청 느리게 하고 지하철이나 공용 와이파이 공간은 되도 않는 와이파이 안테나 표시만 뜨게 해서 인터넷 접속도 쉽지 않은 상태를 수없이 겪고 있지 않은가? 그리하여 결국 새로운 상품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마케팅이 공공연히 성행중이다.

 

나 역시 요금제가 괜찮으면 아이폰6로 갈아탈까하다가 단통법이 발표되고 나서 쓰고 있던 아이폰4를 망가질 때까지 쓰기로 했다. 배터리 수명이 예전 같지 않기에 인터넷 검색으로 배터리 교환법을 배워서 2만원 상당의 배터리 정품만 교체하고 쓰기로.

솔직히 아이폰4만 해도 내가 쓸 수 있는 건 다 쓸 수 있다. 아이폰6니 삼성 갤럭시5니 공간이동이나 시간이동이 되는 건 아니잖은가? 그러고 보면 돈 내는 장치들 아닌가? 돈 내는 장치 비싼 값에 사주고 다달이 꼬박 돈을 내야하고 며칠 늦으면 빚쟁이처럼 독촉 문자질이나 당한다. 마케팅의 결론은 지출이다.

돈이 펑펑 남아도는 사람들은 별개이겠지만, 생활계획 알뜰하게 꾸려도 저축하기 힘든 시기 마치 그 물건을 안 가지고 있으면 열등할 거라는 마케팅을 조심하자. 특히 정말 지루하고 재미없는 영화 재밌다는 홍보에 속아서 시간도 낭비하고 괜히 허탈해하고 그러지 말자.

보는 이의 관점이 다르다 하지만 15년을 영화를 소개하고 꾸준히 영화를 보는 입장에서 과장된 유명과 군중심리몰에 이용당하는 느낌의 영화들이 꽤 있다고 보는 편이다.

나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중에 <인셉션> 류의 영화는 좋아하지만, <배트맨> 류의 영화는 그리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하도 인터넷이니 뭐니 칭찬 일색이어서 이번에 개봉한 <인터스텔라>를 봤다.

나는 보는 내내 하품이 나오고 지루했다. 평단의 극찬과 과학자까지 동원된 동영상 광고에 당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다시 말하지만 재밌게 본 사람도 있으리라 본다. 현재 개봉관을 점령한 <인터스텔라>의 스토리는 지구가 황폐해져서 식물이 자라기 힘들고, 식량이 부족하여 외계로 우주선을 파견한다는 것이 주내용이다.

삐뚤어진 편견?

나는 우습게도 영화가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어? 우주센터가 가깝네” “풍력발전해서 LED로 재배하지”라는 삐뚤어진 편견이 있어서 그런지 모른다. 또 가끔 화성에서 보내온다는 사진을 불신하고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다.

“풀 HD시대 왜 화성탐사로봇 사진만 불확실하고 애매한 거야?” 뭐 이런…. 지난해 그래비티(중력)로 자극시간 계산해서 한탕 제대로 친 할리우드 영화가 이번에도 중력을 소재로 한탕치고 있다. 왜 나는 <인터스텔라>가 그리 지루했을까? 나만 그런 건지 묻고 싶다. 뻥 마케팅에 그만 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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