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바다

교육


 

노인과 바다

일요시사 0 233

안은채 Auckland International College Y12


노인은 84일째 고기를 한 마리도 잡지 못했다. 평생을 바다에서 산 어부에게 그것은 고독이었으며 외로움이었다. 타인들은 노인이 최악의 불운을 만난 것이었고, 수십일동안 노인 일을 거들던 소년은 부모의 강요로 노인을 떠나 다른 배를 타게 된다. 소년 부모의 시선에서 노인은 이미 어부로서 끝장난 삶이었다. 자식에게 그 불운이 옮길까 하는 염려는 당연하겠지만, 소년은 노인을 좋아했다. 노인도 소년이 좋았다. 소년은 일을 마치고 시간이 나면 노인을 돌보러 왔고 둘은 이런 저런 대화를 하며 우정을 쌓았다. 

무슨 작품에 대한 서두를 꺼낸 것인지 모두들 아실 것이다. 그렇다. 바로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이다. 작가들의 삶은 파란만장하다는데, 헤밍웨이의 삶 역시 그렇다. 1899년에 태어난 그는 기자, 1차 세계대전 때는 적십자 야전병원 수송차 운전병으로 활동하였으며, 스페인 내란 때 특파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탈리아 전선 종군 중 다리에 중상을 입었고, 아프리카 여행 중에는 두번이나 비행기 사고를 당해 중상을 입었다. 그는 이런 체험을 소설로 많이 남겼는데, <무기여 잘 있거라>,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킬리만자로의 눈>, 그리고 그에게 풀리처 상과 노벨 문학상을 안겨준 <노인과 바다> 등 수많은 명작을 남겼다. 그는 포크너, 피츠제럴드 등과 함께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으로 손꼽히며, 그의 간결한 문체는 많은 작가들에게 영감을 주었고, 현대소설과 견주어도 여전히 세련되었다. 특히 노인과 바다는 “서사 기법에 정통하고, 현대문학의 스타일에 간과할 수 없는 영향을 미쳤다.” 라는 평을 받으며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그는 말년에 쿠바에서 집필활동을 했는데, 1961년 자택에서 엽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생을 마감했다.

<노인과 바다>는 노인이 바다에서 거대한 청새치를 잡기위한 사투를 벌이고, 결국 청새치를 잡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상어 떼를 만나 고군분투하며 겨우 집에 돌아왔지만 애써 잡은 청새치는 등뼈와 대가리만 남는다는 비교적 간단한 줄거리의 이야기다. 그러나 이 짧은 줄거리에 우리는 한 노인의 삶에 대입된 수많은 인생의 압축판을 엿볼 수 있다. 어부의 삶이나 물고기 잡이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인생이라도 우리는 이 소설을 통해 저절로 자신의 인생을 반추하게 된다. 이것이야 말로 문학의 힘이며, <노인과 바다>가 세대를 걸쳐 고전문학 걸작 중 하나로 남아있는 이유다. 현대에 읽어도 여전히 세련된 문장은 워낙 쉽게 읽히면서도 깊은 의미를 담고 있어 고전문학에 대해 어려움을 느껴 꺼려하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 보기를 추천하고 싶다. 게다가 그리 길지 않는 이 소설은 페이지를 넘길 때 마다 명문장이 별처럼 쏟아져 내리는 그야말로 책 전체가 명문장의 향연이다. 그 중 몇 가지를 살펴보자.

“고기야, 나는 너를 끔찍이도 좋아하고 존경한단다. 하지만 오늘이 가기 전에 난 너를 죽이고 말 테다. Fish, he said. I love you and respect you very much. But I will kill you dead before this day ends.”

 “하지만 인간은 패배하도록 창조된 게 아니야.” 그가 말했다. 인간은 파멸당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패배할 수는 없어. But man is not made for defeat. A man can be destroyed but not defeated. “

인간은 누구나 자신이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매번 최선을 다할 수는 없다. 때로는 여유도 있어야 하지만 자신의 본분에서 반드시 최선을 다해야 하는 순간이 있는 법이다. 노인은 그 지점에서 이렇게 말한다. 뭔가 큰 놈이 있다고 느끼는 순간이었다.

“지금은 야구 따위를 생각 할 때가 아니라고 그는 생각했다. 지금은 자신이 무엇을 위해 태어났는지 오직 그 한가지만을 생각할 때이다. Now is no time to think of baseball, he thought. Now is the time to think of only one thing. That which I was born for. “

이 소설에 나오는 청새치는 워낙 커서 노인은 이틀 동안이나 이 물고기를 잡으려 애쓴다. 평생 바다에서 어부로 살아온 노인에게 이 물고기는 꿈이며 이상인데, 반드시 죽이고 말겠다고 다짐한다. 자신의 꿈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청새치는 만만치가 않다. 원래 세상에 만만한 꿈은 없는 법이고, 이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좌절하고 상처도 입는 법이다. 노인도 마찬가지다. 청새치를 잡는 동안 눈 밑에 상처도 입고, 손도 다치게 된다. 노인도 살기 위해서 몸부림치고, 청새치도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는 그야 말로 치열하면서도 벅찬 감동까지 주는 장면들인 것이다. 노인은 말한다. “상처는 대수롭지 않아, 사나이는 고통에 연연하지 않아.”

결국 노인과 청새치와의 싸움에서 노인이 이기지만, 노인은 상어떼라는 거대한 시련을 마주한다. 상어 떼로부터 애써 잡은 청새치를 지키기 위해 노인은 다시 한 번 사투를 벌이며, 말한다. “싸워야지, 죽을 때까지 싸워야지.”

소설 속 노인은 요즘은 흔해져 버린 소위 독거노인이다. 자식도 없으며, 그나마 친구처럼 지내던 소년도 부모 때문에 그의 곁을 떠나 버렸다. 오랫동안 물고기를 잡지 못해 주위로부터도 소외되어버렸지만, 그는 희망을 꿈꾸고 그 희망을 결국 이루어 낸다. 비록 상어 떼에게 모두 뜯기고 말지만 마을 사람들은 뼈대만 남은 그 청새치의 크기에 놀라는데, 우리는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지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노인을 통해서 보게 된다. 노인은 “희망을 버린다는 건 어리석은 일이야. 더구나 그건 죄악이거든.” 이라고 말한다. 우리 모두 <노인과 바다>를 통해서 각자의 꿈에 대한 희망을 다시 가졌으면 좋겠다. 노인과 바다는 영어권 독자들에겐 이 책을 읽을 동안에는 사전을 펴 볼 일이 없을 정도라고 할 정도로 쉽게 쓰여졌으니 일독하기에는 전혀 무리가 없다. 끝으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대목을 소개하며 끝을 맺는다.

바다는 비에 젖지 않는다. The sea doesn’t get wet from the 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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