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집중] 퀸스타운에 울려 퍼진 한국문화의 향연

시사인터뷰


 

[시사집중] 퀸스타운에 울려 퍼진 한국문화의 향연

일요시사 0 208

2025 어울림 한국문화페스티벌, 한뉴 FTA 10주년 기념해 성황리 개최

 

지난 11 1일 토요일, 와카티푸 호수(Lake Wakatipu)를 끼고 리마커블 산맥에 둘러싸인 뉴질랜드를 대표하는 관광도시 퀸스타운 메모리얼 센터에서 한국의 숨결이 생생하게 살아났다.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주뉴질랜드 대한민국대사관과 퀸스타운 한인회가 주최한 '2025 어울림 한국문화페스티벌(Korean Day in Queenstown)'이 현지인과 한인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막을 올렸다.

매년 퀸스타운 한인회 주최로 열려온 한국문화 행사지만, 올해는 더욱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한국과 뉴질랜드 양국 FTA 발효 10주년을 기념해 문체부가 직접 나섰기 때문이다. 연간 약 13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이 국제적 관광도시에서 열린 이날 행사는 오후 12 30분 개장과 동시에 관람객들로 순식간에 자리가 메워졌다.

 

두 문화가 어우러진 무대

행사는 뉴질랜드 전통 전사 문화의 정수인 하카로 문을 열었다. 마나 타후나가 선보인 힘찬 하카는 이날 행사가 단순한 한국문화 소개를 넘어 양국 문화의 조우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이어진 퀸스타운 한인 안영희 씨의 대고 연주는 한국 전통 음악의 진면목을 드러냈다. 바람과 물, 인간의 염원을 담아낸 듯한 신비로운 북소리가 퀸스타운의 빼어난 산세와 어우러져 깊은 울림을 남겼다.

공연에 앞서 김창식 주뉴질랜드 대한민국 대사, 홍승필 뉴질랜드 한인총연합회 회장, 김하나 퀸스타운 한인회장이 차례로 축사를 전하고 참석자들에 감사를 표했다. 이어 한국-뉴질랜드 FTA 10주년 기념 영상과 APEC 경주 홍보 영상도 상영하며 양국이 지난 10년간 경제 동반자로서 쌓아온 성과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남북섬을 아우른 한국문화의 향연

본 공연은 뉴질랜드 각지에서 모인 한인 공연단들의 열정으로 채워졌다.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온 김송이 씨가 선보인 화관무는 단아한 선과 우아한 몸짓으로 궁중의 기품을 고스란히 전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퀸스타운 한글학교 어린이들의 무대였다. 'QT Boys & Girls'가 드라마 '오징어 게임'으로 유명해진 동요 둥글게 둥글게에 맞춰 북 난타 공연을 펼쳤고, 유치부 아이들은 아리랑 선율에 맞춰 부채춤을 선보였다. 안영희, 김화평 선생의 지도 아래 10주간 맹연습한 결과였다. 처음 무대에 오른 아이들의 떨리는 손놀림마저 애틋하게 다가왔고, 관객들은 따뜻한 박수로 화답했다.

더니든 발클루사 태권도 클럽의 시범은 장내를 압도했다. 전익표 그랜드마스터가 이끄는 10세 전후 어린이 데모스트레이션 팀은 꾸준한 수련으로 다져진 힘과 조화, 집중력과 팀워크를 역동적인 퍼포먼스로 증명했다.

크라이스트처치 윤교진 씨의 부채춤은 또 다른 매력을 발산했다. '김백봉 부채춤'으로 불리는 이 신무용은 화환 무늬와 깃털로 장식된 부채를 통해 자연의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생동감 넘치는 리듬에 맞춰 피어나는 꽃과 출렁이는 파도가 무대 위에 펼쳐졌다.

웰링턴에서 11년째 활동 중인 사물놀이팀 '세비소리'는 한국인, 뉴질랜드인, 필리핀인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영남 가락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국경을 넘어선 협연이 더욱 뭉클하게 다가왔다.

 

전통에서 현대까지, 다채로운 무대

가요 무대도 풍성했다. 퀸스타운 로컬 보컬그룹 Euphonics 소속 이재현 씨가 드라마 '도깨비' OST Crush 'Beautiful'을 감미롭게 불렀고, 오클랜드 유광석 씨는 항구의 남자그 여자의 마스카라로 트로트 열기를 더했다. 퀸스타운 이삼율 씨는 안동역에서사랑이 이런건가요를 구성진 목소리로 열창하며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이끌어냈다.

치열한 예선을 뚫고 오른 케이팝 경연대회는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었다. 총 두팀이 우승을 놓고 겨뤘다. ER Angels가 먼저 무대를 달궜고, Pokhereli girls 케이팝에 네팔 전통 춤을 접목한 독특한 퍼포먼스로 눈길을 끌었다. 한국과 네팔 문화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신선한 무대였다. 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지난 6월 웰링턴 케이팝 콘테스트에서 1위를 수상한 MDC 팀의 축하 공연도 이어졌다. 심사 결과, 이번 콘테스트의 1위는 Pokhereli girls, 2위는 ER Angels가 차지했다.

공연 사이사이 진행된 행운권 추첨도 재미를 더했다. 총 네 번에 걸쳐 무선충전기, 에코백, , 진라면, 김치, 레스토랑 식사권, 킴스마트 바우처, Amisfield Winery 와인, 밀포드 사운드 크루즈 티켓, 그리고 갤럭시 S25까지 푸짐한 경품이 관객들에게 돌아갔다.

 

오감으로 체험한 한국문화

공연장 밖 행사 부스는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떡볶이, 김밥, 불고기 등 한국 음식을 맛보려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아이들은 순서를 기다리며 설레는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전통차를 음미하는 부스에서는 다기(茶器)와 함께 전통 찻잔이 전시돼 있어 관람객들이 하나하나 들여다보며 호기심을 보였다.

한복 체험 부스는 가장 북적이는 곳 중 하나였다. 현지인들은 색동저고리와 화려한 치마를 입어보며 연신 사진을 찍었다. 부스 한쪽에는 한복 원단으로 제작한 와인 커버를 전시 및 판매하고, 전통 보자기 전시도 눈길을 끌었다. 색색의 조각천을 이어 만든 조각보부터 화려한 자수가 놓인 궁중 보자기까지 몇몇 관객들은 보자기를 펼쳐보며 예술 작품이라며 감탄을 자아냈다.

한국문화 게임 부스에서도 낯선 놀이에 어리둥절하던 아이들의 환호성이 이어졌다. 부모들도 함께 참여하며 가족 단위로 즐기는 모습이 정겹게 다가왔다.


이날 행사는 뉴질랜드 내무부, 퀸스타운 카운슬, 뉴질랜드 한인회총연합회, 예명원, 세비소리의 협찬과 Sky Hospitality(Hikari Sushi, Hikari Teppanyaki, 킴스 아시안 마트), 오뚜기, 두레 한식당(Doore Korean Restaurant), Ayrburn Billy's Restaurant, Mooch의 후원으로 빛을 발했다. 주뉴질랜드 대한민국 대사관과 퀸스타운 한인회를 비롯한 모든 관계자와 공연단, 후원 업체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자리였다.

한편, 이번 행사는 문체부가 기존 '찾아가는 K컬처' 사업을 확대 개편한 '어울림 한국문화페스티벌'의 일환으로 개최됐다. 문체부는 재외한국문화원이 없는 전 세계 52개 도시 및 국가를 대상으로 이 페스티벌을 연중 운영하며, 현지 기관과 협력해 한국문화를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문체부는 앞으로도 다양한 국가와 도시에서 K컬처를 널리 알리고, 지속 가능한 확산 기반을 마련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글 박성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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