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인터뷰] ‘2022 오클랜드 포토데이 대상’ 박현득 작가

시사인터뷰


 

[시사인터뷰] ‘2022 오클랜드 포토데이 대상’ 박현득 작가

일요시사 0 820

주제 'Knitting lesson' 셀카 작품으로 1등 수상 

 

Hyun Duck Park; Knitting Lesson - Winner 1st Prize 2022 Auckland Photo Day 

 

지난 611일에 개최된 ‘2022 오클랜드 포토데이(Auckland Photo Day)’ 경연대회에서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교민 박현득 씨가 ‘Knitting lesson’이란 작품으로 영광의 대상(1st winner)을 차지했다.

‘Knitting lesson’은 박현득 작가의 셀카(Selfie)를 담은 작품으로 병환에 있는 자신이 밖에 나가 작품활동을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자 집안 거실에서 아내와 둘이 뜨개질하는 모습을 연출해 찍은 사진이다.

매년 6월이면 개최되는 오클랜드 포토데이가 돌아왔다. 그날따라 비바람이 몰아쳐 밖에 나갈 수도 없었다. 설사 날씨가 좋았다 하더라도 걸어 다닐 수가 없으니 어쩔 수 없이 집 안에 갇혔다. ‘그래 내 언제 다시 카메라를 들고 나갈 수 있겠나? 집 안에서라도 한 장 찍자. 그런 후 손에서 카메라를 놓으리라.' 하고 집안 거실에서 아내와 둘이 다정하게 포즈잡고 삼각대 위에 카메라를 10초 타이머로 세팅했다. - 박현득 작가 페이스북 글 발췌

오클랜드 포토데이의 심사관들은 박현득 작가의 작품에 대해 겨울의 어느 날 멋진 양털 모자를 쓰고 뜨개질을 하고 있는 모습이 다채롭고 유머러스한 작가의 초상화 같다고 표현했다. 덧붙여, “따뜻함으로 가득한 편안한 집의 이미지를 잘 표현했고, 두 사람이 라운지에 앉아 함께 뜨개질을 배우는 모습을 프레임 안에 멋지게 담아냈다고 평했다.

오클랜드 사진 페스티벌(Auckland Festival of Photography)의 일환인 오클랜드 포토데이(Auckland Photo Day)’는 뉴질랜드의 가장 큰 도시인 오클랜드가 갖고 있는 도시의 특색을 널리 알리고 사진이란 예술행위로 도시민들의 삶을 기록하기 위해 2004년에 시작된 프로젝트다.  

오클랜드 포토데이는 대회 당일 오클랜드 지역에 한하여 24시간 내 촬영한 사진을 출품해야 하고, 참가자격 제한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해마다 수천명이 참가할 만큼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대회 개최 이래 지금까지 약 14,000여점의 사진이 출품되었다.


‘가을의 문턱에서(상사화 피는 계절)'

 

박현득 작가는 2022 오클랜드 포토데이 대상 수상 외에도 2018년 동 대회에서 동상, 2016년 재외동포재단 사진공모전에서 동심은 하나란 작품이 대상으로 선정됐으며, 한뉴 우정협회 사진 공모전에서도 2017년 은상, 2019년 동상, 2021년 금상 수상, 2017 Asian Family Service 사진대회에서 입선한 경력이 있다. 2019년부터 2020년까지 뉴질랜드 타임즈에 사진여행기를 연재한 바 있고, 2020뉴질랜드의 향기라는 에세이 사진집을 출간했으며, GO-ON 잡지, NZ Korea-post 인터넷판 수록, NZ Christian Life에 포토에세이를 연재하고 있다. 2018 4월 코엑스 전시회에 초청 작품 전시, 2021년 대구 사진작가 동우회 합동전에 초대작가로 참여, 그리고 매년 재뉴한인사진가협회(KPANZ) 회원전시회에 참가해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오클랜드 포토데이 대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소감 한마디 전해주세요.

좋은 작품들도 많은데 제 사진을 선정해 주셔서 감사해요.

 

오클랜드 포토데이에 ‘Knitting lesson’을 출품하신 배경이 궁금합니다.

매년 오클랜드 포토데이가 되면 카메라를 매고 오클랜드 시내 여기저기를 다니며 사진 찍는 즐거움이 있었지요. 그런데 금년엔 요추방사통으로 의심되는 좌골 신경 통증이 심하게 와서 마음대로 다닐 수 없으니 집안에 머물러야 하는 신세가 되었지요. 그렇다고 그냥 지나칠 수도 없고 하여 실내 라운지에서 뭔가 찍어보기로 했습니다.

 

작품의 주제인 ‘Knitting lesson’이란 컨셉은 어떻게 잡게 된 건지 궁금합니다.

당초 컨셉은 플랫부시에 사는 두 손녀딸을 오라고 해서 할머니가 손녀들에게 뜨개질을 가르치는 것으로 정했는데, 사정이 생겨 못 오게 됐어요. 그러니 어떻게 합니까. 급히 우리 부부의 기념사진 셀카로 컨셉을 바꿨지요. 아내 역시 모델을 잘 허락하지 않습니다. 더구나 제가 방사통에 만성 위장병까지 한꺼번에 겹치는 바람에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사진을 찍겠다고 하니 기가 막혔겠지요. 24시간 사진대회라 나로서는 촬영이 허용되는 기간이 딱 하루 뿐이니 무리할 수 밖에 없었고요. ‘이 영감이 이러다 죽을라카나?’ ‘어쩜 이번이 마지막 소원일지도 모르니 그래 들어주자했다고 나중에 말해 주더군요.

 

몇 번의 촬영 끝에 탄생한 작품인가요?

삼각대 위에 10초 타이머로 카메라를 세팅해 놓고 소품과 각도, 위치를 바꿔가며 찍고 확인하기를 반복했지요. 저는 손에 카메라가 잡히면 주변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도 모르고 촬영에 집중하는 편이라 아픈 것도 잠시 잊어버린 채 리모컨을 누르고 모델에 참여하기를 반복했지요. 그러던 중 느낌이 좋아 이거면 되겠다 싶어 그만하자고 했지요. 나중에 보니 29번이나 반복했더라고요. 그랬더니 아내가 뒤통수에 대고? 좀 더 하시지?’라고 하더군요. 그래도 한 장은 건진 느낌에 기분은 좋았어요.

 

본 작품이 대상으로 선정된 결정적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날따라 비바람이 몰아쳐 차갑고 칙칙한 겨울 날씨에 포근한 느낌을 주는 것이 뜨개질(Knit)라는 주제였고요. 또 아내가 뜨개질은 전문(?)이라 따뜻한 느낌을 주는 조명에 표정과 동작이 자연스럽게 잘 어우러졌기 때문인 듯합니다. 자연스러움을 위해 화장도 안하고 평상복을 선택했어요. 사진 속에서 저희가 머리에 쓰고 있는 것도 아내가 뜬 거랍니다.

 

 

'우연한 득템' 2017년 포토데이 입선작(People choice) 


해마다 본 대회에 작품을 출품하고 있나요?

그렇습니다. 어디 가느라 오클랜드에 없는 경우 빼고는 대부분 참가했어요. 3등 한 번 했고 해마다 입선(People choice)에는 들었어요.

 

해가 거듭할수록 사진을 찍는 내적 감정이 달라지는 편인지요.

평소 풍경 사진을 좋아하면서도 풍경 속에 가급적 사람이나 동물을 넣는 습관이 있습니다. 사람이나 동물을 위해 풍경이 존재 의미를 가진다고 해야 할까요? 매번 내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낀 것을 제대로 담지 못해 늘 불만이지요. 그러다 보니 갈수록 사진이 어렵다는 것을 느낍니다.

 

작가님 이력을 살펴보니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삼성전자에 오랜 기간 재직했을 만큼 사진이란 주제와 접점이 없어 보이는데, 사진촬영을 시작하신 계기가 궁금하네요.  

1978년 삼성전자 초년 시절, 미국에 컴퓨터기술 연수를 갔다가 당시로선 귀한 물건이었던 카메라를 구입했어요. 그 이후로 사진 찍는 것이 재미있어 짬만 나면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사진을 즐기며 찍어왔지요. 그러다 뉴질랜드에 이민 온 후 교회 각종 행사와 홈페이지 사진을 찍었어요. 10년전 재뉴한인사진가협회(KPANZ)에 가입하면서 많이 배우고 더 깊이 빠져든 것 같습니다. 사진을 전공한 것이 아니기에 전문가 수준은 못되고 그저 취미활동 하는 정도입니다.

 

현재 건강상의 이유로 잠시 활동을 접은 듯한데, 쾌차하면 가장 먼저 어떤 일이 하고 싶은지요.

원래 가만히 있지 못하는 성격이라 뭔가를 해야 하는데 지금은 맘대로 다니지 못하니 집안에서 둥당둥당 기타를 치며 마음을 달래고 있습니다. 몇 년 전 출사 여행을 떠난 사이 집에 도둑이 들어 기타를 도둑맞아 내내 못 치고 있다가 이번에 새로 구입해서 열심히 연습 중입니다. 방사통은 그간 치료로 많이 좋아지고 있어요. 다닐 수 있을 만큼 회복되면 또 카메라 매고 열심히 뛰어다니겠죠.

 

 

글 박성인 기자

사진 박현득 작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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