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인터뷰] 여창훈 촬영감독

시사인터뷰


 

[시사인터뷰] 여창훈 촬영감독

일요시사 1 1,596

독학으로 시작한 영상제작제일기획 뉴질랜드 촬영감독 

 

제일기획 뉴질랜드에서 촬영감독에 재직 중인 여창훈 씨는 어릴 적 영화를 좋아하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초등학생 때 연극을 배웠다. 그 시절 극단에 들어가 무대에 올랐고, 이민 온 뉴질랜드에선 교회나 지역행사에서 진행하는 연극에 참여하며 꾸준히 배우를 꿈꿨다. 하지만 뉴질랜드에선 언어장벽에 막혀 전문적인 연기자의 길을 걸을 수 없었고, 고등학교 졸업 후 친구의 권유로 콴타스 항공사의 승무원으로 진로를 바꿨다.  

그러다 문득 그런 생각이 떠올랐다. 승무원으로서 다니는 여정을 카메라에 담아보면 어떨까. 왠지 호기심이 가득차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촬영한 영상은 유튜브에 올려 사람들과 공유했다. 자연스레 영상편집과 촬영도 공부하기 시작했다. 독학으로 시작된 공부였지만 꽤나 적성에 잘 맞았고 하면 할수록 흥미로웠다. 점점 영상 퀄리티에 대한 갈망도 생기면서 영상제작 기술을 본격적으로 탐색했다.

 

영상제작 관련 학교를 다니지 않고 독학으로 공부를 시작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유튜브가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당시 승무원이었던 제 여정을 촬영하고 유튜브에 올려보자 생각했어요. 그때부터 유튜브나 블로그에 영상제작에 관한 내용을 찾아보고 시도해보고 그러다 모르면 또 다시 찾아보며 시행착오를 겪었어요. 막상 하다보니 생각보다 그 과정이 쉽진 않았어요. 그래도 결과물을 봤을 때 느끼는 성취감은 제가 다시 시도할 수 있게 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되었어요. 하면 할수록 영상에 대한 퀄리티를 고민하게 되고 장비까지 섭렵하고 싶다는 마음까지 생겼어요. 그렇게 호기심에서 비롯된 일이 갈망이 되고 독학으로 이어져 영상제작 지식을 하나하나 쌓는 과정이 되었습니다.

 

영상촬영 일에 첫 발을 내딛었던 곳은 어디인가요?

마침 유튜브를 운영하고 있을 때 친구 결혼식이 있었는데, 저는 결혼식 영상촬영을 제의했고 그 친구는 흔쾌히 수락했어요. 그땐 무슨 용기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이때부터 제가 진지하게 영상을 제대로 공부하고 싶다는 마음이 부풀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결혼식 영상을 제대로 찍고 싶었고 다행히 결과도 만족스럽게 나왔어요.

사실 이 영상이 계기가 되어 지금의 일(촬영감독)로 이어졌는데요, 당시 결혼식 영상을 본 어떤 분이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로 연락을 했어요. 혹시 유튜브하는 분 아니냐면서 자신이 다니는 작은 마케팅회사에서 비디오그래퍼를 구하고 있는데 내가 결혼식 영상을 보곤 회사 사장님께 추천을 하고 싶어서 연락했다는 내용이었어요. Attain이란 회사였는데 결혼식 영상이 인연이 되어 이곳에서 전문적으로 영상제작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항공사 승무원을 하면서 유튜브를 하게 됐고, 그게 계기가 되어 영상제작이란 적성을 찾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이 일에 뛰어든 과정들이 흥미롭네요.

사실 승무원을 하면서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게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해요. 소소하게 시작했지만 점점 영상제작에 대한 갈망이 커지더라고요. 영상제작 학교에 진학할까 생각도 해봤지만 그땐 스스로 성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컸어요. 혼자 해볼 수 있는 데까지 해보려는 생각이었고 할 수만 있다면 현장에서 직접 보고 부딪히며 배워보고 싶었어요. 그렇게 1년 정도 다녔던 항공사를 그만두고 마케팅회사에서 진짜 현장을 배우게 되었죠. 제겐 행운이었어요.

 

현재 제일기획 뉴질랜드에서 촬영감독으로 근무 중이시죠?

3년 전 설립된 제일기획 뉴질랜드 법인의 CYLNDR라는 Creative Production 팀에서 촬영감독을 맡고 있습니다.

 

촬영감독으로서 주로 어떤 일들을 담당하는지.

제가 맡은 일은 삼성전자 뉴질랜드를 주 고객으로 신제품 런칭과 제품 마케팅/캠페인을 위해 다양한 영상을 제작하는 일입니다. 삼성전자에서 진행하는 이벤트를 촬영하고, 전국에 있는 리테일 매장에서 삼성제품을 판매하는 관계자들을 위한 교육영상 제작과 라이브인커머스(실시간 온라인쇼핑)을 촬영 및 진행하고 있습니다. 영상에 국한되지 않고 사진촬영과 라디오 광고도 제작하고요. 저는 촬영감독으로서 카메라 장비 세팅과 촬영, 그리고 조명을 주로 다룹니다. 편집이 필요한 영상은 색보정을 포함해 직접 편집을 합니다.

 

기억에 남는 촬영이 있다면.

현장에서 많은 멘토들을 만나면서 영상을 배워 나갔어요. 다다익선이라는 말처럼 가능한 많은 영상을 제작했어요. 운 좋게도 (현재 재직 중인) 저희 회사가 여러 분야의 다양한 회사들과 파트너십을 맺게 되어 홍보영상이나 케이스스터디 영상 등 영상제작의 기회가 많이 주어졌어요.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촬영은 오클랜드에서 규모가 있는 Woods라는 Development 회사의 히스토리 영상을 제작하기 위해 따라다니고 기록했던 프로젝트입니다. 또 펀딩 형식으로 뉴질랜드 중량급 챔피언 Wendell Stanley 선수와 다수의 뉴질랜드 챔피언을 발굴한 복서이자 관장님을 다룬 다큐멘터리 제작을 프로듀싱하고 감독한 게 가장 뿌듯하고 자랑스러웠던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지금 하는 일의 만족도는 어느 정도인가요?

굉장히 만족스럽습니다. 무엇보다 큰 규모의 회사이기에 뉴질랜드에 국한되지 않고 해외에 있는 지사들과 교류할 수 있는 점이 제 성장에 가장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또 제가 속한 Cylndr가 신생으로 설립되었기 때문에 더욱 애착을 갖고 열심히 재밌게 일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뉴질랜드에서 영상제작 관련 일을 하려면 어떤 방법들이 있을까요?

저도 이제 막 3년차 신출내기라 누군가에게 조언할 입장은 아니지만 그래도 제가 그동안 느낀 점을 말씀드리면, 영상촬영 일은 너무 다양하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건 아무래도 자신이 어떤 분야의 영상 일을 하고 싶은지를 아는 것이 제일 먼저인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광고제작 또는 영화제작 이렇게 큰 틀로 나눠지기 때문에 저도 처음부터 이 부분을 미리 알았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유튜브와 현장경험을 하며 부족한 점을 찾아보면서 독학을 해왔기에 중간중간 성장이 멈춰있을 때가 있었습니다. 만약 어디서 시작할지 모르겠다면 뉴질랜드나 해외에 있는 영상학교(Film School)을 시작으로 다양한 경험을 쌓고 실제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에게 가르침을 받으며 자신의 길을 정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선배님들의 말씀을 빌리자면, 페이가 높지 않아도 수시로 사람을 구하는 프로덕션 컴퍼니도 있고 또는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위한 그룹도 많으니 거기서 현장경험도 쌓고 인맥을 만들며 배우고 성장하는 방법도 좋은 것 같습니다.

 

일에 대한 목표와 꿈이 있다면?

어디서나 제가 제작한 광고가 재생되고 걸려있는 모습을 보는 것이 제 목표이자 꿈입니다.

가끔은 영상 산업에 있는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제가 아직 우물 안 개구리 같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촬영감독으로서 제가 원하는 그림을 그리고 제가 존경하는 감독님들처럼 되기 위해서라도 지금보다 더욱 더 고민하고 공부하고 끊임없이 영상제작에 매진할 것입니다.

 

글 박성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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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여동희
내가 좋아하는일 하는것이 멋진 인생 길 가는 여창훈 감독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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