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진양이 소개하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시사인터뷰


 

최수진양이 소개하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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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말, 서울대학교 새내기 대학생들을 위한 합숙 연수를 받기 위하여 한국으로 간지 벌써 3년이란 세월이 지나갔습니다. ‘세월유수’ 란 말과 같이 시간은 흐르는 물과 같이 빠르고 우리들의 삶은 일식간이라고 말하듯 순식간에 지나가네요.


뉴질랜드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 입학하여 2013년 현재 본과 2학년으로 올라온 최수진 입니다.
벌써 4년 차가 되어 방학을 맞아 오클랜드의 부모님을 뵈러 왔다가 잠시 시간을 내어서울대학교에 대한 소개를 하고자 합니다.

서울대학교는 국립대학교로서 여러 단과대학으로 이루어져 있고 저는 의과대학에 다니고 있습니다. 이 짧은 글을 통해 서울대학교를 다 소개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되어 오늘은 주로 제가 공부하고 있는 의과대학에 대한 설명을 드리고자 합니다.

서울대학교 의대는 예과 (pre-med) 2년과 본과(medical school) 4년으로 구성되어있으며, 예과는 서울 대학교 관악 캠퍼스에서 본과는 서울대학교 본 병원이 위치하는 연건 캠퍼스에서 공부합니다.
예과 2년 동안은 관악 캠퍼스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다양한 과목들과 활동을 즐길 수 있으며 타과 생들과 쉽게 어울릴 수 있는 기회가 많습니다. 이 장점을 이용해 본과 들어가기전  자기 계발을 충분히 할 수있도록 학교측에서 도움을 많이 주고 있어서 타과 과목이나 동아리 활동. 봉사활동 등 의대공부 이외의 관심분야를 마음껏 실천해보고 본과에 올라가는 것이 가능합니다.


한국대학생활 하면 동아리가 떠오르는데, 우리대학교도 예외는 아닙니다. 과 특성상 치열한 환경속에서 공부양이 많다 보니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으로 동아리 활동들을 많이 합니다. 의예과 내에 여러 운동, 봉사, 음악, 공연, 종교 동아리들이 있으며 공통된 관심 분야를 통해 선후배간에 친목을 유발하며 졸업하신 대선배 또는 같은 동아리를 하셨던 교수님과 가까워 질 수 있는 기회입니다.

MT는 물론 각각 동아리 특성상 학기중 행사들을 통해 잠시나마 공부가 아닌 사회생활을 만끽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저는 뉴질랜드 출신 후배인 진아와 같이 춤 동아리를 하고 있으며 매년 정기공연을 펼쳐 친구들과 선후배 그리고 부모님 앞에서 공연을 합니다.

바쁜 학사일정과 동아리 활동을 마치고 가끔은 서울 밤 나들이를 한 후에는  통금시간이 없는 기숙사가 반겨줍니다. 서울대학교 기숙사는 학생들의 자유를 존중하여 통금시간이 따로 없고 룸메이트 신청도 가능하여 친구와 같이 방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관악에 있는 기숙사는 대형공연장(영화상영으로 매달 사용), 편의점, 운동장, 스쿼시장, 김밥집, 치킨집, 카페 등 편의시설을 사생에게 제공하여 더욱더 편하고 즐거운 기숙사 생활을 권해줍니다.


본과 와서는 관악 기숙사와 같이 편의시설이 잘되어있지는 않지만 기숙사 위치가
강의실에서부터 서울대학 본병원, 어린이병원, 암센터와 치과대학병원을 지나야 하므로 등교시간때 마다 병원을 바라보며 초심을 잃지 않고 마음다짐을 다시 세우게 됩니다.

외국 대학들과는 달리 신입생 때부터 의과대학 지도교수님이 정해져서 본과 4학년 졸업할 때까지 같은 지도교수님 아래서 멘토를 받습니다. 더 나아가 저와 같이 외국인 특별전형 학생들을 따로 컨설팅 해 주시는 교수님께서도 별도로 계셔서 많은 도움을 받습니다. 학업또는 문화차이 때문에 힘들어 하는 학생들을 위해 튜터링과 멘토 프로그램도 진행되고 있으며, 이번에 제가 학생회 국제교류국원으로 외국인 특별전형으로 들어온 학생들을 중심으로 선후배간에 버디(buddy) 시스템을 만들려고 준비중입니다.

뉴질랜드에서 많은 분들이 외국에서 너무 오래 살아 학업에 지장이 가지 않을까 걱정해주시지만 도움이 필요시 학교에 있는 많은 프로그램 또는 교수님과 동기들의 도움을 받아 충분히 헤쳐 나가고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벌써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 뉴질랜드 출신이 4명(이준희선배, 권진아후배, 이번에 새로 입학한 메시고 출신 신입학생과 저) 이나 됩니다.
아직은 뉴질랜드 출신 졸업생이 없고 대한민국 0.01%이라는 동기들과 경쟁하고 공부하니 당연히 힘들때도 있지만, 어려운 환경인 만큼 마음 맞는 동기들로부터 서로 위로를 주고 받게 됩니다. 본과 올라와서는 취침시 빼고는 늘 동기들과 함께 있다보니 공부도 같이하고 야식도 많이 시켜 먹게 되며 가족처럼 지내게 되는 매력이 있습니다.
뉴질랜드에서 자란 저는 처음에 기숙사로 맥도널드 햄버거도 배달해주는 그야 말로 ‘배달의 민족'문화에 감동을 받았어요.

의예과는 수시,정시 전형  또  정원 외 전형으로 약 80여명의 신입생들이 입학하여 교양 필수와 선택과목을 수강 신청하여 시작하는데  저처럼 외국에서 공부한 학생들은 수학수업이 가장 큰 장벽으로 생각됩니다. 혹시 한국대학 이공계열을 진학하려고 하는 학생이 있다면 미적분을 반드시 마스터하고 오시는 것이 건강? 에 좋습니다.(웃음)
그래도 예과는 축제에도 참여하고 동아리 활동을 통하여 선배님들과 교수님들 얼굴 익히느라 바쁜 생활을 하게 되지만 그나마의 낭만이 있지요. 그러나 연건동 본과 1학년부터는 그야말로 죽음(?)의 공부가 시작되는데 ,학기가 시작되면 마지막 시험이 끝나는 방학 당일까지 하루도 맘 편히 자본 기억이 없는 것 같아요. 의학공부의 어려움보다는 오전에는 이론 강의, 오후에는 해부학을 비롯하여 각종 실습과 실험으로 인한  엄청난 양의 공부와 잦은 시험, 한 과목만 낙제를 하여도 다운을 하여 같은 학년 전체 학과목을 다시 해야 하는 일종의 재수를 해야 하기 때문에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학생들간에 실력 차가 거의 없기 때문에 아차 하면 돌이킬수가 없지요.

본과에 오면 의전으로 70명이 더 들어와 본과 4년 동안은 150여명이 같이 수업을 듣게 됩니다. 의전생으로 입학하는 학생들은 거의 대부분 카이스트 등 한국의 명문대학 졸업생들과 해외대학 졸업생들 중 성적우수자들이 들어오기 때문에 경쟁은 더 치열해 집니다.

의과대학 공부는 본과 1,2학년 때가 가장 많은 것을 배우고 3,4학년 때는  병원으로 실습을 돌기 때문에 결국 강의실에서 수업을 듣고 있는 시간 즉 이론 공부를 본과 1,2학년 동안 다 배워야 하게 되는 셈이 됩니다.

서울대학 의과대학생으로써의 가장 큰 행운이자 장점을 꼽으라면 저희에게 강의를 하시는 교수님들은 거의 대부분 한국은 물론 세계에서도 자기 연구 분야에서 잘 알려지고 최고이신 분들이라는 것입니다. 교과서에서 배우는 원리를 붙이신 분, 다큐멘터리에 주인공으로 나오신 분 또는 뉴스에서 연구 발표를 하신 교수님들의 강의를 직접들으면서 배운다는 것은 저희에게는 큰 행운 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나아가 저희의 롤모델이 되신 교수님들께서 가끔은 강의 시간에 인생교훈도 해 주시고 앞으로 세계 의학의 미래도 예견하여 주셔서 큰 꿈을 꾸게 하시고 세계적인 의학박사로서의 씨앗을 심어 주십니다.

저는 이제 꿈 같은 방학을 뒤로하고 한국으로 가야 합니다. 그 동안은 방학 때 마다
부모님과  하나뿐인 동생을 보러 뉴질랜드를 왔으나 앞으로는 거의 오기 힘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방학 중에 많은 리서치 프로젝트들이 있어 교수님과 함께 연구하여야 하고 본과 3학년부터는 병원 실습을 돌기 때문에 방학이 거의 없다시피 한답니다.

한국대학을 지원하려고 하는 후배들이 있다면 특히 한국어를 잘 준비하고 오라고 권하고 싶습니다.대학에서 쓰는 한국어는 우리가 드라마에서 보고 듣는 한국어와는 수준이 다릅니다. IELTS General Module 과 Academic Module이 있듯이 한국어도 Academic Module 로 공부해서‘대학 국어'수준의 한국어를 읽고 쓰는 레벨이 되면 대학생으로의 삶이 덜 힘들 것입니다. 영어로 모든 수업을 진행하는 국제학부에서 공부한다고 할지라도 한국어 능력이 좋다면 차별화 된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세요.

앞으로도 많은 뉴질랜드 출신 학생들을 관악캠퍼스와 연건 캠퍼스에서 보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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