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인터뷰] “올 겨울 김장 김치 나눔으로 따뜻하게 보내요”

시사인터뷰


 

[시사인터뷰] “올 겨울 김장 김치 나눔으로 따뜻하게 보내요”

일요시사 0 200

행복누리, 김장 김치 나눔행사 개최해 110가정에 김치 전달 

취약계층에 온정의 손길 이어져

 


한국인들의 김장은 김치를 담그고 나누는 문화를 내포하고 있다. 늦가을 날씨가 쌀쌀해질 즈음, 춥고 긴 겨울을 나기 위해 많은 양의 김치를 담그는데, 김장 후 가정마다 김치를 나누어 먹는 관습은 오랫동안 행해진 음식 풍습이다. 유네스코가 한국의 김장문화를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한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한국 밖 곳곳에서도 겨울이 오기 전 김장하는 풍경이 연출되곤 한다. 외국 어느 곳에 살던 현지에 맞게 재료를 구해 김장을 한다. 김장이라는 문화는 한국인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한국인들 간의 협력과 결속을 강화하는 계기가 된다. 김치를 담그고 나누는 것, 특히 모두가 함께 손발을 맞춰 공동작업을 해야 하는 김장은 우리에게 끈끈한 유대감을 갖게 한다.

뉴질랜드 노인복지법인 행복누리(Korean Positive Ageing Charitable Trust)에서는 지난 527Te Puke o Tara Community Center에서 취약계층의 따뜻한 겨울나기 지원을 위한 ‘2022 사랑의 김장 김치 나눔행사를 진행했다. 현지인들에게 나눔과 배려라는 문화적 전통이 담긴 김장을 소개하고, 우리 이웃들과 마음을 나누며 소통하기 위한 취지로 기획됐다.

김치 나눔행사 현장은 마치 잔칫집과 같았다. 여러 곳에서 온정의 손길이 이어졌고, 오랜만에 온 가족이 모여 김장하는 마음으로, 설레는 마음까지 포개어 청년부터 어르신까지 이틀 간 5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

뉴질랜드에서 이토록 많은 양의 김장 김치를 교민들이 한데 모여 담그는 일은 처음이다. 행사에 초대되어 참여한 이들도 있었지만 자발적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 나선 봉사자들이 대부분이었다. 베테랑 주부들은 양념을 버무리고 배추속을 넣고, 청년들은 김치 포장을 하고, 어르신들은 김치박스를 접으며 환상의 팀웍을 보여줬다.

모두가 합심이 되어 만든 김치와 석박지는 오클랜드 전역에 있는 110가정에 전달됐다. 혼자 사시는 어르신들, 특히 김치를 직접 담그기 힘든 분들과 그간 행복누리에서 코로나 지원사업을 통해 알게 된 분들 중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한 분들을 선정해 배추김치와 석박지를 전달했다.

 


왜 김치였을까

그동안 여러 단체에서 식료품을 지원하는 행사는 종종 진행되어 왔다. 하지만 우리 고유의 음식인 김치를 만들어 나누는 일은 매우 드문 일이었기에 행사 소식을 접했을 때 김치를 선정한 이유가 궁금했다. 단순히 음식의 의미를 넘어 우리의 문화, 관습, 나누는 정()을 나누려는 목적이었을까.    

행사를 주최한 행복누리 박용란 원장은 장기간 지속되는 코로나 상황 속에서 몸과 마음이 지친 우리들이 서로에게 힘이 되어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일지 고민하다 겨울철을 맞이해 김장 김치로 어려운 이웃들과 나눈다면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고, 참여하는 봉사자들 모두 힐링이 될 것 같았다.”고 밝혔다. 또한 함께 김장을 함으로써 이민 생활 속에서 잊혀졌던 우리 문화의 정체성을 재확인하는 시간이자 그동안 잊고 지냈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시간이었음에 의미를 부여했다.  

 

박용란 원장 교민들과 김장문화를 나눌 수 있어 기쁜 마음

박용란 원장은 처음으로 실시한 김장 김치 나눔 행사에 뿌듯함과 행복함을 동시에 느꼈다고 전했다. 또한 2013년에 유네스코에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우리의 김장문화(Kimjang, Making and Sharing kimchi in the Republic of Korea)의 정신을 이어받아 교민들과 김장문화 체험을 할 수 있게 되어 기뻤고, 행복누리 김장김치 프로젝트를 통해 이웃과 함께 준비하고 나눔의 실천으로 우리의 결속력을 다지게 하는 뜻깊은 시간이 되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봉사자 여러분들이 모두 한마음으로 기쁘게 도와준 덕분에 큰 행사를 무사히 잘 마치게 되어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깜짝 방문한 반가운 손님들

이날 행사에는 국민당 멜리사 리 의원이 방문해 행사에 힘을 실어 주었다. 함께 김치도 버무리고, 포장도 하며 봉사자들과 소통하는 시간도 가졌다. 아울러 행사장을 찾은 현지인들에게도 이색적인 이벤트가 되었다. 초대받은 이들은 물론 호기심에 지나가는 현지인들에게도 김치를 소개하고, 맛도 보여주며 따스히 맞이했다. 맛있다는 반응과 흥미롭다는 반응이 교차했다.    

 


사랑의 나눔을 전한 봉사자들이 남긴 한마디

즐거웠지요. 나누는 기쁨, 서로 함께 힘을 합쳐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이런 추억들을 얼마나 그리워했는지... 즐거운 마음으로 일했고요, 이런 봉사의 시간이 자주 주어졌으면 좋겠어요.”

더불어 어렵게 살고 있는 주위의 취약계층 교민들에게 김장 김치를 나눌 수 있어 아주 뜻깊은 행사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자발적으로 참여한 모든 교민 봉사자들도 보람을 느낀 해피한 행사였습니다.”

여름 장맛비처럼 추적거리는 겨울입니다. 저는 어릴 적 초등학교 꼬맹이들이 꿈을 갖고 미래를 향하여 뛰어놀듯이 나이는 먹어도 다양한 꿈을 펼치고 싶어하는 어르신들이 활동하는 라인댄스반 회원입니다. 연륜이 쌓여 숙성된 삶 속에서 웃음을 나누며 봉사하는 모습들이 푸근했습니다. 저는 봉사를 통해 삶의 가치가 이런 것이지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뉴질랜드 현지인들이 우리나라 음식을 맛보기 위해 찾아오는 모습도 반가웠습니다. 서로 바라보며 문화교류에 힘쓰는 소중함에 눈시울이 붉어졌기도 했지요.”

바쁜 일상을 잠시 뒤로하고 연푸른 마음이 되어 한마음으로 김치속을 넣으시는 화기애애한 모습이 보기만해도 흐뭇했습니다. 알게 모르게 애쓰시며 만든 김치전, 불고기, 잡채, 떡볶이로 맛난 솜씨가 돋보이기도 했고, 80세가 넘으신 두 분의 어르신께서 함께 해주셔서 저희들에게 여러모로 힘을 주셨던 것 같습니다. 부족하고 연약한 시니어반이지만 봉사를 통해 회원들에게 활기가 되었고 자존감도 생기도 해방감도 느꼈던 시간이었습니다.”

 

사랑의 나눔을 받은 이들이 남긴 한마디

어제 늦게 집에 도착하니 우렁각시가 김치선물을 얌전히 놓고 가셨더라구요. 너무 고마웠습니다. 이렇게 따뜻한 사랑의 마음을 받고 보니 겨울 추위쯤 거뜬할 것 같네요. 나이 먹은 게 무슨 대단한 거라고 민망하고 부끄럽기도 하답니다. 노소가 교감이 잘 되는 교민사회가 언제까지나 잘 지속되기를 빕니다. 젊은 분들의 예쁜 마음을 받으려면 노인들도 제법한 어른으로 살아야 하겠지요. 노력할게요. 감사합니다. 정성으로 담근 김치, 이 겨울 금치로 생각하고 맛나게 먹을게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제가 나중에 행복누리에 할 수 있는 봉사가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그러잖아도 김치를 사야할 때가 되었지만 선뜻 사기가 부담스러웠는데 고맙습니다. 김치가 너무 맛있네요. 종류도 두 가지에다 양도 푸짐하고요. 어제 얼굴을 뵙게 되면 그동안 감사했다는 짧은 인사말이라도 꼭 드리고 싶었는데... 김치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

김치 담그느라 고생 많이 했어요. 매번 이렇게 챙겨줘서 너무 고맙고 맛있게 잘 먹을게요. 수고했어요.”

안녕하세요. 저희 가족은 며칠 전 입국하고 그 다음 날 남편이 확진됐어요. 가족 모두가 격리해야 해서 정말 난감하던 중 행복누리 재단에서 생필품과 먹거리를 가져다 주셔서 정말 요긴하게 잘 쓰고 잘 먹고 있어요.”

오클랜드의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감싸주신 도움에 뭐라고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어요. 세세한 것까지 하나하나 살피시고 준비해주신 마음과 손길들 너무나 감사하고, 코비드 시국에 이런 귀한 일을 하시는 재단 관계자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건강하시고 평안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현지인 대상 김치워크숍 개최

행복누리에서는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김치를 홍보하는 김치워크숍을 6 17일 금요일에 개최한다. 한인들이 아닌 현지인들을 초대해 김치 담그는 법을 알려주고, 직접 배추속을 넣어 자신들이 만든 김치를 가져가서 가족들과 나눌 수 있도록 준비한다. 더불어 불고기덮밥, 떡볶이, 부추전 등 한국음식 나눔과 우리 문화를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해 한국을 홍보하는 기회의 장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지속적으로 선행 실천 계획

행복누리에서는 2021년 락다운 이후 지원이 필요한 교민들에게 각종 식료품들을 담은 사랑의 선물박스를 후원해왔다. 또한 지난 해 11월 이래 코비드 자가격리 대상자들에게도 쌀과 라면, 마스크 등 생활에 필요한 선물박스를 지원해왔다.

행복누리는 앞으로도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선행을 베풀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다. 언제든 주변을 돌아보고 따뜻함을 전할 생각이다. 이번에 진행된 김장 김치 나눔 행사 역시 기회가 된다면 내년에도 개최해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글 박성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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