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로남불 논란’ 김현아 SH 사장 후보, 결국 자진사퇴
김현아 SH 사장 후보자가 지난 1일, 자진사퇴하면서 서울시가 인선 문제로 다시 고민에 빠지게 됐다.
‘부동산 4채 논란’의 중심에 섰던 김 후보자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SH 사장 후보자에서 사퇴한다. 저를 지지하고 비판하신 모든 국민께 죄송하다”고 밝혔다.
서울시의회는 지난달 27일,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직후 ‘부적격 의견’으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인사청문경과보고서는 법적 구속력이 없어 오세훈 서울시장이 사장 임명을 강행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오 시장도 불붙은 여론을 의식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읽힌다.
자신과 남편 명의의 부동산이 4채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자 김 후보자는 “4채 중 2채를 팔겠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과거 자신의 발언이 발목을 잡으면서 비난 여론이 일었다.
김 후보자는 남편과 함께 서울 강남구 청담동 아파트 1채, 서초구 잠원동 상가 1채, 부산 금정구 부곡동 아파트 1채, 부산 중구 중앙동 오피스텔 1채 등 4채를 보유하고 있다.
논란이 일자 김 후보자는 입장문을 통해 “청문회 과정에서 발언한 ‘시대적 특혜’ 용어가 진정성과 다르게 해석돼 안타깝지만 저의 발언으로 마음의 상처를 입은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진의가 명확하게 전달되지 않는 표현을 사용한 것 자체가 저의 부족함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과거 김 후보자는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과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의 다주택 공직자들에 대해 비난 목소리를 냈던 바 있다.
이 같은 발언이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김 후보자는 미래통합당 비대위원 시절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반포 아파트를 두고 “청주 집을 팔겠다”고 발언하자 “청주 집보다 반포 집이 낫고, 반포 집보다 청와대가 낫다는 것이냐. 2주택일 때 싼 주택을 먼저 파는 것도 절세 전략이긴 하다. 깊은 뜻과 계획을 몰라주니 당황하셨겠다”고 질타한 바 있다.
게다가 국민의힘 내부에서마저 비토 목소리가 나왔다.
앞서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서민주택 공급 책임자를 임명하면서 다주택자를 임명하는 것은 참으로 부적절한 인사권 행사”라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오세훈 시장이 알고 임명을 추진했을리는 없지만 뒤늦게 그런 부적절한 사실이 밝혀졌다면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며 “LH 광풍으로 당선된 서울시장이다. 무겁게 받아들이고 지명 철회를 하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요시사 박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