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패만 바꾸면 능사?" 정부조직개편안, 시작부터 '비판 목소리'
"이름하나 바뀐다고 세상 달라지지 않아"…명함·기안용지 등 교체로 수억원 불가피
[일요시사=온라인팀] 박근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15일, 정부조직개편안 발표 후 '행정안전부' 명칭을 '안전행정부'로 변경한 것과 관련해 벌써부터 '탁상행정'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명칭만 바뀔 뿐, 행안부의 조직이나 기능이 크게 바뀌는 것이 없는데다가 변경으로 인한 수억원 대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예산의 지출이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부처 명칭이 바뀌면 CI 변경과 현판은 물론, 정부에서 사용하게 될 모든 기안용지, 서류, 공무원 명함까지 모조리 교체해야 한다. 부처 명패가 바뀌면 '행정안전부'라는 이름이 들어간 모든 서류들도 마찬가지다. 이에 따른 교체비용만 해도 적게는 몇 억원에서부터 몇 십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국민들이 느낄 불필요한 혼란과 행정력의 낭비도 문제고 '안전행정부'를 줄여 표현하는 '안행부'의 어감이 좋지 않다는 지적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괜한 곳에 인력과 비용을 낭비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들은 "부처의 이름을 바꾸고 이름에 따른 의미를 부여하는 것보다는 정말 국민들에게 필요한 부처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게 우선이다. 이름 하나 바뀐다고 세상이 바뀐다는 생각 자체부터가 틀렸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유민봉 국정기획조정 간사는 "국민안전을 최우선하는 안전관리 총괄부처로서의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밝혔지만 설득력은 떨어진다는 게 중론이다. 인수위 관계자도 "현재의 행정안전부를 '행정'보다 '안전'을 앞세워 안전관리 총괄부처로서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공약 과정에서 성범죄 등 4대 악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목소리를 냈던 만큼 안전에 대한 상징성을 부처 명칭부터 뜯어고친 것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분위기에 편승해 행안부를 안행부로 명패를 바꾼 것에 대해 박 당선인의 정치적 소신을 잘 담아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사진=인수위공동취재단)
강주모 기자 <kangjoomo@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