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통계] 탈북녀가 꼽은 일등 신랑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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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통계] 탈북녀가 꼽은 일등 신랑감

일요시사 0 1744 0 0

찰떡궁합 남남북녀 “부럽습네다”

[일요시사=사회팀] 남남북녀라는 말이 있다. 남쪽에는 미남이 많고 북쪽에는 미녀가 많다는 말이다. 최근 더 나은 생활을 영위하고자 남한으로 귀순하는 사람들이 급증하면서 남한총각을 최고의 배우자로 삼는 여성들도 늘어나고 있다. 탈북여성들의 특이한 연애관과 결혼관을 소개한다.

 “꿈도 꾸지 마시오. 난 남한총각과 결혼할 것입네다! 남남북녀라는 말도 모릅네까?”

한 30대 탈북여성이 북한에서 거주할 때 교제 거부의사를 표현한 방법 중 하나다. 그녀는 마음에 들지 않는 북한 남성이 교제를 요청해올 때 이러한 방법으로 거의 의사를 표현했다고 전한다. 그녀는 실제로 많은 북한 여성들이 남한 남성과 결혼하는 것을 이상향으로 삼고 있으며, 남성을 찰 때 흔히 표현하는 방법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양성평등 남한이 좋아

결혼정보회사 비에나래와 재혼전문 사이트 온리-유가 탈북여성 회원 51명을 상대로 325만 건의 만남을 주선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탈북여성들의 특이한 이성관을 소개했다. 생활과 문화 등이 남한과는 확실히 다른 북한에서 거주했던 탈북여성들은 연애관이나 결혼관이 남한여성과 큰 차이가 엿보였다.

설문에 참여한 51명의 탈북여성 중 42명(82.4%)이 남남북녀라는 말마따나 남한남성들의 사고방식과 이성관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34세인 탈북여성 신모씨는 “남한에 와서 보니 남한남성과 북한여성이 합치면 정말 이상적인 부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북한은 아직도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이라는 개념이 기본적으로 깔려있는데 남한은 양성평등 의식이 강해 여성을 많이 배려해주더라”고 말했다. 이어 “남한에서 약 5명의 남성들과 만나본 바 남남북녀가 성립되면 서로 아껴주고 배려해주니 찰떡궁합이 될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탈북여성 이모씨는 “북한사회에서는 아직도 남존여비 사상이 강하게 자리 잡혀 있어 남성이 항상 여성 위에 군림하려는 모습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며 “여자를 대할 때는 부드럽고 자상한 반면 사회생활을 할 때에는 카리스마 넘치고 강한 면모를 지닌 남한남성이 배우자감으로 안성맞춤이다”라고 털어놨다.

이는 조사 대상 51명의 탈북여성 중 31명(60.8%)이 강조한 배우자 조건으로 북한남성보다 남한남성에 대한 로망이 더 깊게 담겨있었다.  

외유내강형 남한남성을 이상형으로 꼽은 대부분의 탈북여성은 남한여성보다 배우자를 고를 때 까다로운 조건을 두지 않는 게 특징이었다. 특히 고부갈등에 민감한 남한 여성들은 시부모와의 동거를 탐탁치 않아하는 반면 북한여성들은 당연하게 생각한다는 점에서 차이점이 확연하게 드러났다.

북한에서 이혼을 하고 탈북한 40대의 김모씨는 “부모님을 모시고 살 남성도 결혼 시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제 부모님을 북에 남겨두고 왔으니 시부모님을 제 친부모처럼 생각하며 성실히 모시고 살 생각이다. 어차피 북한에서는 결혼 후에 시부모를 모시고 사는 것이 당연시 되고 있고, 저를 포함한 대다수의 북한여성들은 20대가 되면 요리나 가사 등 결혼할 준비가 완벽하게 세팅이 되니 같이 살아도 상관없다”고 했다.

이는 남한남성들이 최근 북한여성을 배우자로 꼽는 제일 큰 이유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재혼전문 사이트 온리-유는 탈북여성과 맞선을 가졌던 남성회원 10명 중 7명의 경험담을 토대로 북한여성의 배려심과 경제관념에 대해 설명했다.

탈북여성 80% “남한남 사고방식 긍정적 평가”
문화 접하면서 추구 이성관도 자연스레 변화

한 남성회원 유모씨는 “당시 맞선녀였던 탈북여성과 식사를 하기 위해 역삼역으로 장소를 잡고 택시를 타고 가자고 권유했더니 걸어가도 15∼20분이면 충분한데 왜 튼튼한 다리 놔두고 택시를 타냐고 만류하더라”며

“한국여성들은 상대 남성이 차가 없거나 걸어가자고 말하면 벌써 낯빛이 어두워져 있는데, 북한여성은 가까운 거리를 차타고 가자고 하면 그것을 이상하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경제관념과 배려심이 돋보이는 북한여성이 요즘 트렌드로 떠오르는 만큼 몇 년 후면 남한여성보다 이상적인 배우자감으로 여겨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탈북여성들은 맞선 장소로 움직이는 것에 거부감을 보였다. 커플매니저들에 의하면 중간지점에서 만나기를 희망하는 한국 여성들과 달리 북한 여성들은 당연히 남자가 여성의 집 근처로 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조사 대상 5명 중 4명(90%)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는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여성 김모씨는 “맞선을 처음 본 어느 날, 상대 남성이 ‘분당에 사시니까 서로 조금씩 움직여서 광화문 근처에서 만나는 게 어떨까요?’라고 물어온 적이 있다. 물론 한 마디로 거절했다. 여자가 채신머리 없게 어떻게 움직일 수가 있나. 당연히 남자 쪽에서 여자가 있는 곳으로 와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남한 커플들의 데이트 방식에 의아함을 내비쳤다.

손동규 결혼정보회사 커플위원장은 인터뷰에서 “과거 60∼70년대 한국에서도 농촌 여성들이 도시 남성과의 결혼을 위해 이농 현상이 심했다”며 “북한여성도 소득수준이나 생활환경에서 월등히 앞선 남한남성과의 결혼을 일종의 로망으로 생각 한다”고 말했다.

온리-유의 이경 매칭 실장은 “북한은 폐쇄적인 사회이기 때문에 사고나 생활양태가 남한의 몇십 년 전과 다를 바가 없다”며 “남남북녀가 만남을 가질 때는 상대의 이성관이나 사고방식을 충분히 고려하고 존중해주면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고방식 고려해야

최근 북한에서도 남한의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을 즐겨보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더불어 남한의 문화를 접하면서 그들이 추구하는 이성관도 자연스럽게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이 머지않을 것으로 인식되는 현재 2만5000여 명의 탈북자가 남한에 머물고 있다. 이에 일부 20∼30대 남한남성들이 북한여성을 배우자로 꼽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서로 살아온 환경과 문화가 다른 만큼 사고방식을 이해하며 차이를 극복하는 것이 진정한 남남북녀의 이상향이 아닐까 기대해본다.      

김지선 기자 <jisun86@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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