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비판층 흡수 못하는 '진짜 이유'

한국뉴스


 

<세월호 사태 후> 여야 비판층 흡수 못하는 '진짜 이유'

일요시사 0 1047 0 0
▲ 지난 8일 오후, 박영선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19대 후반기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로 선출된 직후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 전병헌 전 원내대표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일요시사 DB>













강 건너 불구경하다 정치 불신만 키웠다

[일요시사=정치팀] 허주렬 기자 =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추락하는 정부·여당의 지지율을 야당이 전혀 흡수하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사고 수습과정에서 드러난 정부의 무능을 비판하는 국민들이 많지만, 그 반사이익을 야당이 전혀 챙기지 못하고 있다는 결과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 정치권 전체를 불신하는 무당파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불똥이 튈 것을 우려한 야당이 소극적으로 대응한 결과, 정치권 전체에 대한 불신이 커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icon_p.gif 

추락하는 것은 정녕 날개가 없는 것일까? 세월호 참사 이후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추락에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당·정의 추락한 지지율은 정치적으로 반대편에 서있는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민련)으로 옮겨가지 않고, 정치권 전체를 불신하는 무당파 증가라는 결과를 낳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야권지지율도 여권에 비해 폭은 작지만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동반 추락

조사전문기관 '한국갤럽'의 4월28~30일 여론조사 결과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2주 전 대비 11%p 하락한 48%를 기록했다. 반면 부정평가는 12%p 상승한 40%로 조사됐다. 정당지지율은 새누리당이 6%p 하락한 39%, 새민련은 1%p 하락한 24%로 조사됐고, 무당파는 8%p 상승한 34%로 나타났다(조사대상 : 전국 성인남녀 1008명, 조사방식 : 전화조사원 인터뷰, 표본오차 :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 : 19%).

이러한 결과에 대해 한국갤럽은 "세월호 사고 이후 드러난 현 정부의 미흡함에 일부 지지층이 등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여당에 대한 실망감이 새민련에 유리하게 작용하지는 않았다"고 분석했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의 4월28일~5월2일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전주 대비 5.0%p 하락한 52.9%를 기록했다.

반면 부정평가는 5.9%p 상승한 39.7%로 40%에 육박했다. 정당지지율 조사에서는 새누리당이 전주 대비 5.2%p 하락한 43.5%를 기록했고, 새민련도 4.2%p 하락한 23.9%로 조사됐다. 무당파는 무려 9.7%p 상승한 29.5%로 나타났다(조사대상 : 전국 성인남녀 2027명, 조사방식 : 유무선 전화면접 및 ARS 병행조사, 표본오차 : 95% 신뢰수준에 ±2.2%p, 응답률 : 8.5%).

이에 대해 리얼미터 관계자는 "세월호 침몰 이후 실질적 구조자가 없었고, 박 대통령의 비공개 사과, 조문 할머니 연출 논란 등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며 "그러나 야권에 대한 지지율도 하락해 정부와 정치권 전체에 대한 불신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CBS>와 '포커스컴퍼니'의 5월2~4일 여론조사에서는 박 대통령 지지율이 45.1%, 부정평가는 38.9%로 조사됐다. 정당지지율은 새누리당 37.6%, 새민련 21.8%, 무당파 33.4%로 나타났다. 특히 세월호 참사 뒤 지지정당이 바뀌었다는 응답이 12.1%로 바뀌지 않았다는 응답(87.9%)이 훨씬 더 많았다.

앞선 조사결과와 마찬가지로 정부·여당에 대한 실망감은 있지만, 이 실망감이 야당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지지 않고 정치권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진 것으로 해석된다(조사대상 : 전국 성인남녀 1000명, 조사방식 : 휴대전화 임의걸기 조사, 표본오차 :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 : 12.7%).

새민련의 한 핵심관계자는 "세월호 참사는 정치적 쟁점이 아니라 국가적 재난이기 때문에 대놓고 국민 안전을 챙기지 못한 정권을 심판하자고 나서다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며 "이럴 때는 그냥 납작 엎드려 있는 것이 차라리 최선일 수 있어 지지율 하락이 고민이지만 지금은 신중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야권 소극적 대응…세월호 반사이익 실종
무능한 정부·여당 비판층, 무당파로 이동?

그러나 야당의 이러한 소극적 태도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한 정치평론가는 "새민련은 세월호 참사의 불똥이 튈 것을 우려서 사실상 사태를 방관했다"며 "일부 의원들이 진상규명 및 희생자 유족들을 돌보기 위해 나섰지만 그 성과는 미미했다"고 지적했다.

이 평론가는 이어 "세월호 정국에서 국민들은 새누리당이냐 새민련이냐를 놓고 선택하지 않는다"며 "새누리당이냐, 새누리당이 아니냐를 두고 고민할 텐데, 야당이 한 것이 없어 빠지는 여당의 지지율을 흡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icon_p.gif 
▲ 세월호 사고 희생자 분향소에 한 조문객이 슬픔에 빠져 있다. <사진=일요시사 DB>

이에 따라 가까이 다가온 민심의 향방을 알 수 있는 시험대인 6·4지방선거에서 세월호 참사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오리무중인 상황이다. 세월호 참사는 분명 여당에 악재지만, 야당의 미비한 대응으로 인해 정부·여당에 실망한 표심이 야권으로 갈지, 아니면 정치권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무관심한 선거가 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총체적 정치 불신 속 저조한 투표율로 지방선거가 치러진다면 오히려 결집도와 충성도가 높은 보수의 힘이 여실히 드러나면서 여권이 승리하는 역설적 결과도 배제할 수 없다. 당장 이슈의 영향을 크게 받는 수도권에서는 세월호 참사의 파장이 여권후보에게 불리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나고 있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아직까지 파장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수도권 민심 변수

이에 대해 정치권 한 관계자는 "수도권은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몰려있는 지역으로 지역별, 계층별 민심을 다 확인할 수 있는 곳"이라며 "수도권 민심 변화 추이가 전체 선거 국면을 바꿀 변수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다만 아직 선거가 3주가량 남아있기 때문에 이 같은 민심이 계속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carpediem@ilyosisa.co.kr>

0 Comments
광고 Space available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