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워스트' 화이트데이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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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통계> '베스트&워스트' 화이트데이 선물

일요시사 0 909 0 0

실속 없는 사탕바구니 “너나 드세요”

[일요시사=사회팀] 매년 상술논란에 휩싸이는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 이는 유통업계의 지나친 상술로 뭇매를 맞는 존폐위기에 놓인 대표적인 기념일이다. 그럼에도 이들이 십수년간 지속돼오고 있는 원인에는 선물의 진화에 있다. 사탕, 초콜릿 등 달콤한 간식거리만 주고받던 과거와는 달리 현재는 의류나 잡화, 액세서리 등 고가의 선물로 진화했기 때문. 화이트데이가 코앞으로 다가온 지금, 여성들이 꼽은 최고의 선물, 최악의 행동을 소개한다.

 

이성을 향한 마음이 선물로 평가되는 추세인 밸런타인·화이트데이. 2월은 여성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밸런타인데이가 있었다면 3월은 화이트데이가 기다리고 있다. 이에 수많은 여성들은 이성으로부터 무슨 선물을 받을 수 있을지 부푼 기대를 안고 있다. 여성들이 꼽은 화이트데이에 받고 싶은 선물 또는 이성이 하지 않았으면 하는 행동을 나열했다.  

“명품이면 베리굿”

아르바이트 전문 구인구직 포털사이트 알바몬이 화이트데이를 앞두고 여성 75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여대생들이 화이트데이에 가장 받고 싶어 하는 선물로는 ‘액세서리 및 쥬얼리’가 16.9%로 1위에 꼽혔다. 이는 2위에 오른 ‘사탕, 초콜릿(16.6%)’과 근소한 차이를 보이며 예상보다 낮은 비율의 여성들이 고가의 선물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3위는 ‘감동적인 이벤트(12.4%)’가 차지했으며, ‘화장품 및 향수(12.2%)’, ‘정성껏 만든 핸드메이드 선물(9.8%)’이 나란히 받고 싶은 선물 5위권에 올랐다. 그 외 ‘고가의 명품 의류·잡화(7.0%)’ ‘뮤지컬 등 공연관람(6.1%)’ ‘여행(5.4%)’ 등도 받고 싶은 선물로 꼽혔다.

서울 모 여대에 다니는 양모(22)씨는 “주위 친구들 중 일부는 명품가방을 선물 받았다고 자랑하기도 하지만 생일이나 둘만의 특별한 기념일도 아닌데, 명품은 사치인 것 같다”면서도 “그래도 주고도 욕먹는 선물인 사탕바구니나 인형은 짐만 돼 받고 싶지 않다. 차라리 돈 좀 더 보태서 작은 귀걸이라도 선물하는 게 애인을 감동시키는 방법 중 하나”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여대생 강모(21)씨는 “선물도 좋지만 차라리 콘서트나 뮤지컬 같은 공연 데이트가 더 나은 듯싶다. 평소에는 자주 못 해보는 데이트 코스이기 때문에 기념일만큼은 색다른 데이트를 하면 기분도 낼 수 있고, 뜻 깊은 데이트를 즐길 수 있어 만족도가 높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여성은 여전히 고가의 명품선물을 선호하고 있었으며, 가격대는 ‘150만∼200만원대’가 42.0%로 가장 높았다. 이어 ‘250만∼300만원대’는 21.5%로 2위, 300만원 이상은 9%로 순을 이었다.

직장인 김모(29)씨는 “이 나이에 와서도 화이트데이를 기대한다는 게 유치해보일 수 있지만, 나이대를 불문하고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는 모든 남녀들의 로망인 것 같다”며 “저 역시 지난 밸런타인데이 때 남자친구에게 고가의 명품지갑을 선물했다. 해준 게 있으니 이에 상응하는 가격대의 선물을 바라는 건 당연지사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반지·목걸이 쥬얼리에 감동 이벤트 ‘최고’
빈손으로 “뭐 갖고 싶니”묻는 남자 ‘최악’

반면 여성들은 화이트데이 최악의 남성으로 빈손으로 와서 무엇을 갖고 싶은지 묻는 이를 꼽았다. 화이트데이 선물과 관련, ‘남자친구가 이것만은 하지 말았으면 하고 생각되는 최악의 행동은?’이란 질문에 여성의 32.3%가 ‘데이트 당일 빈손으로 나와서 “무엇이 갖고 싶냐”고 물어보는 것’이라고 답했다.

남자친구가 하지 말았으면 하는 최악의 행동 2위는 ‘실속도 없고 비싸기만 한 커다란 사탕바구니를 선물로 주는 것(26.5%)’, 3위는 ‘처치 곤란한 꽃다발을 들고 오는 것(10.8%)’이 각각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또 ‘취향이 아닌 액세서리나 사이즈가 안 맞는 옷 등 이상한 선물(7.2%)’ ‘선물을 준 뒤 계속해서 반응을 살피면서 “좋냐”고 확인하는 것(5.1%)’ ‘속옷과 같은 민망한 선물을 하는 것(3.5%)’ ‘정성만 담긴 편지로 선물을 대신하는 것(3.1%)’ ‘부담스럽도록 비싼 선물을 들고 나오는 것(2.3%)’ 등도 남자친구가 하지 말아야 할 행동으로 언급됐다.

취업준비생인 신모(24)씨는 “남자친구가 눈치 없이 구는 게 정말 싫다. 차라리 카사노바라도 좋으니 눈치껏 행동했으면 좋겠다. 4년 사귀면서 변변한 선물한 번 한 적 없다가 지난해 14k 목걸이 하나 받았는데, 계속 ‘괜찮아?’ ‘마음에 들어?’ ‘나 같은 남자친구가 어디 있냐? 넌 복 받은 줄 알아라’ 등 확인멘트를 쏟아내서 피곤했다. 차라리 안 받는 게 더 좋았을뻔 했다”고 곤욕스러웠던 당시를 회상했다.

남성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여성들과 달리 남학생의 73.9%가 “화이트데이 선물을 준비 중”이라며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남성들이 준비하고 있는 선물은 ‘사탕 및 초콜릿’이 65.0%로 압도적이었다. 예상하는 선물비용은 ‘1만∼3만원 미만’이 34.3%로 가장 많았으며 ‘3만∼5만원 미만’은 31.0% ‘1만원 미만’이 19.2%의 순으로 나타났다. ‘10만원 이상’을 사용한다는 응답자도 6.1%에 달해 눈길을 끌었다.

직장인 유모(31)씨는 “대학생의 경우 사탕을 주는 게 맞는 것 같다. 그 나이면 용돈 받을 때이고 변변찮은 아르바이트 자리 하나 구하기 힘들 때인데, 부담스러운 선물을 주고받는 것은 서로에게 불편한 일이다”라며 “그러나 현재 저처럼 고정적 수입이 있다면 간식거리보다는 여행을 간다던지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 가서 밥을 사주는 게 더 실용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남녀의 상반된 의견이 두드러진 기념일인 화이트데이는 타 이색설문에서도 상위권에 올라 이목을 집중케 했다. 화이트데이는 ‘각종 데이 중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날’ 2위에 오르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 같은 결과는 화이트데이에 대한 남성들의 부담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갈수록 화이트데이가 사탕으로 마음을 표현하는 것을 넘어 특별한 선물을 주는 날로 인식되는 추세임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지난해 통계결과 실제 백화점 매출로도 이어져 밸런타인데이보다 화이트데이의 매출이 더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상술에 현혹 금물

일부 남성들은 화이트데이를 일컬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쓸데없는 날’이라고 부른다. 밸런타인데이에는 초콜릿을 받고 화이트데이에는 선물을 주는 식이라는 것. 특히 정성을 들인 수제 초콜릿이라도 받는 날에는 정성에 걸맞은 고가의 선물을 해줘야하기 때문에 부담이 배가 된다고 전한다. 시간이 갈수록 빗나간 상술에 현혹되는 사람들. 감정표현의 수단으로 애용되던 초콜릿, 사탕이 유통업계의 노골적인 상술과 일부 사람들의 허영심에 의해 액세서리나 지갑 등 고가의 선물로 진화하고 있어 씁쓸함을 남긴다.


김지선 기자 <jisun86@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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