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연구원 서적 오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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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연구원 서적 오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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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술인이 보는 참고서 ‘엉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한 역술인이 한국천문연구원에서 매년 발행하는 <역서>와 <만세력>의 오류를 지적했다. 천문연구원 측은 오류를 인정한다면서도 발행을 멈추지 않고 있는 상황. <역서> <만세력>은 국민 생활에 필요한 일력 자료와 천문관측에 필요한 기본자료 및 참고 자료를 수록하고 있어 오류가 수정되지 않은 채 계속 발행된다면 피해가 속출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허정 이상엽씨는 오랜기간 천문연구원이 발행하는 <역서> <만세력>의 오류를 주장해왔다. 이씨의 주장에 따르면 옛날부터 2개의 달력이 존재했다. 음력과 양력이 병행했다는 뜻인데 현대식 서양양력의 도입 이후 달력은 고대 문헌의 동양식 양력과 음력, 서양식 양력 세 종류로 확정지어 사용되고 있다.

잘못된 정보

하지만 천문연구원은 <역서>와 <만세력>에서 태음태양력을 “양력을 공식 역법으로 채택하기 전에 우리 조상들이 사용했던 역체계”라면서 “우리가 음력이라고 부를 때 음(陰)은 달을 뜻하며 양력에서 양(陽)은 태양을 뜻해 양력과 음력의 표기는 각 역법의 근원을 태양 또는 달의 운동에 두고 있다는 사실에서 유래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 입춘(立春), 망종(芒種), 처서(處暑), 동지(冬至) 같은 24절기에 대해서 “음력에서는 태양의 운동에 의해 결정되는 24기절을 도입했다. 따라서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음력은 실제로 달(태음)과 태양의 운동을 모두 고려한 태음태양력이라고 할 수 있다”고 실려있다.

이에 대해 이씨는 “서전(書傳)에는 한 해를 366일로 규정해 윤달을 배치해야 사계절이 맞는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주례(周禮)에는 세(歲)라는 한자문화권식 양력과 연(年)이라는 음력길이를 맞추기 위해 윤달을 배치했다고 돼 있다”며 “이처럼 두 종류의 달력을 사용한 근거가 명확한데 우리 조상들이 사용해 온 달력을 태음태양력이라고 해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씨의 근거 있는 자료에 의한 지적에 천문연구원은 “근거자료를 가지고 잘 조사해서 질의한 내용으로 일리 있는 이야기다. 검토해 보겠다”며 일부 오류 사실을 인정하는 듯한 답변을 보내왔다.

또한 천문연구원은 <중문대사전> <육경천문> 등의 문헌을 증거로 들며 ‘60간지는 독립적인 날짜 체계’라는 이씨의 주장에 “60간지는 독립적인 것이 맞다”며 “역서와 만세력 내용 중 표현이 모호한 것이라면 검토해 보고 바로 잡도록 할 예정”이라고 답변하며 역서와 만세력의 오류를 인정했다.

이씨는 <역서> <만세력>의 “음력에서 24절기를 도입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오류를 지적했다. 이씨는 “24기절(氣節)은 약 365일, 음력은 약 354일인데 짧은 음력이 긴 24기절을 어떻게 도입 배치했다는 말이냐”며 “24기절은 60갑자로 날짜의 부호를 삼은 한자문화권식 양력인 24기절력이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발행문헌 <역서> <만세력> 오류 발견
인정한 연구원 감감무소식…계속 발행
“태음태양력 기재 잘못됐다”

그는 “음력에서 24기절을 도입 배치했다는 근거문헌은 한자문화권의 정통 고천문학 서적 어디에도 기재된 바 없다”며 “음력은 24기절보다 1년에 약 11일이 짧아 24기절을 도입 배치하지 못하는 사실 등을 고려하면 현대인들의 24기절에 대한 인식은 고천문학 서적에 기재된 내용과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천문연구원 측은 24기가 음력에 부속되는 것이 아니고 독립적인 체계로 움직이는 것임을 인정하며 내용을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고 그 뒤 24절기와 관련해 “현재 우리나라는 음력과 양력 두 개의 달력을 사용한다고 일반적으로 말하는데 여기서 음력은 엄밀하게 ‘태음태양력’을 의미하고 양력은 태양력, 좀 더 정확하게 ‘그레고리력’을 의미한다”며 “현재에도 24기를 사용하고 있고, 달력에도 표시하지만 일반인들의 생활에서 24기를 달력으로 인식해 사용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음력월 이름을 그 달에 든 중기이름으로 한다’는 <역서> <만세력>의 내용을 들며 윤달결정 방법에 대한 근거문헌에 대해 질문했다. 하지만 천문연구원에서는 “관련 근거문헌에 대해서는 더 찾아보고 조사해 보겠다”는 답변이 돌아왔을 뿐 추후에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았다.

중국 과학원 자금산 천문대 편찬 <대중만년력>에는 현행 달력을 공력(公曆: 그레고리력), 농력(農曆: 24기절력), 음력(陰曆) 세 개로 규정하고 있다. 천문연구원에서는 이런 만년력과 똑같이(표준 자오시 제외) 만들어 놓고 공력과 농력만을 채택하고 있다.

이런 사실로 인해 우리나라 사람들은 24절기가 음력으로 알고 있고 간지가 음력에 부속되어 있는 것으로 알게되는 부작용이 있다.

천문연구원은 “그나라 용도에 맞게 만들어진다”며 이번에도 추후 답변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현재도 이씨는 천문연구원이 답변을 거부한 내용들을 재차 답변을 요구하고 있지만 천문연구원 측의 답변은 감감무소식이다.

현재 천문연구원의 <역서>와 <만세력>에는 절기의 시작을 입춘으로 지정해 놨다. 이씨는 “절기의 시작은 동지”라고 주장했다. 천문연구원이 발행한 역서와 만세력은 학자와 역술인, 일반인들도 구매하고 있는데 많은 역술인들이 역서와 만세력의 내용을 보고 오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천문연구원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태음태양력은 전임 연구원 때부터 써오던 말이기 때문에 자신의 권한으로는 바꿀수 없다”고 말하며 나머지 이씨가 주장한 내용은 대부분 인정했다.

피해 속출 예상

하지만 현재 발행된 2016년 <역서>와 <만세력>은 고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류가 확실시 되고 인정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책의 회수나 별다른 조취를 취할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기존 역리학회는 새로운 이론을 받아들일 경우 그동안 치명적인 잘못 인정하는 꼴이 되는 것이어서 이 사실을 완강하게 거부 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슬며시 동지세수기준을 적용해 슬금슬금 바꾸고 있다는 후문이다.

중국 고전 정통역법과 중국 자금성 천문대 만년력을 근거로 보면 국어사전, 대학논문, 초중고 교과서에 들어가 있는 태음태양력이라는 용어는 잘못된 것이 확실해 큰 논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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