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기업 울린 일본 기업의 잔인한 횡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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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중소기업 울린 일본 기업의 잔인한 횡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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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면 삼키고 쓰면 뱉고 '맘대로'

 

[일요시사=경제1팀] 국내 시장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은 지난 2009년 1만개를 넘어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중소기업이 외국계 기업과의 관계에서 불합리한 처사를 받는 일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한국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일본 최대 온라인여행사 라쿠텐트래블이 국내 중소기업 한 곳을 죽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일본 최대 온라인여행사 '라쿠텐트래블'이 한국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월 한국 호텔을 대상으로 '라쿠텐트래블 컨퍼런스 2013'을 개최해 전략 및 IT(정보기술) 노하우를 소개했으며 지난 6월에는 부산관광공사와 부산 홍보와 일본 관광객 부산 유치를 골자로 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라쿠텐트래블을 통해 한국으로 여행을 오는 일본 관광객은 연간 20만명에 이른다.

공항셔틀 협업

그런데 라쿠텐트래블이 국내 여행정보사이트 운영 중소기업 '스마트오렌지'를 죽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업 파트너가 도산 위기에 처했는데 실속만 챙기려 한다는 것.

스마트오렌지를 운영 중인 김모 대표는 지난 2004년 일본 내 법인을 설립하고 공항셔틀 서비스를 시작했다. 2006년에는 국내에 '코제코'라는 회사를 설립, 국내에서도 공항셔틀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러던 중 라쿠텐트래블이 제휴를 맺을 것을 제안, 2007년부터 라쿠텐트래블을 이용하는 관광객들에게 전용 공항셔틀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김 대표의 말에 따르면 라쿠텐트래블은 전용 공항셔틀 운영으로 인해 막대한 홍보효과를 얻었다. 일본 내에서 공항셔틀하면 '라쿠텐트래블'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김 대표는 매년 1억∼2억원의 적자를 면치 못했다. 라쿠텐트래블 측에 지원을 요청하면 "좋아질 것이다. 손님이 늘어날 것이다"라며 기대를 심어줬다.

2011년 11월 라쿠텐트래블은 김 대표에게 수익을 50:50으로 나누는 신규 사업을 제안했다. 라쿠텐트래블의 한국여행 정보 사이트를 운영하자는 것. 이 때 세운 회사가 스마트오렌지다. 스마트오렌지는 지난해 3월 라쿠텐트래블의 한국여행 정보 사이트를 오픈하고 운영을 시작했다. 사이트 개발에 들어간 5000여만원은 스마트오렌지가 전부 부담했다. 라쿠텐트래블은 앞으로 생길 수익에서 5000만원 정도를 제하고 받겠다는 것.

하지만 수익을 보장한다는 라쿠텐트래블의 말과 다르게 이용 고객은 없었고 이에 따라 사이트 유료 광고 영업도 전혀 되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5000만원을 더 들여 사이트를 리뉴얼 오픈하는 등 자체적으로 개선에 나섰지만 한일 간의 정치적인 문제로 일본 관광객이 급감하고 그에 따라 관광객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는 음식점, 쇼핑센터, 화장품 업종 등의 매출이 떨어져 폐업하는 곳이 속출했다. 이들의 폐업은 광고 영업으로 먹고 사는 여행정보 사이트에게 '사형 선고'나 다름없었다.

수익이 나지 않자 라쿠텐트래블은 올해 8월19일, 이메일을 통해 9월 말에 제휴중지하겠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해왔다. 새로 취임한 사장이 당장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을 정리하라고 지시했다는 게 이유였다. 며칠 뒤에는 제휴중지 기한을 11월 말로 조정한다는 통보가 왔다. 라쿠텐트래블과 스마트오렌지 간의 계약서 상에 제휴중지 통보를 최소 3개월 전에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여행사 라쿠텐 먼저 제휴 제안
수익 나지 않자 일방적으로 해약 통보
"사장 지시"…손잡은 회사 도산 위기

반면 김 대표가 제공하고 있는 라쿠텐트래블 전용 공항셔틀 서비스는 계속 유지해 달라는 게 라쿠텐트래블 측 입장이다. 김 대표는 "라쿠텐트래블에 막대한 홍보효과를 보장하는 공항셔틀 서비스는 유지해 달라면서 라쿠텐트래블이 먼저 협업을 제안해 시작한 사업은 수익이 없다는 이유로 제휴중단을 통보하는 것은 대기업의 횡포"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일본 라쿠텐트래블 본사의 실무 책임자조차 라쿠텐트래블의 행동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시인하고 죄송하다는 의사를 표하고 있다"며 이메일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김 대표가 공개한 일본 실무 책임자와 김 대표의 이메일 내용을 보면 일본 실무책임자 A상무는 계약중단 통보 뒤인 지난 9월4일 "이번 제휴중단 결정은 신임 사장의 결정이다. 이유는 오로지 투자 대비 효과이며,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하는 사업은 삭감방향으로 경영 방침이 정해졌다. 지금의 라쿠텐트래블은 득을 보지 않는 것은 하지 않는다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적었다.




A상무는 9월6일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일방적으로 제휴를 중단해 죄송하게 생각한다. 법무팀과 상의해 보상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알아보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11월 현재 라쿠텐트래블은 어떠한 보상 여부도 밝히지 않은 상태다. 제휴중단을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 김 대표가 라쿠텐트래블과 협업을 진행하면서 입은 피해 금액은 약 15억원. 라쿠텐트래블은 국내에 여행 정보 사이트를 론칭하면서 어떠한 지원도 하지 않았다.

"할 말 없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 대기업의 말만 믿고 죽어라 투자한 사업 파트너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사전 예고도 없이 갑자기 일방적인 통보로 회사를 도산에 이르게 한 잔인함과 횡포에 대해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며 "일본의 대기업 라쿠텐그룹이 이런 기업이라는 것을 알려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라쿠텐트래블 한국 법인 관계자는 "본사의 방침에 따라 정해진 것이다"며 "따로 할 말은 없다"고 말했다.


한종해 기자<han10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라쿠텐트래블은?

라쿠텐트래블(대표 오카타케 마사시)은 일본 최대 규모의 인터넷 쇼핑몰 '라쿠텐이치바' 등 40여개 계열사를 두고 있는 라쿠텐그룹의 종합여행 예약사이트다. 2001년 3월 운영을 개시, 같은 해 8월 사업을 분사해 라쿠텐트래블 주식회사를 설립했으며 2002년부터는 해외사업에 뛰어들어 현재 한국과 중국을 비롯해 대만, 홍콩, 태국, 괌, 하와이 뉴욕, 싱가포르 등 12개국 20개 지역에 거점을 두고 해외사업을 급속히 확대하고 있다. 계열사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슈퍼포인트 제도를 앞세워 현재 회원수는 8300만명에 달한다.

2004년에는 서울에 한국 법인을 설립, 이어 2011년에는 부산사무소를 열고 일본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국에서 숙박예약을 주업무로 해왔다. 올해부터는 한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일본에서의 숙박업무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 한국인 관광객의 일본 여행에 최적화된 여행정보사이트도 개설해 다양한 한국의 여행 정보를 소개하고 있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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