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그룹 수상한 몸집불리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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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그룹 수상한 몸집불리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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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 다이어트 바쁜데…허리띠 풀고 배짱 과식


[일요시사=경제1팀] GS그룹, 허씨 집안을 운운할 때 빠지지 않는 ‘오명’ 두 가지가 있다. 유독 미성년 주식부자가 많다는 점과 일감 몰아주기 비난을 가장 많이 받는 그룹이라는 것. 최근 행보도 심상찮다. 1년 새 계열사를 늘리며 꾸준히 내부거래 비중을 높여왔다. 전반적으로 몸집 줄이기에 나선 재벌 그룹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재계 서열 7위의 GS그룹이 최근 1년 사이에 부동산과 전자상거래 서비스 업종 등 계열사를 늘리며 덩치를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오너 일가인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의 개인회사인 삼정건업을 비롯한 일부 기업은 사업다각화보다는 내부거래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설립됐다는 분석이다. 국내 재벌 그룹들이 경제민주화 논의에 따른 일감 몰아주기 규제 등으로 몸집 줄이기에 나선 것과는 분명히 다른 행보다.

꼼수 vs 묘수

CEO스코어에 따르면 GS그룹은 계열사 수가 지난해 10월 말 기준 75개에서 올해 10월 말 기준 78개로 3개사가 늘었다. 같은 기간 30대그룹 전체 계열사수가 1213개에서 1187개로 2.1%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계열 편입 내역이 공개된 8개 계열사 가운데는 부동산과 서비스업이 각각 3개나 됐고, 석유화학과 유통업이 각 1개였다. 부동산 3사는 모두 신규 설립된 회사다.

GS건설이 최대주주인 호텔사업자 파르나스호텔은 지난해 10월 지분율 100%로 위탁운영관리업체인 피앤에쓰를 설립했다. 피앤에쓰는 르나스호텔과의 수의계약을 통해 지난해 매출 1억5000만원을 전부 내부거래로 올렸다.

지난해 11월에는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이 비주거용 건물 임대업을 하는 삼정건업을 설립했다. 이 회사는 허 회장이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으며 대표도 맡고 있다.

나머지 지분도 허남각 회장의 동생들인 허동수 GS칼텍스 회장과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이 각각 25%씩 보유해 100% 오너 회사다. 허 회장은 고 허만정 GS그룹 창업주의 장손이자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사촌 형이다.

삼정건업은 지난해 매출(10∼12월) 23억 원 가운데 1억1200만원을 허 회장 일가와 두 동생들이 대주주인 삼양통상 일감으로 벌어들였다. 회사가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아 내부거래 금액이 적지만 100% 오너회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내부거래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또 다른 부동산 관련 계열사는 부동산 개발업체인 지앤엠에스테이트로, GS건설이 올해 9월 설립해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

서비스업에서는 대구그린에너지센터가 신규 설립됐다. 대구그린에너지센터는 생활폐기물을 재활용하는 대구시 폐기물에너지화 시설투자사업을 담당하기 위해 지난해 5월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GS건설 외 대성에너지, 대림산업 등 5개사가 컨소시엄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GS건설은 12억원을 출자해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다.

부동산·서비스업 자회사 신설…덩치 키워 
대부분 오너 개인회사라 앉아서 돈벌 심산

온라인 쇼핑몰 운영업체인 에이플러스비와 인터넷 쇼핑업체인 텐바이텐은 지분 취득을 통해 GS그룹에 신규 편입됐다. 에이플러스비는 GS홈쇼핑과 텐바이텐의 합자회사로 2011년 설립됐으며, 30억원을 출자한 GS홈쇼핑의 지분은 40%였으나 지난 8월 96%까지 끌어올렸다.

에이플러스비는 ‘29CM’으로 대표되는 셀렉트숍이다. GS홈쇼핑 피인수 전부터 디자인 및 아이디어상품 전문 쇼핑몰로서 유명했던 텐바이텐은 GS홈쇼핑이 160억원에 80%의 지분을 인수해 계열 편입했다.

이외 가스공급업체인 보령LNG터미널과 기초무기화학물질 제조업체인 대정이엠이 이 기간 계열사로 편입됐다. 보령LNG터미널은 GS에너지의 100% 자회사였으나 지난 8월 SK E&S가 1000억원 규모로 증자에 참여해 현재는 양사가 50%씩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내부일감을 줄이기 위한 GS그룹의 자정 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규제 속에서도 GS그룹은 꿋꿋이 총수일가에 이득을 안겨 주는데 급급했다”며 “이러한 가운데 계열사 증가는 새로운 계열사 물량이 기존 내부거래에 더해지는 결과를 낳을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반면 GS그룹은 올해 7곳의 계열사를 기업집단에서 제외시켰다. 5월에 씨브이에스넷(택배서비스), 구미그린워터(하수시설관리), 정산이앤티(기계설비공사), 코스모엘앤에스(의료도소매), 코스모에스앤에프(의류도소매), 10월 승산레저(스포츠서비스), STS로지스틱스(운송) 등이 차례로 계열사에서 제외됐다.

이중 정산이앤티와 코스모엘앤에스, 코스모에스앤에프는 코스모그룹과 승산레저, STS로지스틱스는 승산그룹과 연관돼 있다. 코스모그룹은 허 창업주의 넷째 아들인 허신구 GS리테일 명예회장의 장남 허경수 회장이 이끌고 있다. 또 승산그룹은 허 창업주의 다섯째 아들 허완구 회장이 수장이다. 허창수 GS그룹 회장과는 허경수 회장이 사촌형제, 허완구 회장이 삼촌-조카 관계다.

땅 짚고 헤엄치기

정산이앤티, 승산레저, STS로지스틱스는 일감 몰아주기 기업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정산이앤티는 2011년 292억원의 매출 중 133억원이 내부거래를 통해 발생했으며, 승산레저의 지난해 내부거래 비중도 20%(11억원)에 달했다. 특히 STS로지스틱스는 허완구 회장의 미성년 손자 두명이 최대주주인 곳으로 작년 매출 66억원 전부를 내부거래로 벌었다. 이는 올해 국정감사에서 일감몰아주기 대표사례로 지목되기도 했다.


김설아 기자 <sasa708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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