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잃은 스타들 슬픈 가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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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잃은 스타들 슬픈 가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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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배인순, 이광기<뉴시스>

아들·딸 가슴에 묻은…그들도 부모다

[일요시사=사회팀] 예부터 ‘부모는 산에 묻고 자식은 가슴에 묻는다’고 하지 않던가. 연예인이기 전에 한 아이의 부모로서 사랑하는 자식을 가슴에 묻을 수 밖에 없었던 그들. 절망적이었던 과거를 딛고 우리에게 웃음을 주는 연예인들이 있다.

배우 이광기는 신종플루에 의한 폐렴 호흡곤란 증후군으로 아들을 잃었다. 2009년 이광기의 외아들인 이석규군은 감기 증상을 보여 개인 이비인후과에서 목감기 처방을 받았다. 다음 날 탈진증세와 구토가 지속돼 찾은 병원에서 폐렴판정을 받았다. 당시 함께 실시한 신종플루 검사에서 음성반응이 나왔으나 이군은 격리 병실에 입원됐다. 이후 호흡곤란이 심해지면서 중환자실에 이송된 이군은 심장마비와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지만 입원한 지 이틀 만에 사망했다.

한푼 두푼 모아
환아 진료비로

이군은 SBS <스타 주니어 쇼 붕어빵> 가족특집에 출연하며 관심을 모았다. 당시 기러기 아빠로 알려진 이광기는 외국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가족들과 캠핑을 가는 등 행복한 생활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아들 이군을 떠나 보낸 후에도 지속적으로 미니홈피에 아들 사진을 올려 보는 이들로 하여금 더욱 안타깝게 했다.

신앙생활을 하며 슬픔을 달래던 그는 아들을 잃은 지 한 달여 만에  SBS <절친 노트>에 출연해 “사실 내가 웃으면서 방송할 수 있을까 (아들에게) 미안한 감이 없지 않았다”며 “하지만 내가 괴로워하는 것보다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게 아들이 진정 바라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지난 1월에는 MBC <기분 좋은 날>에 출연해 100일을 맞은 늦둥이 이준서군을 공개했다. 방송에 출연한 그는 “(아들 석규) 생각이 안 난다면 거짓말이다. 그 아이를 통해서 소중한 막내아들 준서가 태어났다고 생각 한다”며 “이 아이가 석규의 몫을 다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잘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70년대 미녀 자매 듀엣으로 이름을 날렸던 펄시스터즈의 멤버 배인순은 차남을 잃었다. 지난 7월 그의 둘째 아들 최은혁씨는 처가 식구들과 여름 휴가를 보내기 위해 별장을 찾았다. 경기 가평군 설악면 미사리에 있는 별장 근처의 홍천강에서 수영을 하던 중 물에 빠진 그는 정신을 잃었다. 119 구조요원에 의해 구조되어 인근 병원에 후송됐으나 치료 4시간 만에 사망했다.

브라운관 뒤에 숨겨진 슬픔
각종 사고로 자식 먼저 보내

사고현장에 함께 있던 장인은 “최씨가 수영하러 들어간 뒤 곧바로 허우적거려 일행이 들어가 구조했다”며 “물에 들어가려는데 전기가 흐른다는 것을 알고 차단기를 내리고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사건을 조사 중인 경찰은 사고의 원인이 고압전류에 의한 감전사라고 보고 정확한 경위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갑작스런 아들의 사망소식에 충격을 받은 아버지 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은 응급실에 실려갔고 어머니 배인순은 장례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후 동생 배인숙이 한 잡지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가 슬픔에 빠져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전했다.

<커피 한 잔> 등의 히트곡으로 인기를 누린 배인순은 76년 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과 결혼해 22년의 결혼생활을 하며 세 아들을 낳았다. 숨진 아들 최씨는 최원석 전 회장과 배인순 사이에서 태어난 둘째 아들로 한미TV에서 기자생활을 한 후, 2011년부터 학교법인 공산학원 이사를 맡아 최원석 전 회장과 함께 동아방송예술대학을 이끌어왔다. 지난해에는 체납처분 면탈 방조 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했다.

중견 탤런트 박원숙도 불의의 사고로 외아들을 잃었다. TV 외주제작사인 ‘Mcity 프로덕션'의 PD였던 그의 아들 서범구씨는 2003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충격적인 죽음
개명하고 새삶

서울 강서구 염창동의 한 사무실에서 근무하던 서씨는 점심식사를 하러 동료들과 회사 밖으로 나왔다. 이 때 경사진 한 골목길에는 사이드브레이크가 채워지지 않은 1톤 생수배달트럭이 주차 중이었다. 트럭 운전사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경사길에서 미끌어진 화물차는 지나가던 서씨를 치었다. 당시 드라마 촬영 중이던 박원숙은 아들의 사고 소식에 급히 병원으로 향했으나 이미 숨진 뒤였다.

세 번의 이혼으로 순탄치 못했던 결혼생활 속에서 얻은 아들 서 씨는 박원숙에게 큰 위안이자 남편과 같은 존재였다. 아들이 사고를 당하기 전 박원숙의 자서전에는 “엄마가 일생 동안 진정으로 사랑한 남자는 너 하나뿐”이라고 언급하며 아들에 대한 각별한 사랑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후 박원숙은 KBS 드라마 <어여쁜 당신>에서 극중 아들인 기준(김승수)이 트럭에 치이는 사고로 병원에 입원하는 장면에서 실제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오열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탤런트 김태형은 지난해 끔찍한 사고로 세 아들을 잃었다.
KBS 공채 탤런트 출신의 그는 KBS 드라마 <산 넘어 남촌에는> <대왕의 꿈>등에서 조연과 단역으로 얼굴을 알렸다.

그의 세 아들은 사건 당시 3살, 5살, 8살로 전 부인 김 씨에 의해 살해됐다. 김 씨는 김태형과 다툰 후 세 아이를 데리고 집을 나갔다. 아이들과 함께 집을 나간 아내가 이틀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자 김태형은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김 씨가 아이들의 유치원 선생님에게 전화를 해 10만원을 송금받았다는 사실을 토대로 경기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의 한 모텔에 있는 그를 체포했다. 경찰은 당시 “담배 연기와 소주병이 놓여진 방에 세 아이들은 이불을 덮고 숨져 있었고 김 씨는 멍하니 앉아 아이들을 바라보고 있었다”고 전했다. 세 아이를 베개로 눌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씨는 현재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세 아들을 잃은 김태형은 아내와 이혼한 후 ‘김나사’로 개명해 무료 연기지도로 재능기부를 하는 등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힘들고 힘들어
순간 자살시도도

맥도날드 아저씨로 불리며 KBS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신돈> 등에서 다양한 연기를 보여준 탤런트 김명국은 백혈병으로 아들을 잃었다. 9살이던 그의 아들 김영길 군은 2000년 감기로 찾은 병원에서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이후 치료를 통해 완치 판정을 받았으나 2003년 다시 재발하며 2004년 제대혈을 기증받아 조혈모세포 이식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5 년 동안 항암치료를 받아 면역력이 약화된 영길 군은 폐에 자리 잡은 곰팡이균으로 인해 호흡곤란이 왔고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아들을 잃고 난 후, “아이가 투병을 할 때는 아무나 붙잡고 골수 검사를 부탁하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골수 검사는 일반 혈액검사나 마찬가지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너무 기피하는 게 마음 아파요”라고 말한 김명국은 그의 아내 박귀자 씨와 골수 검사에 대한 부정적인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고자 노력하고 있다. 2005년 장기기증운동단체인 ‘한국생명나눔운동본부’의 명예홍보대사로 활동했던 그는 현재 ‘생명을 나누는 사람들’의 홍보대사로 대학로에서 골수기증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부인 박 씨도 <내 아이는 천국의 아이입니다>라는 제목의 책을 펴내 받은 인세를 모아 백혈병 환아의 진료비로 기부하기로 했다.

유재석을 앞서는 최고령 국민MC 송해 또한 아들을 잃은 가슴 아픈 사연을 갖고 있다. 33년 동안 그가 진행한 대한민국 최장수 프로그램, KBS <전국노래자랑>은 ‘하늘로 먼저 간 아들이 준 선물’이다.

너무 힘들어 극단적 선택도
우울한 과거 딛고 다시 우뚝

84년 대학교 2학년이던 그의 아들은 평소 오토바이를 좋아했다. 어머니를 설득해 받은 오토바이를 타고 한남대교를 지나던 아들은 빗길에 미끄러져 사고를 당했다. 사고 당시 수술실 문틈 사이로 보인 아들은 ‘아버지 살려줘’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세상을 떠났다.

아들을 잃은 충격에 그는 74년부터 진행해 온 인기 절정의 교통방송 <가로수를 누비며>를 하차했다. 아들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낭떠러지에서 떨어져 죽으려 했지만 바위 틈에 있는 소나무에 걸려 살아나며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정윤희

이러한 송해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한 PD는 “바람이나 쐬러 다니자”며 그에게 <전국노래자랑> MC를 제안했다. 2010년 KBS <승승장구>에 출연한 그는 “<전국노래자랑>을 통해 아들을 잃은 아픔을 치유했다. 아들이 마지막 선물로 <전국노래자랑>을 보내준 것 같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아들을 잃은 후 사고 장소였던 한남대교를 절대 지나다니지 않는다며 아들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80년대 미녀 배우 정윤희. 그는 2011년 의문사로 막내아들을 떠나 보냈다. 21세의 나이로 영화계에 데뷔한 정윤희는 여우주연상을 싹쓸이하며 영화계의 기대주로 성장했으나 중앙건설 대표이사 조규영 회장과 결혼을 하며 연예계를 은퇴했다.

숨진 막내아들 조씨는 2남 1녀 중 막내로, 조 회장과 전처 사이에서 얻은 1남 1녀를 키우던 정윤희가 결혼 5년 만에 얻은 아들이다.

미국에서 유학 중이던 그의 막내아들의 사망소식은 미국의 한인 인터넷 신문인 <유코피아>를 통해 보도됐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사립 명문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에 재학 중이던 한인 학생의 의문사가 보도된 이후 숨진 학생이 정윤희 아들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외아들의 의문사
온갖 소문 돌아

사건 당시 조군은 친구들과 술을 마신 후 급성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한인 타운 근처 할리우드장로병원 응급실로 이송됐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당일 밤 숨을 거뒀다.

의문사로 숨진 조군의 부검결과가 “약물과 관련이 있다. (숨진 조군이) 약물 복용으로 심장마비 증세를 일으킨 것 같다”며 “타살이나 자살의 흔적은 없었다”고 나오자 일각에서는 마약 복용설이 돌았다.

국내 유명 영재학교를 거쳐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명문 사립 고등학교인 하버드-웨스트레이크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조군은 아버지인 조 회장을 따라 서던캘리포니아대학에 진학한 수재로 알려져 안타까움이 더했다.

최현경 기자<mw2871@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자녀 주위 항상 맴도는 ‘헬리콥터 부모’를 아십니까
자녀 주위를 항상 맴돌고 있다는 의미의 신조어 ‘헬리콥터 부모(Helicopter Parents)’. 이는 교육 관계자들 사이에 흔히 쓰이는 말로 항상 자식들 주위를 맴돌며 지켜보다가 부모의 도움을 필요로 하면 언제 어디서든 헬리콥터처럼 쉽게 내려앉아 참견하는 부모들을 의미한다. 자녀의 학교생활에 간섭하던 ‘헬리콥터 부모’들이 최근에는 학교생활을 넘어 직장까지 등장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경기도 부천의 한 병원에서 일하는 김모씨는 병원 근무자 공고를 냈다가 황당한 경험을 했다. 면접을 보러 온 지원자가 어머니와 함께 온 것. 김모씨는 지원자의 어머니로부터 “잘 부탁드려요”라는 말을 들었다. 김씨는 “20살이 넘는 성인이 면접을 보러 온 자리에 어머니가 함께 오다니 황당하다”며 “다른 병원에서 일한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어머니가 퇴근시간부터 병가까지 모두 간섭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이런 부모들의 지나친 간섭에 서울대 아동심리학 곽금주 교수는 “과거에 비해 경제력이 신장되고 양육하는 자녀수가 감소함에 따라 최근 부모들의 과보호 현상이 많이 나타나게 됐다”며 “특히 사회에 진출하지 못한 고학력자 출신의 어머니들은 자아실현을 위해 자녀에게 모든 열정을 쏟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가정은 자녀가 성인이 되면 우울증에 빠지는 부모도 있고 자녀들의 결혼 연령이 늦어지기도 한다”며 “부모와 자녀는 그들의 관계를 재조명하고 둘 다 심리적인 독립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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