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심' 이정현 청와대 신임 홍보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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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인물> '박심' 이정현 청와대 신임 홍보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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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H 구원투수' 불통 깨고 소통 나선다

[일요시사=경제1팀] '불통'이미지가 강했던 청와대에 구원투수가 등장했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다. 정무수석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입'으로 자리를 옮긴 이 수석은 언론과의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목욕탕 토크' '쪽지 토크' '새벽 토크' 등 파격제안도 서슴없다. 하지만 이 수석의 자리이동에 대한 시각차는 있다.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이지만 일각에서는 '회전문 인사' '돌려막기 인사'라는 반발도 나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그동안 공석이었던 청와대 홍보수석에 이정현 정무수석을 기용했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홍보수석 자리는 대통령과의 직접 소통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그것이 인사의 판단 기준으로 작용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이 수석의 수평이동으로 공석이 된 정무수석과 윤창중 전 대변인의 낙마로 비어있는 남성 대변인의 경우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소통 청와대'
시동 건 이정현

청와대는 지난 5월22일 이남기 전 홍보수석의 사표를 수리한 이래 언론인과 정치인 출신 가운데 후임자를 물색해 왔다. 그러나 외부에서 마땅한 적임자를 찾지 못해 결국 이 수석을 수평이동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정무수석이 홍보수석으로 수평이동한 것은 청와대 내 홍보기능을 강화하겠다는 박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의 이 수석에 대한 신뢰도 엿볼 수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당시 김병호 대선캠프 공보단장의 활동이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오자, 선거 3개월 전에 공보단장을 이 수석으로 교체한 적이 있다. 청와대 내부에서 "이 수석이 박근혜정부의 '왕수석'"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이 수석은 홍보수석으로 자리를 옮긴 직후부터 기자들과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는 등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매일 청와대 기자실인 춘추관을 찾아 각종 파격 제안을 내놓고 있다. 이남기 전 수석은 100여일 동안 불과 여섯차례 춘추관을 찾았다.

이 수석 지난 4일 오전 10시께 춘추관을 찾는 것으로 공식일정을 시작했다. 이날 이 수석은 '목욕탕 토크'를 제안, 춘추관을 발칵 뒤집어 놨다. 그는 "오전에 씻기도 해야 하고 청와대로 오면서 여러 가지 조율할 것도 많이 기자들 전화를 다 받을 수가 없다"며 "새벽에 춘추관 지하 목욕탕에서 출근한 기자들과 간단히 얘기하면서 언론이 청와대에 대해 궁금한 게 뭔지 들어볼 생각"이라고 했다.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모든 것(?)을 보여주겠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 수석의 '꿈'은 이뤄지지 못했다. "여기자들은 소외된다" "새벽에 출근하는 기자가 얼마나 되나" 등 이의가 제기됐고 이 수석은 "목욕은 청와대 경내에서 하겠다"고 물러났다. 대신 아침 회의 전 오전 7시쯤 춘추관에 들러 '새벽 간이토크'를 하는 것으로 정리했다.

이 수석은 새벽 간이 토크 외에도 언론과의 접촉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오전 청와대 회의 이후 한 번, 오후 청와대 회의 이후 한 번 기자실에 들러 언론의 관심사에 대해 백브리핑 형식으로 알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씻을 때, 회의할 때 빼고는 언제든 전화를 받겠다. 만나야 할 때 만나고 연락해야 할 때 연락하겠다"고 약속했다.

언론과 스킨십 강화…'목욕탕 토크' 파격제안
'그 사람이 그 사람' 회전문·돌려막기 비판도

이남기 전 수석 시절 '청와대 관계자' 보도 자제 요청 논란에 대해서는 '고위 관계자'라는 표현은 자제를 요청하고 '관계자'는 허용했다.

'쪽지 토크'도 제안했다. 이 수석은 기자들이 궁금한 점을 쪽지로 남겨 놓는 미국을 예로 들면서 "우리도 그대로 해보자"고 말했고 이에 홍보수석실 직원들은 기자들이 질문지를 붙일 수 있도록 즉각 게시판을 마련했다.

이틀 째인 지난 5일 오전 6시55분, 이 수석은 전날 약속대로 춘추관을 찾았다. 일부 기자들은 '와∼'하는 탄성을 질렀다.

"긴장이 돼 잠이 안 와서 일찍 나왔다"고 말문을 연 이 수석은 30여 분간 각종 현안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박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그답게 기자들의 질문에 허심탄회하게 답변하며 공감을 이끌었다.

2007 대선경선 이후
'박근혜 복심'으로

이 수석은 "미국 백악관 기자실은 어떻게 운영되는지 등을 살펴보려고 책 5권을 구했다"고 말문을 열였다. 이어 "'우리 기자들은 왜 대통령을 힘들게 하는 거야'라고 생각했는데 미국 기자들과 대변인의 갈등은 우리보다 100배나 심하더라. 그래서 나도 웬만하면 다 참으려고 한다"고 우스갯소리를 건넸다.

그는 또 박 대통령 취임 100일을 전후로 언론이 제기한 국정 운영에 대한 각종 지적에 대해 "하나하나 귀 기 기울여야 할 부분이고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지적이라고 본다"며 "아주 잘못된 팩트 외에는 국민의 뜻으로 알겠다"고 했다.

과도한 언론의 관심에 대한 부담감도 드러냈다. 이 수석은 "가급적 내 이름이 기사에 등장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내가 중심이 되면 안 된다. 나는 비서일 뿐이다. 공식 발표는 대변인을 통해 하고, 나는 배경 설명을 주로 하겠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정무수석 시절에도 "목에 힘을 빼라"고 당부해 왔다.

언론은 이 수석의 이러한 소통 구상에 대해 '신선한 시도'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민주당도 원활한 소통을 기대하는 등 대체적으로 반기는 분위기다.

수평이동에
인재풀 논란

김관영 민주당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박근혜정부의 '불통 정치'에 국민의 실망이 컸고 윤창준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문 참사'와 이남기 전 홍보수석의 사퇴는 국정혼란으로까지 이어졌다"며 "이 신임 홍보수석은 박 대통령의 심중을 가장 잘 아는 사람 중 한 분으로 알려져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 대변인은 "이 신임 홍보수석이 국민과의 소통을 원활하게 해서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 정치가 개선되고 국정혼선을 줄여주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유일호 새누리당 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대선 기간에 공보단장을 역임하는 등 박근혜 대통령의 '입' 역할을 해온 만큼 자기 자리를 찾아간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이 홍보수석은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고 비록 언론인 출신은 아니지만 전문성에서 별로 시비를 걸 점이 없는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부정적인 시선도 있다. '회전문·돌려막기 인사'라는 지적이다. 홍성규 통합진보당 대변인은 현안논평에서 "이 신임 수석은 당선인 시절 정부팀장을 맡아 보안중시를 강조하며 '외과 수술로 입을 없애 버렸다'고 했는데 얼마 되지도 않아 다시 입을 활짝 열어야 하는 처지가 됐다"고 말했다.

또 "지난 100일 동안 끊임없이 인사실패, 인사참사로 비판받았던 박 대통령 인사의 종착점은 결국 회전문 인사, 돌려막기 인사로 판명됐다"며 "우리 국민들은 벌써 대통령의 수첩 속 명단을 모두 확인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지안 진보정의당 부대변인도 논평에서 "정무수석을 홍보수석으로 돌려막는 회전문 인사의 화룡점정"이라며 "박근혜정부 인재풀의 한계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사례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또 이 수석을 겨냥해 "겸허하고 낮은 자세로 첫째도 소통, 둘째도 소통하는 구원투수 홍보수석이 되시라. 이 수석의 균형 있는 자세가 국민대통합과 소통정치의 성패를 판단케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기현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tbs 라디오 <열린 아침 송정애입니다>에서 "대통령이 자신의 비서를 A라는 보직에 놓고 B라는 보직에 놓고는 그야말로 내부의 일"이라며 "회전문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역량 있는 분, 그래서 당청관계 뿐 아니라 청와대와 야당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소통을 잘하고 또 국민들에게도 청와대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생각을 소통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을 빨리 찾아내는 그것을 회전문 인사라고 자꾸 비판만 하고 있으면 적절하지가 않다"고 말했다.

"대통령과 가장 잘 통한다"
친박계서도 핵심 중 핵심

김 정책위의장의 말처럼 대놓고 비판만 하는 것은 맞지 않지만 박 대통령이 새 인물을 수혈하지 못하고 정무수석을 수평이동시킨데 대한 '회전문·돌려막기 인사'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또한 당장 공석이 된 정무수석을 찾는 일도 시급하다.

청와대 주변에서는 정무수석 후보군으로 친박계 출신의 전직 의원군이 먼저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그중에서 3선 출신의 김학송 전 의원을 비롯해 재선 출신의 이성헌 전 의원, 초선 출신의 권영진·현지환 전 의원 등 친박계 인사들이 우선적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수석은 박 대통령의 속마음과 철학 등을 가장 잘 꿰뚫고 있는 인물 중 한 명으로, 친박계에서도 핵심 중 핵심으로 꼽힌다. 전남 곡성 출신의 이 수석은 광주 살레시오고와 동국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정치계에 입문한 때는 1985년 전남도지사를 지낸 구용상 민정당 전 의원의 총선 캠프에 합류하면서 부터다. 이후 16대 대통령 선거 당시 이회창 후보 측 대선기획단장을 맡았으며 당료로 활동하다가 지난 18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19대 총선에서 광주 서구을에 출마, 낙선했으나 민주당의 텃밭에서 39.7%라는 득표율을 기록하며 선전해 당에선 호남 배려차원으로 지난해 6월 그를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했다.

지난 대선에서 박 대통령의 부름을 받아 선대위 공보단장을 맡았으며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는 정무팀장을 맡아 활동했다. 이후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발탁되면서 당·청 간의 소통을 주도하는 가교 역할을 해왔다.

박 대통령과는 2004년 처음 만났다. 박 대통령이 17대 총선 직후 오찬 자리를 마련했는데 광주 지역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이 수석이 이 자리에서 "호남 포기 전략을 포기해달라"고 주장한 게 계기였다. 박 대통령은 "어쩌면 그렇게 말씀을 잘 하느냐"고 감탄했고, 며칠 뒤 그를 당 수석 부대변인으로 발탁했다.

이 수석은 이후 박 대통령의 지근거리에서 홍보 책임자로 활동했으며 박 대통령이 2007년 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패배하고 정치적 칩거를 이어갈 때도 대변인 역할을 했다. 이명박 후보 측의 선대위 고위직 제의와 김문수 경기지사 측의 정무부지사 제의를 모두 고사하면서까지 박 대통령을 지켜 '박근혜의 입' '걸어 다니는 박근혜 사전'이라는 별칭도 얻었다. 당시 혼자서 전 언론을 상대하다 보니 휴대전화 배터리를 12개씩 준비해놓고 사용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후임 정무수석은?
친박계 출신 거론

그는 2011년 쓴 자전적 에세이에서 박근혜 정치에 대해 "부정부패가 얼씬도 못하는 윗물이 맑은 사회를 이룰 것이고 정치 선진화를 실현해 인치가 아닌 시스템으로 국정을 운영하는 최초의 지도자가 될 것이며, 사회간접자본 확충에 주력한 기존 정치와 달리 사회적 자본, 즉 신뢰·원칙·법치 등을 확립시킬 것"이라고 표현했다.

지난달 공개된 공직자 재산현황에서 이 수석은 청와대 수석비서관 이상 10명 중 가장 적은 4억5000만원을 적어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며 박 대통령과 함께 청와대에 들어온 후 "3년만 일하고 은퇴해서 가족과 삶을 누리며 종교 관련 일을 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힌 바 있다. 가족은 부인 김민경씨와 슬하에 1남1녀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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