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통령, 신임 총리에 안대희…남재준·김장수 사표 수리

한국뉴스

박대통령, 신임 총리에 안대희…남재준·김장수 사표 수리

일요시사 0 1636 0 0
 

 ▲ 안대희 국무총리 내정자가 22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총리 내정에 대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일요시사=정치팀] 김해웅 기자 = 박대통령, 신임 총리에 안대희…남재준·김장수 사표 수리

박근혜 대통령이 22일, 정홍원 국무총리의 후임으로 안대희 전 대법관을 내정했다.

또 간첩사건 증거조작 사건·재난 컨트롤타워 부인 논란 등을 빚은 남재준 국가정보원장과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사표를 수리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브리핑을 갖고 "박 대통령은 대국민담화를 통해 밝힌대로 세월호 사고를 통해 드러난 우리 사회의 잘못된 관행과 공직사회의 적폐를 척결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국가개조를 추진하기 위해 오늘 새 국무총리를 내정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민 대변인은 새 총리 인선 배경에 대해 "안 내정자는 대법관과 서울고검장,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등을 역임하면서 불법 대선자금과 대통령 측근 비리에 대한 성역없는 수사 등을 통해 소신을 보여줬다"며 "따라서 앞으로 공직사회와 정부조직을 개혁하고 비정상의 정상화를 강력히 추진해 국가개조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안 내정자는 검찰 재직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 측근 비리와 한나라당 대선자금에 대한 성역없는 수사로 국민적 지지를 얻은 바 있는 인사다.

경력도 화려해 만 20세에 사법시험에 합격, 25세에 최연소 검사가 된 뒤 한 번 하기도 어렵다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본부 과장을 두 번이나 지냈다. 부산지검 특수부장과 대검 중수1·3과장, 요직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2·3부장도 모조리 거쳤다.

서울지검 특수부장으로 재직할 때는 서울시 버스회사 비리사건, 대형 입시학원 비리, 설계감리 비리 등을 수사하며 '국민검사'라는 별칭을 얻는 등 명성을 날리기도 했다.
 

  
 

지난 대선에서는 박 대통령의 삼고초려 끝에 미국 스탠포드 대학 체류 일정을 미루고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대선 승리에 공을 세우기도 했다.

실질적인 인사권 분산과 비리부패 근절을 위한 특별감찰관 및 상설특별검사제 도입, 정당공천제 개혁 등을 담은 박 대통령의 정치쇄신안이 바로 안 내정자의 작품이다.

과거 나라종금 비리에 연루돼 구속된 바 있던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이 당시 박 대통령의 대선캠프에 영입되자 "비리전력 인사를 영입하는 것은 쇄신작업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기도 했다.

민 대변인은 "앞으로의 내각 개편은 신임 총리의 제청을 받아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개각은 안 내정자가 국회 동의를 받아 총리로 정식 임명될 때까지 미뤄질 전망이다.

다만 정홍원 총리는 세월호 사고수습이 진행되고 있고 국정의 공백도 없도록 하기 위해 신임총리가 임명될 때까지 직무를 계속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민 대변인은 전했다.

청와대는 최대한 빨리 국회에 안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서를 송부한다는 방침이다.

민 대변인은 또 사표가 수리된 남재준 국정원장과 김장수 안보실장과 관련해 "후임인사는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 원장과 김 실장은 이날 사표를 제출했고 박 대통령이 즉시 이를 수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실장은 이날 오후 1시30분께 청와대에서 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 원장은 서울시 공무원에 대한 간첩증거 조작사건의 책임으로, 김 실장은 세월호 사고수습 과정에서 "국가안보실은 재난과 관련한 컨트롤타워 역할이 아니다"라고 주장해 논란을 빚은 데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민 대변인은 김 실장의 사표 수리로 청와대 참모진 개편을 마무리짓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이번 안 전 대법관의 총리 내정을 두고 '좋은 인사'라는 분위기가 강하지만, 일각에서는 "구색맞추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들린다. 

실제로 정홍원 전 총리가 세월호 참사를 통해 총리로서의 자질론에 심대한 타격을 받은 것도 아닌데다가 신임 총리 내정 발표 직후부터 벌써 여권 내부에서는 '세월호 위기'에서 벗어나기를 기대한다는 논평까지 나오고 있다. 불리해질대로 불리해진 세월호 정국을 '안대희 총리 카드'로 극복해보겠다는 계산으로 읽힌다.

이날 오후,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안 총리 내정자에 대해 "하루속히 내각의 전열을 재정비하고 세월호 위기를 지혜롭게 극복해서 미래의 희망 에너지로 승화시키는 데 진력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월호 침몰 이후 전혀 새로운 나라를 만들겠다고 공언한 박 대통령의 약속이 지켜지려면 리더십이 충만한 '총리다운 총리'여야 한다. 의전총리, 대독총리는 없느니만 못하다. 세월호 사태에서 경험했듯이 모든 국가권력들이 대통령에게만 치우쳐 있어 행정부 2인자인 총리는 그야말로 '허수아비'에 불과했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에서 제대로 된 책임총리제가 뿌리박히기 위해서는 대통령에게만 쏠려 있는 권한을 일정 부분 총리에게 위임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haewoong@ilyosisa.co.kr>

0 Comments
광고 Space available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