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은이파 조양은 ‘권총 협박’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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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은이파 조양은 ‘권총 협박’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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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은이파' 두목 조양은씨 <사진=뉴시스>













'힘빠진 보스' 주먹발 떨어지자 다구발?

[일요시사=사회팀] 이광호 기자 = 100억원대 사기 대출을 받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폭력조직 ‘양은이파’ 두목 조양은(64·구속)씨가 추가 기소됐다. 조씨는 지난해 1월 말 필리핀에서 자신의 지인에게 200만원을 빌려간 최모씨가 돈을 갚지 않자 최씨를 소개해 준 피해자 소모씨를 폭행하고 권총으로 협박했다. 격발은 하지 않았지만, 그 과정이 매우 잔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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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은이파’ 두목이었던 조양은(64·구속)은 필리핀 앙헬레스에서 화려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지난해 초, 앙헬레스 지역에서 평소 친하게 지내던 이모씨로부터 도와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이씨는 자신의 억울함을 그대로 조씨에게 전했다. 이씨는 자신의 지인 소모(59)씨의 소개로 최모씨에게 200만원을 빌려줬는데, 여전히 받지 못했다며 빌려준 돈을 받을 수 있도록 협조를 구했다. 

총으로 얼굴 가격
 
조씨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이씨와 함께 최씨에게 돈을 빌려준 소씨와 접촉했다. 이들은 도심의 한 건물에 있는 집에 들어가 본론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조씨는 이씨에게 200만원을 빌려간 소씨에게 “왜 돈을 갚지 않아 나까지 오게 하느냐”며 화를 냈다.
 
이에 소씨가 별 반응을 보이지 않자 조씨는 미리 준비해둔 권총을 소씨에게 겨눴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소음기를 꺼내 권총 총열에 결합시켰다. 소음기를 단 권총을 잡은 조씨는 이윽고 소씨에게 입고 있는 옷을 모두 벗으라고 지시했다. 소씨는 식은땀을 흘려가며 어쩔 수 없이 옷을 벗었다. 팬티 한 장도 용납되지 않았다.
 
조씨는 소씨를 겨누던 권총의 몸통을 잡고 손잡이 부분으로 머리를 마구 내리쳤다. 소씨는 극도의 공포감에 휩싸여 흐르는 피를 닦았다. 조씨의 폭행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주먹과 발을 이용해 최씨를 무자비하게 폭행했다. 소씨는 신음을 내며 살려달라고 애원했다.
 
이내 조씨는 담배와 라이터를 꺼냈다. 폭행이 끝날  것만 같았다. 그러나 진짜 고통은 이때부터였다. 조씨는 담배에 불을 붙인 뒤 소씨의 성기를 지졌다. 이러한 폭행은 무려 3시간 동안 이어졌다.
 
지난달 24일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조기룡)는 필리핀 도피 시절 권총으로 채무자를 위협하고 폭행한 혐의(폭력행위등처벌법상 집단·흉기 등 상해)로 폭력조직 ‘양은이파’ 두목 조씨를 추가 기소했다. 
검찰조사 결과 조씨는 소씨에게 권총을 꺼내 소음기를 부착한 뒤 소씨의 머리에 겨눈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소씨의 옷을 모두 벗게 한 조씨는 권총 손잡이 부분과 자신의 주먹과 발로 소씨의 얼굴 등 온몸을 수차례 때리고, 담뱃불로 소씨의 성기를 지지는 등 3시간에 걸쳐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씨가 범죄를 저지른 필리핀 앙헬레스 지역은 필리핀 내에서 상대적으로 위험한 도시다. 특히 살인 사건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한인 피살 사건은 대부분 앙헬레스에서 일어난다. 과거 미 공군기지가 있던 클락 주변의 앙헬레스는 필리핀의 유명 관광지로 한국인들이 자주 찾고 한국교민들도 많이 거주하고 있다.
 
조씨는 앞서 지난 3월 저축은행에 허위서류를 꾸며서 낸 뒤 수십억원을 대출받은 혐의로 추가 기소된 바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 3부(부장 조기룡)는 허위 서류를 만들어 14억원을 대출받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조씨를 추가 기소했다. 당시 범행에 가담한 신모(41)씨와 박모(37)씨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사기대출 재판 과정서 깡패짓 속속 드러나
200만원 때문에…권총에 소음기 달아 겨눠
 
검찰은 조씨가 2011년 1월부터 3월까지 자신이 운영하던 서울 강남의 한 유흥주점 종업원들에게 마치 선불금을 내준 것처럼 이른바 ‘마이낑’ 서류를 작성해 제일저축은행에서 14억원을 대출받아 가로챈 것으로 봤다. ‘마이낑’이란 유흥업소 종업원들이 업주에게 선불로 돈을 빌려쓴 뒤 작성하는 보증서를 말한다.
 
이들은 조씨가 실제 업주로 있는 서울 강남의 한 유흥주점의 바지사장 정모씨의 계좌로 돈을 송금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조씨와 함께 기소된 신씨는 이 유흥주점을 박씨로부터 인수받아 운영하는 영업사장이었다. 조씨 등은 있지도 않은 종업원들을 등장시켜 보증서를 꾸며 은행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조씨 측 변호인은 “허위 선불금 서류가 이용된 것인지 몰랐다”며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받은 대출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 변호인은 “조씨는 유흥주점의 지분권자이긴 했지만, 손님을 유치하는 데만 관여했을 뿐”이라며 “허위서류를 제출했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 사기범죄를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조씨는 지난해 12월 마이낑 대출 사기 혐의로 인터폴 수배를 받다가 필리핀 북부 팜팡가주 앙겔레스시 소재 클락 경제특별지구 안에 있는 M카지노에서 현지 보안당국에 의해 붙잡혔다. 1년6개월에 걸친 도피 생활의 최후였다.
 
당시 조씨를 붙잡기 위해 필리핀 이민국과 현지 경찰, 유엔마약범죄사무국(UNODC) 등이 협조해 수사망을 좁혀 마침내 조씨는 포승줄에 묶였다. 그러나 조씨는 자신과 관련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에 대한 재판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조씨는 전국구 조폭 ‘양은이파’의 두목으로 알려져 있다. 범서방파, OB파와 함께 1970∼80년대를 삼분했던 그는 평생에 걸쳐 교도소 수감과 출소를 반복했다.
 
전남 광주 출신인 조씨는 10대 후반부터 주먹 세계에서 활동했고, 18세 때 ‘화신 8인조’란 폭력 조직을 결성해 서울로 향했다. 서울에서 2번의 폭력 사건에 연루되는 등 감옥을 오가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의 나이 23세 때의 일이다.
 
이후 세력을 넓힌 조씨는 자신의 이름을 딴 폭력조직 ‘양은이파’를 만들면서 전국구 반열에 올라섰다. 그러나 신군부는 1980년 ‘사회 정화’ 차원에서 대대적인 조폭 검거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조씨는 범죄단체 결성 혐의로 구속돼 15년간 교도소 생활을 했다.
 
1995년 만기 출소한 조씨는 독실한 신앙인으로 변신해 세간을 놀라게 했지만 그의 개과천선은 오래가지 못했다. 1996년 자신의 자서전 <어둠속에 솟구치는 불빛>을 발표한 그는 일대기를 그린 영화 <보스>에 직접 출연하여 화제를 낳으며 조명을 받던 찰나, 같은 해 억대의 스키 회원권을 갈취한 혐의로 검찰에 구속돼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담뱃불로 성기 지져
 
이후 출소한 조씨는 해외원정 도박 등의 혐의로 2001년 또 다시 구속돼 징역 10개월을 선고받았다. 그리고 2004년 조씨는 순복음총회 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 신학석사학위를 받았고,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향토음식 전문점 ‘오시리’를 개업했지만, 그는 버릇을 고치지 못한 채 여전히 재판을 받고 있다.
 
 
<khlee@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경찰 폭행 하이힐녀 처벌은?
 
지난달 24일 서울 종로경찰서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 추모 집회에서 하이힐로 경찰의 머리를 찍어 부상을 입힌 진모(여·47)씨를 구속했다.
 
진씨는 지난달 31일 밤 9시 51분쯤 세월호 참사 희생자 추모 집회가 끝난 뒤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차로를 점거하고 시위를 벌이던 중 이를 막는 종로경찰서 소속 의경의 머리를 자신의 하이힐로 내리쳐 이마를 12바늘 꿰매는 부상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진씨는 “나도 경찰에 떠밀려 다쳤다”며 치료받기를 요구해 연행되지 않았다. 경찰은 이후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진씨의 혐의를 입증했다. <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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