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이 윤창중 싫어하는 이유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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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이 윤창중 싫어하는 이유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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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중 앉혀놓고 새정부 잘 봐달라고?"

[일요시사=정치팀] 대변인과 기자는 늘 첨예한 이슈들을 놓고 공격과 방어를 해야 하는 사이다. 때문에 결코 좋을 수만은 없는 관계다. 하지만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과 기자들 간의 관계는 유독 살벌하다. 인수위 시절부터 윤 대변인이 브리핑을 할 때면 기자들 사이에선 여지없이 불평불만이 쏟아져 나왔다. 청와대 인선을 앞두고는 기자들 사이에서 ‘대변인이 윤창중만 아니면 된다’는 우스갯소리가 돌 정도였다. 기자들은 왜 윤 대변인을 이토록 싫어하게 된 것일까? <일요시사>가 기자들이 윤 대변인을 싫어하는 세 가지 이유를 짚어봤다.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부터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윤창중 전 인수위 대변인이 지난달 24일 청와대 대변인으로 전격 임명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윤 대변인을 둘러싼 논란을 의식한 듯 이례적으로 대통령 취임식 바로 전날 늦은 밤 인선을 발표했다. 당장 야권에선 '도둑인선'이란 비판이 거셌지만 박 대통령의 계산(?)대로 다음날 열린 취임식 열기에 파묻혀 논란은 순식간에 잠잠해졌다.

도둑 인선

윤 대변인은 인수위 대변인으로 임명됐을 때부터 숱하게 논란이 돼온 인물이다. 언론인 출신으로 과거 자신이 쓴 칼럼들에서 야권인사들에 대해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는 등 박 대통령이 대선기간 끊임없이 외쳤던 대통합과는 거리가 먼 극우인사였기 때문이다.

당시 야권은 물론이고 새누리당 내에서조차 윤 대변인 임명을 둘러싼 불만이 표출되자 인수위 측은 "결과로 평가 해달라"며 호소했지만 결과도 별반 신통치 않았다.

인수위 시절부터 윤 대변인이 브리핑을 할 때면 기자들 사이에선 여지없이 불평불만이 쏟아져 나왔다. 윤 대변인은 인수위 기간 기자들의 질문에는 "모른다"는 답변으로 일관하기 일쑤였고, 신경질적인 태도로 기자들과 여러 차례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오죽하면 인수위의 한 핵심인사도 윤 대변인의 브리핑 태도와 방식을 강하게 비판했었다는 후문이다. 청와대 인선을 앞두고 기자들 사이에서 '대변인이 윤창중만 아니면 된다'는 우스갯소리가 돌았던 이유다. 불가근불가원. 대변인과 기자는 가장 가깝고도 먼 사이라곤 하지만 윤 대변인과 기자들의 사이는 유독 살벌했다.

기자들이 윤 대변인을 싫어하는 첫 번째 이유는 윤 대변인이 이른바 '입 없는 대변인'이었기 때문이다. 매일 기사를 생산해내야 하는 기자들에게 윤 대변인은 악몽과도 같았다. 인수위 시절 기자들이 윤 대변인에게 가장 많이 들은 말은 바로 "모른다"는 답변이었다.

일례로 윤 대변인은 인수위 시절 온갖 인선을 발표하면서도 정작 인선이유에 대해서는 모른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기자들 사이에선 '대변인이 모른다면 도대체 누가 안단 말인가?'라는 불만이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왔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 같은 윤 대변인의 '모르쇠 브리핑'은 청와대에서도 계속됐다. 윤 대변인은 지난달 27일 박 대통령이 처음으로 주재해 약 1시간10분가량 진행된 수석비서관회의를 약 5분간의 브리핑으로 정리하는 신기에 가까운 능력(?)을 보여줬다. 회의 내용이 충분히 전해지지 않자 기자들은 질문을 쏟아냈지만 윤 대변인은 역시 더 이상 말씀드릴 게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이에 대해 한 기자는 "위에서 정말 저 정도의 내용만 공개하자고 결정을 했다고 해도 대변인이라면 기자들에게 더 자세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중간에서 중재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윤 대변인은 아무런 노력 없이 그냥 적어준 대로만 읽는 앵무새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앵무새 브리핑에 기자들 "답답 넘어 멘붕"
툭하면 기자들과 신경전 "대변인 맞나?"

두 번째 이유는 윤 대변인이 '불친절한 대변인'이었기 때문이다. 윤 대변인은 무척 권위적이었다. 그는 브리핑 때마다 기자들의 질문에는 모르쇠로 일관하면서도 "저희가 마이크를 드리겠다" "실례지만 (소속이) 어디시냐" "이왕이면 앉아서 해 달라"는 등의 브리핑과는 별 관련없는 요구를 많이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기자들은 브리핑 때마다 '답변보다 쓸데없는 요구사항이 더 많다'며 짜증을 냈다.

또 윤 대변인은 간혹 브리핑 도중 자신이 정치부 기자 출신임을 강조하는 경우가 잦았다. 이를 두고 기자들 사이에선 "자신이 대변인이 아니라 우리 선배라고 착각하고 있는 거 같다"는 불만도 있었다. 지난 1월엔 최대석 전 외교국방통일분과위원 사퇴 관련 질문에 구체적 배경을 설명해 줄 수 없다면서 자신의 정치부 기자 생활 이야기를 하다 한 기자로부터 "개인사 이야기 말고 질문에 대한 답변만 해 달라"는 항의를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윤 대변인은 즉각 "실례지만 어디 소속이냐? 좀 너무 심하게 말하네"라며 신경전을 벌였다. 박근혜 정부의 얼굴이자 대언론창구인 대변인이 기자들과 잦은 신경전을 벌인 점은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세 번째 이유는 기자들이 윤 대변인의 기용을 언론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인수위 시절 기자들이 윤 대변인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자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청와대에는 못 갈 테니) 어차피 두 달 짜린데 참으라"며 기자들을 다독이기도 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보란 듯이 윤 대변인을 청와대 대변인으로 기용했다. 이를 두고 일부 기자들은 박 대통령이 언론에 대해 일종의 전쟁을 선포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분개하기도 했다.

윤 대변인의 기용에 대해 한 기자는 "윤 대변인에 대한 평가는 인수위 시절부터 워낙 언론에 자주 소개돼 박 대통령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을 텐데 그를 다시 청와대 대변인으로 기용했다는 것은 언론의 비판 따윈 신경 쓰지 않겠다는 태도가 아니고 뭐겠냐"고 말했다.

이러한 기자들의 반발에 대해 '언론의 횡포'라는 비판도 있지만 기자들과 가장 많은 교감을 나눠야 하는 대변인을 임명하면서 기자들의 여론에 귀를 닫은 것은 분명한 문제라는 지적이 대부분이다. 특히 윤 대변인은 진보와 보수 매체를 막론하고 대변인으로서 사실상 낙제점을 받은 인물이다.   

대변인 낙제

한편 언론사 기자 출신인 윤 대변인은 직속후배 격인 한 언론사 기자에게 "너희들은 내가 그렇게 싫으냐?"라며 기자들의 냉혹한 평가에 섭섭한 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이제 윤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섭섭함을 토로하기 보단 자신이 '왜' 싫은지를 묻고 자신의 단점을 개선해야 할 때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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