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일감 몰빵' 기업 내부거래 실태 (87)코스모그룹-코스모앤컴퍼니-정산이앤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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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획]'일감 몰빵' 기업 내부거래 실태 (87)코스모그룹-코스모앤컴퍼니-정산이앤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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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위 출셋길 막은 처갓집 짬짜미

[일요시사=경제1팀] 기업의 자회사 퍼주기. 오너일가가 소유한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반칙'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시민단체들이 귀에 딱지가 앉도록 지적해 왔지만 변칙적인 '오너 곳간 채우기'는 멈추지 않고 있다. 보다 못한 정부가 드디어 칼을 빼 들었다. 내부거래를 통한 '일감 몰아주기'관행을 손 볼 태세다. 어디 어디가 문제일까. <일요시사>는 연속 기획으로 정부의 타깃이 될 만한 '얌체사'들을 짚어봤다.

'최대석 미스터리'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외교국방통일분과 위원으로 임명된 지 6일 만인 지난 12일 갑자기 사퇴한 이유가 밝혀지지 않아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북측 접촉설과 대북정책 대립설, 정보 유출설, 자녀 이중국적설, 과로설 등이 나돌고 있지만 확인되지 않고 있다.

매출 대부분 의존

그중 가장 유력한 설이 처가 연관설이다. 최 전 위원이 처가인 코스모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등 계열사 간 부당지원 의혹이 불거져 그만두지 않았겠냐는 추측에 무게가 쏠린다. 공교롭게도 최 전 위원이 사의를 표명한 12일은 국세청의 업무보고가 있었다. 국세청이 인수위에 박근혜 당선인이 예의주시하는 대기업 내부거래 부분을 보고했고, 이 과정에서 코스모그룹 문제도 부상하자 최 전 위원이 부담을 느껴 스스로 물러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국세청은 지난해 12월 GS 계열사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하면서 코스모그룹의 내부거래도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위원의 처가는 GS그룹 일가다. 더 정확하게는 코스모그룹. 최 전 위원의 부인 허연호씨는 허신구 GS리테일 명예회장(고 허만정 LG그룹 공동창업주 4남)의 장녀다.

코스모그룹은 허 명예회장의 장남 허경수 회장이 경영 중이다. 연호씨를 포함한 그 일가도 지분을 소유하는 등 직간접적으로 그룹에 발을 걸치고 있다. 일반에 다소 생소한 코스모그룹은 재계 순위 8위(공기업 제외)인 GS그룹의 '방계기업'이다.

주요 계열사들은 허창수 GS그룹 회장과 4∼6촌 관계인 '허씨'들이 대주주라 공정거래법상 GS그룹(계열사 75개)에 속해 있지만, 사실상 따로 경영되는 독립그룹으로 볼 수 있다. 2005년 GS그룹이 LG그룹에서 분리될 당시 GS 계열사로 편입됐다.

그렇다면 코스모그룹 계열사간 내부거래가 얼마나 심하기에 그럴까.

<일요시사>는 이미 연속기획을 통해 코스모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실태를 지적한 바 있다.(833호 참조) 화학, 건설엔지니어링, 산업자재, 무역유통 등의 사업부문을 보유한 코스모그룹은 10여 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이중 오너일가 지분이 있으면서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회사는 '코스모앤컴퍼니'와 '정산이앤티'등이다. 이들 회사는 계열사들이 일감을 몰아줘 적지 않은 실적이 '안방'에서 나왔다.

1981년 설립된 코스모앤컴퍼니는 가전제품 부품 및 화학물질 도매업체다. 문제는 자생력. 그룹 차원에서 '힘'을 실어주지 않으면 사실상 지속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코스모앤컴퍼니는 2011년 매출 86억원 가운데 81억원(94%)을 계열사와의 거래로 올렸다.

일거리를 준 곳은 코스모화학(24억원)과 코스모신소재(21억원), 코스모산업(11억원), 코스모글로벌(8억원), 코스모디앤아이(5억원) 등 12개사에 이른다. '코스모 식구'들이 대부분 달라붙은 것이다. 이들 회사는 상표권사용, 전산유지보수, 인력개발 등 사업지원을 코스모앤컴퍼니에 맡겼다.

2010년에도 마찬가지였다. 코스모화학(19억원), 코스모산업(9억원), 코스모디앤아이(5억원), 코스모글로벌(5억원) 등 12개 계열사는 총매출 58억원 중 52억원(90%)에 달하는 일감을 코스모앤컴퍼니에 퍼줬다.

'최대석 미스터리' 처가 회사 연관설 유력
계열사 부당지원 문제 불거지자 '집으로'

코스모앤컴퍼니의 관계사 의존도가 처음부터 높았던 것은 아니다. 2002년까지만 해도 평균 10%대 수준에 머물다가 주요 사업의 분할 이후 매출이 줄면서 그 비중이 급증했다. 코스모앤컴퍼니가 계열사들과 거래한 매출 비중은 2000년 15%(총매출 254억원-내부거래 39억원), 2001년 13%(241억원-32억원, 2002년 6%(104억원-6억원)에 불과했다.

당시 코스모양행, 코스모아이넷 등이 분리된 이후 내부거래율은 ▲2003년 100%(10억원-10억원) ▲2004년 100%(10억원-10억원) ▲2005년 100%(14억원-14억원) ▲2006년 64%(25억원-16억원) ▲2007년 89%(27억원-24억원) ▲2008년 90%(31억원-28억원) ▲2009년 95%(42억원-40억원)로 늘어났다.

정산이앤티도 '집안 매출'비중이 높다. 매출의 절반가량이 계열사에서 나왔다.

2004년 설립된 정산이앤티는 배관, 냉·난방 등 건물 설비공사 업체로, 2011년 내부거래율이 46%나 됐다. 총매출 292억원에서 내부거래로 거둔 금액이 133억원에 달했다. 이 회사와 거래한 곳은 코스모화학(99억원), 코스모신소재(28억원), 코스모디앤아이(6억원) 등이다.

2009년의 경우 97억원 중 62억원을 코스모화학(58억원)과 코스모디앤아이(4억원) 등에서, 2010년에도 135억원 중 76억원을 코스모화학(75억원)과 코스모디앤아이(1억원) 등에서 채워 내부거래율이 각각 64%, 56%로 나타났다.

정산이앤티는 지난 3일 코스모건설에 흡수합병된다고 공시했다.

합병기일은 1월29일. 그룹 측은 "시너지 극대화 및 조직슬림화 차원에서 건설 계열 간 중복되는 사업 부분을 통합했다"며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해 내부스케줄에 따라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사업재조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정산이앤티의 합병을 두고 '내부거래 희석용'이란 시각도 있다. 과세 등 당국의 제재를 피하기 위한 자구책이 아니냐는 것이다.

현재 내부거래 과세는 기업이 특수관계법인(계열사나 오너일가 소유 기업 등)에 몰아준 일감 규모가 매출의 30%를 넘으면 적용된다. 이는 조만간 매출 15%로 조정될 예정이다.

코스모앤컴퍼니와 정산이앤티의 내부거래가 도마에 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오너일가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스모앤컴퍼니는 허경수 회장 일가가 지분 100%(166만주)를 소유한 개인회사다.

허 회장의 남동생 허연수 GS리테일 부사장이 최대주주(35%·58만1000주)다. 코스모앤컴퍼니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허 회장은 19%(31만5400주), 그의 여동생 연숙씨는 5%(8만3000주)를 보유 중이다. 특히 올해 13세로 미성년자인 허 회장의 아들 선홍군이 2대주주(26%·43만1600주), 허 회장의 모친 윤봉식 여사(10%·16만6000주)도 지분이 있다.

의문투성이 거래

이번에 인수위를 뛰쳐나온 최 전 위원의 부인 연호씨도 5%(8만3000주)가 있다. 최 전 위원 역시 코스모앤컴퍼니 주식이 있었다. 1만3200주를 갖고 있다가 2011년 모두 처분했다. 이 주식은 연호씨가 매입했다.

정산이앤티는 허 회장이 지분 50%(20만주)를 갖고 있다. 당초 이 지분은 선홍군이 쥐고 있다가 2009년 허 회장으로 주인이 바뀌었다. 당시 매매가는 주당 3만9000원씩 총 27억원이 넘는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이 어마어마한 돈을 주고 주식을 산 셈이다.

김성수 기자 <kimss@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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