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출당’ 역풍 맞은 홍준표 앞날은?2011년 불명예 퇴진 재연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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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출당’ 역풍 맞은 홍준표 앞날은?2011년 불명예 퇴진 재연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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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박근혜 출당 카드를 들고 나온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역풍을 맞을 위기에 놓였다. 당내 친박(친 박근혜)계뿐 아니라 비박(비 박근혜)계도 홍 대표의 출당론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보수 지지자들은 홍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도 불사하고 있다. <일요시사>는 최근 불거진 심상치 않은 홍준표 비토 여론을 쫓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은 정치적 책임 문제로, 당에서 본격적으로 논의하겠다.” 

 

지난 16일 대구서 열린 전국순회 토크콘서트서 홍준표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의 당적 문제에 대해 이같이 언급했다. 보수 결집의 시작점을 알린 발언이자 바른정당에게 합당의 명분을 제시한 메시지였다.

 

출당 공론화

 

그러나 당 안팎에선 홍 대표의 기대와는 거리가 먼 반응이 나왔다. 류여해 최고위원은 다음날 공개적으로 발언의 부적절성을 지적했다. 그는 자신의 SNS에 “박 전 대통령의 출당을 거론한 것은 시기적으로도 부적절할 뿐 아니라 당원들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 못하고 있음을 자백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정우택 원내대표도 “1심 재판 결과를 보고 그 결과에 따라 여론 추이를 감안하고 당원들 의견을 수렴해 결정해나가는 것이 좋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원조 친박’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은 “내가 29세부터 정치했는데 그런 관점서 보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라며 “정치 잡놈의 행태를 다 하는 사람이 홍준표”라고 비난했다.

 

홍 대표는 물러서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 (당적 관련) 문제를 대구서 제기한 것은 그동안 쉬쉬하고 있던 문제를 공론화해보자는 것”이라며 “우파 혁신의 출발은 바로 이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바른정당과의 합당 명분을 제시한 것이란 일각의 해석에 대해서도 인정했다. “명분이 생겼는데도 안 돌아오면 그들(바른정당)은 비겁하고 나쁜 사람들”이라며 의중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반면 바른정당은 홍 대표의 이러한 발언들이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는 “탄핵 이후 박 전 대통령이 한국당 내에 남아있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누가 있느냐”며 “아무 의미 없는 조치”라고 언급했다. ‘저격수’ 하태경 최고위원은 “진정한 보수 통합의 출발은 박 전 대통령의 출당이 아니라 한국당 해산”이라고 쏘아붙였다.

 

 

 

실제 홍 대표의 출당론은 보수 통합이 아닌 분열의 단초가 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22일 대한애국당 및 보수단체들은 한국당 당사 앞에 모여 ‘박 전 대통령 무죄석방 및 홍준표와 친박 기회주의패 퇴출 집회’를 열었다.

 

보수 지지자들이 박 전 대통령의 출당을 공론화한 홍 대표를 공개 비판한 것이다. 대한애국당은 박사모(박근혜를사랑하는모임) 인사 등으로 구성된 보수단체로 최근 창당준비위원회를 조직해 활동 중이다.

 

당 안팎서 퇴진 목소리 고조

지방선거 위기·사당화 우려

 

당시 허평환 대한애국당 창당준비위원회 공동위원장은 “홍 대표의 본성과 한계를 알았다”며 “대선서 패배한 책임을 지고 당에서 나가야 할 사람이 도리어 당 대표를 꿰차고 있으면서 박근혜정부를 구체제로 말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수 지지자들까지 홍 대표를 비난하고 나서자 당내에선 ‘지방선거 위기론’마저 고조되고 있다. 대선 패배로 부산·경남(PK) 표심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서 출당 카드를 성급히 꺼내 콘크리트 지지층인 대구·경북(TK)의 표심까지 흔들리게 했다는 것이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걱정이 앞선다. (홍 대표는) 뭔가 확 뒤집어엎으려고만 한다. (지방선거까지) 1년 남았으면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는데...”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출당론은 두 가지 측면서 비판을 받고 있다.

 

첫째 당헌·당규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김태흠 최고위원은 최근 가톨릭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김성덕입니다>에 출연해 “박 전 대통령이 기소될 때 이미 당헌·당규에 따라 당원권 정지를 시켰다”며 “탈당 권유나 출당 등의 징계는 최종심 형이 확정될 경우에 할 수 있게 돼있으니 지금은 논의 시점이 아니고 형 확정 이후에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 재판은 아직 1심 선고도 나지 않은 상태로 만약 변호인단이 항소하면 최종심까지 1년여가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당 지도부와 합의를 거치지 않은 독단적인 발언이라는 점이다.

 

이에 대해 류여해 최고위원은 “지도부 차원서 사전 논의 내지 공감대 형성 없이 당 대표가 개인적 의견을 당론처럼 얘기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가 불을 지핀 출당론은 당 혁신위원회가 넘겨받은 상황이다.

 

류석춘 혁신위원장은 지난 23일 기자회견서 “당대표가 인적 혁신 문제의 시동을 건 만큼 혁신위는 당초 생각한 일정보다 더 빨리 인적 혁신 문제를 논의하게 됐다”며 “오늘(지난 23일) 회의부터 논의한다”고 전했다. 

 

출당을 비롯한 박 전 대통령의 거취, 친박계 인사들의 인적 청산 범위, 탈당파 인사들에 대한 평가 등이 논의 대상이다.

 

당 일각에선 홍 대표의 사당화를 우려하고 있다. 출당론을 꺼낸 목적이 박 전 대통령의 거취를 결정하기 위함보다 친홍(친 홍준표) 체제를 공고히 해 내년 지방선거서 공천권을 장악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혁신위도 나서

 

이에 대해 홍 대표 측과 당 혁신위는 “정치공학적인 해석일 뿐”이라며 반박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는 곳곳서 터져나오고 있다. 특히 혁신위가 친박계 인사들의 당원권 정지 및 출당뿐 아니라, 지역당협위원장직 박탈까지 포함해 논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의혹의 눈길은 더욱 거세지는 중이다.

 

당내 일각에선 홍 대표가 지난 2011년 한나라당 대표이던 시절 5개월 만에 당 대표직서 물러난 일이 재연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홍준표 토크콘서트 실패론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호기롭게 시작했던 ‘전국순회 토크콘서트’가 빛이 바랬다. 각종 여론조사서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투어 효과가 미미하다 보니 자유한국당의 속앓이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오히려 구설만 낳았다. 홍 대표는 지난 21일 대전을 찾은 자리서 한 여성이 결혼과 출산에 대한 고민을 질문하자 “너무 계산해서 살면 세상이 무미건조하다. 때로는 무작정 살 필요도 있다”고 조언해 논란이 됐다. 

 

형식과 시간에 제한이 없는 ‘즉문즉답’ 형식이 독으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당 안팎서 제기되고 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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