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투리’ 야3당 정계개편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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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투리’ 야3당 정계개편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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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야권이 위기다.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서 좀처럼 반전을 꾀하지 못하고 있다. 낮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야권이 이번 지방선거서 패배한다면 결정적 악재로 통할 수 있다. 선거 결과에 따라 지도부 책임론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이후 야권은 비대위를 형성하거나 조기 전당대회를 개최해 터닝포인트를 형성할 것이란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그 전후로 정계개편 바람이 불 수 있다고 본다. 그 형태는 합당, 분당, 당적 변경 등 다양할 것으로 점쳐진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가장 높은 지지도를 보이고 있다. 반면 야권은 지지율이 낮고 이마저도 답보상태다. 민주당이 선거 돌입 전부터 승기를 거머쥐었다는 목소리가 나온 까닭이다. 민주당은 여당 출신 대통령의 지지율을 바탕으로 대세 굳히기에 힘을 싣고 있다.

 

자신만만 민주당

굳히기 들어가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14∼16일 전국 19세 이상 남녀 1503명을 조사해 지난 17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은 53.8%로 선두자리를 지켰다. 이어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19.6%, 바른미래당(이하 바미당) 5.7%, 정의당 5.5%, 민주평화당(이하 민평당) 3.7% 순이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74.5%를 기록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야권은 저조한 지지율로 기를 펴치 못하고 있다. 이와 반대로 여당은 과반의 지지를 받으며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형국이다. 선거를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서 야권이 불리한 형세에 놓여있다는 평이다. 

 

다만, 야권이 경쟁력 있는 인물을 내세운다면 반전을 기대할만하다. 당에 대한 선호도가 그대로 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당보다 후보의 자질을 보고 투표하는 유권자가 늘어난 까닭이다. 야권이 인물경쟁에 힘을 싣는다면 민주당의 기세를 한풀 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서 후보경쟁으로 판세를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우선 선거 자체가 상대적으로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중앙이슈가 6월 지방선거를 비롯해 대부분의 이슈를 흡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드루킹 사건과 남북정상회담에 이은 북미정상회담이 대표적이다. 최근 두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어 여론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선거는 점차 이슈에서 멀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드루킹 사건에선 드루킹의 핵심공범인 서유기(필명) 박모씨의 진술이 큰 파장을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 박모씨는 지난해 대선 전부터 불법 댓글 작업을 했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북한은 미국의 비핵화 원칙으로 꼽히는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에 반대했다. 향후 회담의 개최여부에 국민들의 관심이 쏠려있다. 이렇듯 선거 자체가 중앙이슈에 파묻히다 보니 야권의 인물경쟁 전략은 다소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선거 삼킨 중앙이슈 여당 호재

패색 짙어지는 야권 판 뒤집나

 

야권서 두 사안의 주도권을 잡지 못한 것 역시 치명적이다. 그나마 한국당이 주목을 끌기는 했지만 여론의 공감대를 형성하지는 못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가 드루킹 특검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에 들어갔던 것이 그 예다. 반대로 민주당은 굵직한 사건들을 통과하면서도 지지율이 건재하다는 평이다. 

 

결국 후보 간 경쟁이 주가 되기보다 당 대 당 경쟁으로 좁혀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당의 지지율에 따라 선거 결과의 윤곽이 드러난다는 것이다.  

 

지방선거 이후 야권 내에서 정계개편이 이뤄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번 선거의 판세가 여당으로 기울고 있는 가운데 야당 패배론이 점차 짙어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2년 후에 있을 총선거를 기약하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스스로 충격을 주지 않으면 총선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제1야당인 한국당서 선거 이후 지도부 체제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당 차원의 획기적인 변화 가능성도 분석된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이번 선거에 대표직을 걸었다. 

 

홍 대표는 6개 지역 사수 전략을 내세웠다. 낙동강 전선으로 불리는 PK(부산·울산·경남)와 TK(대구·경북) 그리고 인천서 광역단체장 자리를 반드시 지켜내겠다는 것이다. 홍 대표는 당 대표직을 거론하며 이 지역에서 패배한다면 책임을 지겠다고 선언하기까지 했다. 

 

최근까지 6개 지역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TK를 제외한 나머지 4개 지역서 한국당은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 대표가 6개 지역을 지켜내지 못할 경우 당 내에서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 또 홍 대표가 스스로 발언한 사실이 있는만큼 책임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이 선거 이후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체제가 갖춰지거나 조기 전당대회 개최 가능성이 언급되는 까닭이다. 그 과정서 차기 당권을 차지하려는 후보들 간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선거 끝나면

체제 정비

 

그간 당 내외적으로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던 만큼 한국당 내 개혁세력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공산이 있다. 만약 홍 대표가 스스로 사임하지 않고 재신임을 묻는다면 경쟁은 내홍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 최근까지도 홍 대표의 리더십을 향한 당내 반발이 가시적이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당의 지방선거 슬로건은 ‘나라를 통째로 넘기시겠습니까’였다.

 

홍 대표는 지난달 25일 “지방선거 때 나라를 통째로 좌파에 넘기고 북한에 갖다 바칠지 국민에게 한번 물어보자”며 기조를 이어갔다. 한국당 내부에선 슬로건에 대한 반발이 이어졌다. 재선에 도전하는 한국당 남경필 경기지사 예비후보는 지난 2일 “(슬로건을)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후 슬로건은 ‘경제를 통째로 포기하시겠습니까’로 교체됐다. 또한 홍 대표는 남북정상회담을 두고 ‘위장 평화쇼’라며 깎아 내렸다. 이에 한국당 유정복 인천시장 예비후보는 지난달 30일 “홍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홍 대표의 언행 역시 논란을 야기했다.

 

지난 2일 홍 대표는 경남 창원서 열린 필승결의대회 참석 도중 항의 피켓을 든 민중당 당원들을 보고 “창원에는 빨갱이가 많다”고 발언해 막말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지난 6일에는 같은 당 강길부 의원이 홍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며 탈당을 강행했다. 강 의원은 공천과 관련해 홍 대표 등 한국당 지도부와 갈등을 겪은 적 있다. 이후 홍 대표가 잇따른 대여 강경 메시지로 논란을 일으키자 그를 비판하며 탈당했다.

 

비록 홍 대표가 장담한 대로 6개 지역을 모두 사수할지 미지수지만 TK지역서 아직까지 우세를 보이고 있다. 광역단체장자리를 전부 잃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바미당과 민평당은 이번 선거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광역단체장은 한 자리도 차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앞서 제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미당과 민평당은 각각 5.7%, 3.7%를 기록했다. 민평당은 정의당과 ‘평화와 정의’라는 공동교섭단체를 형성해 원내교섭단체 진입에 성공했다. 

 

민평당은 원내교섭단체 최소 의석수인 20석을 채우지 못한 상태였다. 이후 바미당과 함께 원내 캐스팅보트를 자처했지만 존재감이 뚜렷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저조한 지지율은 그 근거이기도 하다. 원내에서는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몰라도 선거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계파 간 갈등

매듭 지어질까

 

바미당의 경우 선거 이후의 향배가 주목된다. 공천과정서 안철수계와 유승민계 사이의 계파갈등이 노골적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바미당 계파갈등은 노원병 국회의원 재보선 공천문제를 시작으로 본격화됐다. 

 

바미당에서는 노원병 지역 국회의원 재보선에 바미당 이준석 노원병 당협위원장이 유일하게 후보 신청을 했다. 이 위원장은 유승민계로 통한다.

 

그러나 당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는 이를 보류했다. 단수 신청 지역서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는 후보의 공천을 미루는 건 이례적이다. 유승민 바미당 공동대표는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의 측근인 경남대 김근식 교수의 공천을 위한 전략이 아니냐며 반발했다. 

 

 

 

이후 당 공관위는 김 교수의 후보 신청을 받았고 경선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당 내외적으로 계파갈등이 불거지자 결국 김 교수는 예비후보직을 사퇴했고 사태는 일단락됐다.

 

송파을 재보선 공천갈등은 결정적이었다. 송파을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결정할지 여부에 대해 유 공동대표와 안 후보 간 공개 설전이 일어난 것이다. 안 후보는 바미당 손학규 선대위원장을 송파을에 전략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 측은 민주당 최재성 예비후보와 한국당 배현진 예비후보를 이길 수 있는 후보는 손 위원장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유 공동대표는 손 위원장은 출마 의사가 없는 걸로 알고 있고 예정대로 경선을 치러야 한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지난 17일 유 공동대표는 “당 공관위가 송파을에 대해 경선으로 결정했기에 최고위원회가 중단시킬 권한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날에 이어 17일 당일에도 최고위서 결론이 나지 않았다. 

 

안 후보는 “이번 달 초부터 손 위원장이 출마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달라고 당에 요청했지만 아직도 정리가 되지 않았다”며 “그분이 생각이 없다고 차단하는 건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유 공동대표를 공개 비판한 것이다.

 

한국당, 선거후 새로운 체제로 전환?

바미당·민평당 존속 가능성 불투명 

 

바미당은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탈당으로 광역단체장 자리가 단 한 곳도 없는 상태다. 입지가 줄어든 데다 바미당의 전신인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을 대표하는 인물 간 계파갈등, 손 위원장의 정계개편 발언으로 내부사정이 복잡한 상태다. 선거 이후 바미당의 입장이 주목되는 까닭이다. 

 

민평당은 호남에 정치적 기반을 뒀다. 다른 지역은 몰라도 호남서 만큼은 승리를 거둬야 하는 입장이다. 민평당은 조직력을 앞세우며 호남서 광역단체장 당선을 목표로 내걸었다. 민평당은 광주·전북·전남에 광역단체장 후보를 모두 공천했다.

 

그러나 민주당 역시 호남서의 승리 가능성을 높게 점쳐두고 있는 상황이다. 호남지역서 민주당 지지율은 70∼80%에 육박한다. 또한, 민주당 소속 후보들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민평당의 고전이 예상되는 이유다. 

 

 

 

민평당은 호남서의 존재감을 어느 정도 과시할 수 있겠지만 호남 외 나머지 지역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인재난으로 후보군 선정부터가 어려운 상태다. 결국 민평당이 호남서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지 못한다면 이후 당의 거취가 불분명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당은 홍 대표가 당 대표직과 함께 책임을 지겠다고 언급한 지역서 대부분 약세를 보이고 있다. 바미당을 대표하는 안 후보와 유 공동대표는 공천 과정서 계파 갈등을 겪고 있다.

 

민평당은 당의 정체성이라 할 수 있는 호남서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오는 지방선거서 야권 패배론이 현실로 드러날 경우 정계개편의 바람이 불 것이란 예측에 힘이 실리는 까닭이다.

 

선거 이후

개편 시작?

 

일각에서는 특히나 바미당과 민평당의 입지가 위태롭다는 시각이 있다. 다당제로 구성된 국회인 만큼 바미당과 민평당은 캐스팅보트를 쥐며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두 당은 높은 지지도를 등에 업은 민주당과 연일 여당과 정면으로 맞서는 한국당 사이에서 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위치에 자리했다. 

 

여기에 굵직한 중앙이슈들이 통과하면서 제 힘을 잃었다. 그 결과 저조한 지지율을 바탕으로 지방선거에 있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바미당과 민평당이 이번 지방선거 이후 정계개편의 돌풍 속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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