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비위' 뒷북 치는 정치권 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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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비위' 뒷북 치는 정치권 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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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줄이 터져야 만지는 척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공군 부사관 사망사건'을 계기로 군의 성비위 문제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계속되고 있다. 정치권은 앞다퉈 TF를 꾸리며 재발방지를 약속했지만, 미덥지 않다는 평가다.


‘공군 부사관 사망 사건’과 관련해 지난 4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고개 숙인 서욱 국방부 장관 ⓒ고성준 기자
▲ ‘공군 부사관 사망 사건’과 관련해 지난 4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고개 숙인 서욱 국방부 장관 ⓒ고성준 기자

‘공군 부사관 사망 사건’을 기점으로 시대착오적인 군의 각종 문제들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정치권의 책임공방이 한창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일 “최고 상급자까지 보고와 조치 과정을 포함한 지휘라인 문제도 살펴보고 엄중하게 처리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충돌


야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며 여당을 공격하고 있다.


국민의힘 이채익 의원은 “결국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상당한 책임이 있다”며 “군 통수권자로서 권한을 부여받았는데 5년 동안 상당히 군을 무력화시키고 군 정신 전력을 해이하게 만든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이 중사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해당 사건과 관련한 제보를 받았음에도 묵살한 사실을 지적했다. 국민의힘 하태경·신원식 의원은 유족 측으로부터 이를 미리 제보 받았다. 두 의원 모두 국회 국방위 소속이다.


이에 두 의원은 보고받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신 의원은 “5월24일쯤 유가족께서 의원실로 전화를 줬다. 하지만 전화를 받았던 직원이 바로 이어온 다른 전화에 대응하느라 이를 깜빡하고 제게 보고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해명했다.


하 의원 역시 “사건을 알게 된 건 첫 언론보도가 나간 직후”라며 “유가족과 통화한 직원은 내부 절차대로 해당 내용을 요약 정리해 직원들과 공유했으며 담당자를 지정해 사실 확인 등을 진행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국민적 공분이 계속되자 여야는 앞다퉈 군 성범죄 근절을 위한 TF를 꾸렸다. 민주당 TF는 국회 국방위원장인 민홍철 의원이 단장을 맡았다. 국민의힘은 정진석 의원이 TF를 이끈다.


민 의원은 “군사법원을 비롯한 군사법제도에 대한 전반적인 개혁을 통해 제 식구 감싸기식 수사와 판결, 폐쇄성을 극복하고 군사법체계 공정성과 균형성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6월 내로 군사법 개정을 통한 개혁에 집중할 전망이다. 민주당이 발의한 군사법원법 개정안의 골자는 군 경찰과 검찰, 재판부의 독립성을 높이는 것이다. 부대 지휘관으로부터 군 검찰과 법원을 독립시키고자 함이다.


현행법은 군검찰이 영장 청구 여부조차 부대 지휘관에게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 또 부대 지휘관은 법관이 아닌 일반 장교를 심판관으로 임명해 재판부를 구성하거나, 형량을 줄여줄 수 있다. 사실상 현장 지휘관의 입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구조인 셈.


나사 풀린 군대…여야는 책임공방
앞다퉈 TF 꾸리며 재발 방지 약속


실제 이번 이 중사 사건에서도 가해자인 장모 중사는 사건 발생 보름이 돼서야 처음으로 군사경찰의 조사를 받았다. 군검찰에서는 피해자인 이 중사가 사망하기 전까지 단 한차례 조사도 받지 않았다.

이에 개정안은 이 조항들을 삭제하고 2심부터는 민간 법원이 재판을 맡도록 했다. 특히 성범죄의 경우 아예 수사 단계부터 군에 맡기지 않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에 청문회와 국정조사 등을 통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또 국민의힘은 오는 15일 사망한 공군 부사관의 성추행 피해가 발생한 충남 서산 제20전투비행단에 방문해 현장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경기도 성남 소재의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이모 중사의 빈소 ⓒ고성준 기자
▲ 경기도 성남 소재의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이모 중사의 빈소 ⓒ고성준 기자

이에 민주당은 야권의 국정조사 요구 등은 ‘정치적 주장’이라며 반대 의견을 밝혔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지난 7일 브리핑에서 “지금 특검이나 국정조사를 논의하자는 것은 일종의 정치적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국방부의 철저한 수사 등 절차가 진행된 이후 여야 공감대가 있으면 논의할 수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정치권은 한동안 군사법원법 개정안에 대한 논의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정의당·국민의당·기본소득당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국민의힘과 함께 국정조사 요구서와 ‘군 성폭력 및 사건 은폐·무마·회유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제출한 상태다.


이에 더해 국방부는 공군 이모 중사 성추행 피해 사망사건과 관련해 민·관·군 합동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임을 밝혔다. 서 장관과 민간위원장이 공동위원장을 맡게 된다. 이미 출범한 ‘장병 생활 여건 개선 TF’ ‘성폭력 예방 제도개선 TF’는 분과 형태로 운영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국방부는 민간인이 참여하는 군검찰 수사심의위를 가동할 예정이다. 법조·학계, 시민단체, 언론 등 10여명의 민간전문가가 수사 과정에 참여하고 자문하는 역할을 한다. 군이 민간 검찰과 유사한 수사심의위를 가동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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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개혁의 목소리가 제도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문이 남는다. 그간 군 성비위 문제는 꾸준히 제기됐으나 정치권은 이를 사실상 방치해왔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군의 특수성을 고려하되 군 사법의 공정성과 투명성 확립을 위해 관련 제도를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며 군 지휘관 영향력 축소와 수사-재판의 독립성 보장 등 개혁 과체 추진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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