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잘하는 약’, ‘몸짱 약’ 등 약물오남용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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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잘하는 약’, ‘몸짱 약’ 등 약물오남용 주의보

일요시사 0 1647 0 0
 각종 약 광고의 홍수 속에 살고 있는 우리는 약을 너무 쉽게 먹는 경향이 있다. 아이와 어른을 막론하고 감기약, 소화제, 진통제, 피로회복제 등 각종 약에 대한 의존도가 날로 커지고 있다. 급기야 최근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공부 잘하는 약’ ‘몸짱 약’ ‘살 빼는 약’ 등이 유행처럼 번져 오남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 약은 마약류 의약품으로 보건당국은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공부 잘하려고…살 빼려고…’ 마약류 약물에 포위돼
우울증·발작 등 부작용 심각 “오히려 몸 망칠 수 있어”

공부를 잘하게 해주는 약이 실제로 있다면? 운동을 하지 않아도 살이 저절로 빠지고 몸짱으로 만들어 주는 약이 있다면? 실제로 그런 약이 존재한다면 누구나 한 번쯤 비싼 돈을 들여서라도 먹어보고 싶을 것이다. 그런 소비자의 심리를 파고들어 나타난 것이 바로 ‘머리가 좋아지는 약’ ‘살 빠지는 약’ 등이다.

고시원이나 학원가에서 잠을 쫓고 집중력을 높여주는 것으로 소문난 일명 ‘공부 잘하는 약’.최근 수능을 앞두고 수험생들 사이에서 오남용 되고 있다고 알려져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공부 잘하는 약’ 먹었다간…

이 약에 대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닌데 지난 2007년에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집중력이 좋아지고 성적이 오른다는 약품과 건강식품들이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 이와 관련해 KBS 2TV <추적 60분>은 공부 잘하는 약을 둘러싼 오해와 진실을 집중보도 하기도 했다.

당시 서울과 경기 지역 중고생 1천 7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74% 이상이 이러한 약이나 식품을 먹고 있다는 응답이 나와 충격을 줬는데 학생들이 복용하는 약 중에는 병·의원에서 엄격하게 관리하는 마약류 의약품이 포함돼 논란이 됐다. 그러나 이 약은 최근까지도 일부 학원가에서 무분별하게 사용이 되고 신경과민증, 불면증, 정신적 의존증 등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나타나 우려를 낳고 있다.

이와 관련 식품의약품안전청(이하 식약청)은 오는 10일 수능시험을 전후해 청소년층의 오·남용 의약품에 대한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식약청이 밝힌 오남용 의약품에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에 사용되는 ‘공부 잘하는 약’과 식욕억제제 ‘살 빼는 약’, 단백동화스테로이드제 ‘몸짱 약’ 등이 있다.

식약청은 “국내 마약류와 오남용 의약품에 관한 사용경험에 대해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2009년 기준으로 공부 잘하는 약, 살 빼는 약, 근육강화제 등 순으로 오남용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특히 지난 3월에는 마약류관리대장 미기재와 재고량 불일치, 기한 경과 마약류 사용 등을 위반한 36개 제약업체가 보건당국에 적발돼 해당 약품관리의 허술함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식약청에 따르면 속칭 공부 잘하는 약은 일부 수험생들 사이에서 잠을 쫓고 집중력을 높여준다는 속설이 있지만 해당 약품에는 우울성신경증, 수면발작 등 치료에 사용되는 향정신성 성분인 ‘염산메칠페니데이트’가 다량 함유돼 있어 과다복용 시 주의력이 결핍되거나 지나치게 산만하게 행동하는 증상(ADHD)이 나타날 수 있다.

국내에서는 2009년~2010년까지 식욕감소(154건), 불면증(46건), 체중감소(21건), 두통(20건) 등 모두 306건의 부작용 사례가 보고됐다.

특히 건강한 수험생이 복용하는 경우에는 오히려 신경이 과민해지거나 불면증 등 부작용을 유발해 수험공부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식약청은 주의를 당부했다.

미국 식품의약품청(FDA)도 건강한 어린이의 돌연사와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해당 약물을 사용하게 될 경우에는 의료 전문가와 충분히 상의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이어 살 빼는 약으로 알려진 향정신성의약품인 식욕억제제도 복용을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식약청 관계자는 “수능시험 이후 몸매를 관리하려는 여학생들을 중심으로 해당 약품을 복용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며 “그러나 향정신성의약품을 장기간 복용할 경우 혈압상승과 가슴통증, 불안, 불면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과량복용 시에는 의식을 잃거나 혼란, 환각, 불안, 심한 경우 사망 등이 나타날 수 있어 복용기간과 복용량에 대한 의사의 복용지시를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나친 의존은 오히려 ‘독’

식약청에 따르면 식욕억제제는 체질량지수(BMI) 30이상일 때에 한해 4주 이내로 복용을 자제하고 4주간 복용 후에도 효과가 없으면 즉시 복용을 중단해야 한다.

이밖에도 몸짱 약으로 불리는 근육강화제는 '단백동화스테로이드제'가 다량 함유돼 과다복용 시 신경과민증과 내분비계 이상, 황달, 식욕부진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남성은 정액감소와 정자감소 등 정소기능억제, 여성은 쉰 목소리와 색소침착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식약청 관계자는 “11월 한 달 동안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통해 이들 의약품이 오·남용되지 않도록 집중 홍보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청소년과 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 마약류 홍보, 교육활동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해 마약류 의약품 등에 대한 올바른 인식 확립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부를 잘하자면 기초부터 익히고 꾸준히 노력하는 것 외엔 길이 없고, 예쁘고 멋있는 몸매를 가지고 싶다면 운동 및 식습관 개선 등의 지속적인 자기관리가 필요하다. 적어도 그런 노력도 없이 ‘이 약 아니면 저 약을’ 이란 식의 유혹에 빠지지 말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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