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외환은행 인수전 향후 행방 엿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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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외환은행 인수전 향후 행방 엿보기

일요시사 0 1783 0 0
하나금융지주가 새어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있다. 지난 1여년간 끌어온 숙원, 외환은행 인수가 코앞으로 다가온 때문이다. 아직 가격 협상 과정이 남았지만 하나금융의 표정엔 여유가 만만하다. 이미 상황이 하나금융 쪽으로 기운 때문이다. 그러나 마냥 기뻐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외환은행을 손에 쥔 뒤에 풀어야 할 과제가 겹겹이 쌓여있기 때문이다.



연내 인수 가능성 높아…인수시 시너지 기대
시너지 위해 조직 통합 등 선결과제 해결해야

론스타 펀드가 외환은행 대주주 자격을 상실했다. 지난 2003년 10월 말 대주주가 된 지 8년 만이다. 이에 따라 론스타는 10% 초과 지분인 41.02%를 처리해야 한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론스타에 강제매각을 명령할 수 없다고 밝힘에 따라 매각되는 외환은행 지분은 경쟁자 없이 하나금융의 몫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나금융은 론스타와 매매가격 재조정을 위한 협상을 본격화, 연내 외환은행 인수를 매듭짓는다는 전략이다.

41.02% 처분해야

상황은 하나금융 쪽으로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지만 문제는 매매 가격이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11월 론스타와 외환은행 1주당 1만3390만원, 총 4조4059억원에 매매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11월3일 현재 외환은행 주가는 8170원.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만일 하나금융과 론스타가 현 계약대로 M&A를 진행할 경우 론스타는 100%에 육박하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챙겨 한국을 떠나게 된다.

이 경우 외환은행 인수를 둘러싼 부정적인 여론은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가뜩이나 ‘먹튀’ 의혹으로 외환은행 노조와 시민단체,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이어서 더욱 부담이다. 하나금융은 여론을 고려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내부에서는 가격인하를 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금이라도 여론의 질책을 피하고 싼 가격에 인수하겠다는 의도에서다.

가격협상의 변수는 금융위가 최장 6개월인 매각명령 기간을 얼마나 주느냐다. 이행 기간을 짧게 부과하면 하나금융이, 길게 부과하면 론스타가 가격 협상의 주도권을 쥐게 된다.

하나금융이 그간 수많은 난관에도 외환은행 인수를 고집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 다른 은행계 금융지주회사들과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된다. 자산 면에서 하나금융의 211조원에 외환은행의 자산 98조를 합쳐 309조로 크게 늘어나게 된다. 자산 3위인 신한금융지주와 비교해도 불과 20조원 차이로 접근할 수 있다.

또 외환은행 인수로 상대적으로 취약한 해외영업망을 구축하고 기업금융을 강화할 수 있게 된다. 하나은행은 자체적으로 해외지점망을 설립해 왔으나 영업망은 미미한 수준이다. 외환은행의 우수한 인력 및 해외 인지도와 하나은행의 뛰어난 개인금융 전략을 결합하면 충분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는 게 하나금융의 생각이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성공적으로 결합하면 하반기와 내년, 하나금융의 글로벌 도약은 가속도를 붙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런 시너지 효과를 보기위해 풀어가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 선결 과제는 다른 기업문화에서 성장한 두 회사를 조화롭고 균형 있게 통합하는 것이다. 인수 실패의 대부분이 조직 통합 과정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직통합과정은 그리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하나-외환이 치열한 공방 속에 서로에게 남긴 상처가 크기 때문이다. 갈등은 인수 발표 직후인 지난해 11월 외환은행 노조가 일부 일간지에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를 중단돼야 한다는 내용의 광고를 내면서 시작됐다.

당시 외환은행 노조는 ‘론스타 먹튀의 하수인’ ‘권력의 특혜’ 등 원색적인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장외투쟁은 물론 법정다툼도 불사했다. 여기에 하나은행이 투쟁에 가담한 세력에 대한 블랙리스트를 갖고 있다는 협박성 발언을 하면서 갈등의 골은 깊어질 대로 깊어진 상태다.

연봉 수준 맞춰야

가뜩이나 하나금융은 이전부터 ‘따로 논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는 ‘HSBC은행’이라는 하나은행의 별칭에도 여실히 드러나 있다. 이는 하나은행(H) 서울은행(S) 보람은행(B) 충청은행(C)을 의미하는 것으로 아직도 출신 은행 간 결합이 미흡한 현실을 꼬집는 의미로 쓰이는 말이다. 통합과정에서의 진통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두 회사 간 연봉 수준을 맞추는 것도 문제다. 외환은행은 금융권에서 연봉이 높기로 정평이 나있지만 하나은행은 급여가 상대적으로 박하다. 외환은행의 반발은 연봉수준이 낮아지리란 우려에서 비롯된 것이란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하나은행은 외환은행의 연봉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는 대신 하나은행의 연봉을 한 단계 끌어올릴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은행이 지난 9월 임원급 직원들에 대한 희망퇴직 신청을 접수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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