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파격행보’ 파장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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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파격행보’ 파장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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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의 ‘바닥민심 살피기’ 행보가 지속되고 있다. 박 시장은 ‘시민 중심의 서울’을 강조하며 시종일관 자세는 낮추고, 눈높이는 서민에 맞추고 있는 것. 시민들은 ‘파격적’이라는 열렬한 환호와 함께 ‘미래 서울’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드러냈다. 사실상 지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수도권민심의 바로미터였던 셈이다. 때문에 향후 박 시장의 행보가 내년 총?대선에서 여권과 야권의 운명을 가르는 주요한 변수로 작용될 전망이다.

시민들과 스킨십‧소통 강화하며 바닥민심에 집중 
MB '어묵' vs 박원순 '떡볶이'…‘유종의 미’가 중요
 
박원순 서울시장의 친서민 행보가 연일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박 시장은 당선 이전부터 이용하던 대중교통으로 출근하는 ‘파격’을 선보였다. 게다가 “시장이 시장을 찾는 것은 당연하다”며 시장을 찾아 직접 바닥민심을 살피고 있다. 시공무원들과의 스킨십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이에 박 시장에 대한 긍정적 반응이 날로 커지고 있다.

친서민 행보 눈길
시민 스킨십 강화

지난달 27일 새벽 6시30분 방배동 자택을 나선 박 시장이 취임 첫날 향한 곳은 다름 아닌  노량진 수산시장. 비서 2명과 함께 택시를 타고 현장을 방문한 박 시장은 상인과 시민들을 만나 “열심히 일 하겠다”며 일일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박 시장이 선거기간 중에 시장이 되면 현장을 방문하겠다고 말한 바 있어 가장 먼저 시민과의 약속을 지킨 셈이다.

이어 박 시장은 지하철을 타고 서울시 청사로 출근했다. 시청에 출근한 박 시장이 가장 먼저 들른 곳도 다름 아닌 종합민원실이다. 기존 서울시장들이 출근한 뒤 곧장 집무실로 올라갔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라는 평이다. 민원실을 찾은 박 시장은 일반 시민 및 직원들과 소통을 강화했다. 다음 도 공무원들과 함께 도시락을 먹으며 업무보고를 받았다.

지난 2일에는 새벽부터 관악구 서원동 환경미화원 휴게실을 찾아 미화원들과 함께 길거리 청소를 하며 그들의 고충을 귀담아 들었다. 주말에도 박 시장은 오랜 단골이었던 골목책방과 영천시장을 직접 찾았고, 시민들과 함께 떡볶이를 먹기도 했다. 거리에서 마주친 시민과 일일이 악수했고, 사진 속 모델이 되는 여유도 보여줬다.

이에 주변에 모인 시민들은 “시장님 파이팅”이라며 환호를 보내는 풍경도 연출됐다. 또 어떤 여학생이 “재수 중인데 위로 좀 해달라”고 하자 박 시장은 “저는 재수를 두 번이나 했다. 고등학교, 대학교 다 재수했었다”며 위트 섞인 말로 힘을 북돋아 주기도 했다.

형식과 격식에 구애받지 않는 박 시장의 탈권위주의적인 모습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이전 시장들이 시장 당선증을 직접 가서 받았던 전례를 깨고 측근을 시켜 대신 받도록 한 것. 게다가 지난 2일 간부정례회의도 시공무원들의 긴장을 풀어주려 애쓰며, 각 업무에 일일이 관심을 표명했다.

박 시장의 첫 째 업무도 핵심 공약의 이행이었다. 월동대책, 서민복지, 무상급식 등 민생과 관련된 시정현안을 먼저 챙긴 것. 이에 공약사항이던 초등학교 5~6학년에 대한 무상급식을 11월부터 실시하게 됐다.

확 바뀐 서울시
정무라인 최소화

박 시장의 집무실은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을 주제로 꾸며질 예정이다. 그는 희망제작소 사무실에 있던 책을 시청에 옮겨 도서관 같은 집무실을 꾸민다는 계획이다. 또 정책비서관과 수행비서관이 머물던 정책실 역시 시민소통을 위한 공간으로 변했다. 박 시장은 “시청 문을 언제든지 열어놓고 있을 계획”이라며 “시장이니 누구라도 만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취임식도 ‘온라인 생중계’ 형태로 진행할 계획이다. 박 시장은 지난 1일 “취임식에 대해 새로운 의견을 계속 받을 생각이지만 온라인으로 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시민시장’이미지에 걸맞게 보다 많은 시민과 함께 취임식을 갖고자 하는 의지로 풀이된다.

박 시장을 보좌하는 정무라인도 최소화해 운영된다. 박 시장은 지난 1일 정무부시장에 김형주 전 국회의원을 내정하며 정무라인을 꾸렸다. 정무부시장은 국회와 서울시의회, 언론, 정당과의 업무를 협의 조정하는 역할이다.

선거캠프에서 비서실장과 정책단장을 맡았던 기동민 전 민주당 부대변인과 서왕진 전 환경정의연구소장은 각각 정무수석비서관과 정책특보에 내정했다. 캠프 상황실 부실장이었던 권오중 전 청와대 행정관도 시장 비서실장으로 낙점된 상태다.

시장의 ‘입’을 담당할 대변인 자리엔 캠프 쪽 인사가 아닌 류경기 전 한강사업본부장을 내정했다. 박 시장의 정무진은 총 10여 수준으로 20여 이었던 오세훈 전 시장의 절반 수준이다. 박 시장은 취임 이후 외부 인사가 아닌 내부 공무원으로 비서진을 꾸리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권위를 타파하고 민생을 챙기는 박 시장의 행보에 시민들은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그간 정부 인사들과 비교하면 차별성이 두드러진다는 이유에서다. “친서민 행보가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기대 섞인 반응도 보였다.

서울시 직원들 역시 박 시장의 행보에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처음 박원순 시장이 취임할 때만 해도 공무원들이 내심 부담을 느끼는 눈치였는데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며 “시장이 자칫 경직될 수 있는 행정조직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고 평가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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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시민과 신뢰‧교감 지속되면 총‧대선 야권탄력
‘전세 역전’ 위한 기득권세력의 집중공세 심화될 것

사실상 이명박 대통령도 시장 골목을 찾아 어묵을 먹고, 국민들과 사진도 찍었다. 게다가 친서민 공정사회를 정책기조로 내세웠다. 하지만 부자감세를 비롯해 공정사회 기조에 어긋나는 권력형 측근비리가 연일 터지며 민심이반이 속출하고 있는 상태다.

게다가 현재 공기업 부채를 포함한 사실상 국가 부채 규모가 무려 1848조원 이상이다. 국민들이 부담할 부채인 셈. ‘경제 대통령’이라는 슬로건에도 어긋나게 서민경제는 파탄지경에 이르렀다.

마찬가지로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한강르네상스 사업, 디자인 서울 등 전시성 행정에 올인한 결과 서울시 부채만 25조원에 달할 정도로 시정이 엉망이다. 서울시의 과도한 홍보비, 호화 밥값 등에 혈세낭비도 심각했다. 

이에 서울시장 보선은 현 정권에 대한 심판론적 의미가 짙었다. 때문에 박 시장의 친서민 행보가 ‘일회성 쇼’에 그치지 않고 계속 이어진다면 2012년 총‧대선에서도 그 위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크다. 박 시장에 대한 서민 교감과 신뢰가 지속될 내년 선거정국 분위기를 계속 야권이 주도할 수 있다는 얘기다.

사실상 수도권 민심은 현재 야권의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해 6‧2 지방선거에서 서울 25개 구청장 중 민주당 출신이 21곳을 차지하고, 서울시의원도 106석 중 79석을 민주당이 차지했다. 이어진 4‧27 재보선에서는 한나라당의 텃밭으로 불리는 경기 성남 분당에서도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당선됐다.

‘박’ 신뢰 지속되면
내년 야권강세 지속

게다가 이번 10‧26 서울시장 보선에서도 야권단일후보인 박 시장이 승리를 거머쥐었다. 서울 25개구 중 한나라당이 이긴 곳은 서초‧강남‧송파‧용산 4개구뿐이다. 이는 내년 총선으로 미루어본다면 48개의 지역구 중 40개 지역구에서 야권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2006년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은 2007년 이명박 대선 승리로 연결됐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범야권 후보 박 시장의 당선은 내년 총‧대선에서 야권 승리의 징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엉망이다”라는 평가가 줄을 잇게 되면 선거의 전세는 역전될 수밖에 없다. 박 시장의 서민 행보에 대해 기득권 세력들의 집중공세가 이어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선거 기간 동안 제대로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각종 의혹들 또한 박 시장이나 여야 모두 초미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칼자루를 쥐고 있는 집권여당으로선 없는 먼지도 털어내려 사력을 다 할 것이기에 이를 해소하거나 방어하려는 박 시장과 야권의 수성전도 예의주시할 대목이다.

벌써부터 곳곳에서 현 정권이 ‘박원순 죽이기’에 나선 징후들이 포착되고 있다는 사실 또한 간과할 수 없어 박 시장의 생사 여부가 내년 선거판에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래저래 여야의 생사 희비쌍곡선은 박 시장의 생사에 걸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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