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왜 중요성이 부각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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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왜 중요성이 부각되나?

일요시사 0 1806 0 0

어떤 사실을 잘 잊어버리는 건망증과 비슷한 것 같지만 또 다른 증상을 보이는 치매. 전문의 등은 치매에 대해 조기 진단이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치매란 정상적인 지적 능력을 유지하던 사람이 다양한 후천적 원인으로 인해 뇌기능이 손상되면서 기억력, 언어능력, 판단력, 사고력, 실행능력, 공간 지각능력 등의 지적 기능이 지속·전반적으로 저하돼 일상생활 및 사회적·직업적 기능의 저하가 초래되는 상태를 말한다.

이에 따라 흔히 치매를 ‘다시 아기가 되는 병’이라고도 일컫는 경우가 있다. 아기가 태어나 사회생활을 터득하고 사회적 능력을 배우는 단계 등을 거꾸로 차례차례 잊어가는 병이기 때문이다.

또한 환자 본인이 하나의 인격체로서 품위를 유지할 수 없고 점차 자신의 정신상태가 황폐해져 가는 것을 막을 수 없고 그로 인해 주변 가족이나 보호자들이 정신적·육체적·물질적으로 많은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는 질병이다.

특히 최근 급속히 사회의 노령화가 진행되면서 치매는 사회적으로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는 추세다. 현재는 약 30만 명 정도 치매환자가 있을 것으로 조사됐지만 오는 2020년에는 치매환자가 8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기억·언어장애’
이럴 땐 치매 의심해봐야

치매는 우리가 흔히 보는 건망증과는 다르다. 건망증이란 어떤 사실을 잊었더라도 누가 귀띔을 해 주면 금방 기억해 내는 현상으로 정상인에게서 흔히 관찰되는 것이지만 기억장애가 있는 환자는 힌트를 줘도 전혀 기억을 할 수 없으므로 건망증과는 구별된다.

또한 건망증은 일반적으로 본인 스스로 기억 저하를 인정하고 메모를 하는 등 기억 저하를 보완하기 위해 노력한다. 흔히 ‘병식’이라 일컫는 이것은 치매와 구별되는 큰 차이점으로 치매환자는 병식이 없기 때문에 스스로 기억장애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치매를 의심할 수 있는 기본증상으로는 기억·언어장애, 시공간·계산능력저하, 성격 및 감정변화를 들 수 있다.
기억장애가 있는 경우 일반적으로 물건을 놓은 곳을 잘 찾지 못한다거나 전화번호나 약속을 기억하지 못한다거나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고 가스불을 끄는 것을 잊고 자꾸 냄비를 태운다는 증상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물건 이름이 금방 생각나지 않아 ‘그거, 저거’ 등의 표현을 많이 사용하고 동문서답이 많아지며 평소 읽기와 쓰기를 잘 하던 사람이 읽기, 쓰기가 잘 안 되는 등 언어장애를 보인다. 또한 시공간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길눈이 어두워졌다는 이야기도 많이 한다.

혹은 주차해 놓은 장소를 찾지 못해 헤매는가 하면 새 집으로 이사했는데 자꾸 옛날 집을 찾아가 초인종을 누른다거나 심하면 자주 가던 길을 잊어버리고 집안에서 화장실을 찾는 것도 어려워할 수 있다.

더불어 무서웠던 성격이 온순해진다거나 예전에는 자상했는데 조그마한 일에도 화를 잘 내고 이기적으로 변하는 등의 성격변화와 불안하고 초조해서 안절부절 못하고 우울해 하기도 하며 의심이 많아진다. 심하면 거울을 보고 혼자 이야기하거나 텔레비전에 나오는 사람들과 혼자 대화하는 듯한 모습도 자주 발생한다.

드물지만 치매의 형태에 따라서는 기억력은 정상이지만 단순히 말하는 능력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있고 이와는 반대로 말은 유창하게 잘 하지만 말의 의미를 잊어버려서 다른 사람이 말하는 내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일부 치매 증상의 경우 인지기능 저하가 손발 떨림이나 움직이는 능력 감소와 함께 나타나는데 이러한 증상들을 보이면 빨리 신경과 치매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치매의 조기 진단이 중요한 이유는 원인이 매우 다양하고 원인에 따라서는 완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박기형 가천의대길병원 신경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치매 원인은 70여 가지로 알려져 있는데 이 가운데 최소한 1/3은 적절한 치료를 통해 증상의 호전이나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교수는 “완치를 기대할 수 없는 경우라 할지라도 기억력을 포함한 인지기능 뿐 아니라 환자의 일상생활 수행능력을 개선시킬 수 있기 때문에 치매를 불치병이라고 간주하는 것은 반세기 전의 낡은 편견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조기 진단 가장 중요”
원인에 따라 완치 가능

치료될 수 있는 치매에는 정상압 뇌수두증, 대사질환·갑상선 기능저하증, 비타민B12 및 엽산 결핍증, 당뇨병, 만성 간질환 및 신장 질환으로 인한 치매, 경막하 혈종으로 인한 치매, 뇌종양으로 인한 치매,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치매, 매독으로 인한 치매 등이 있다.

특히 다양한 종류의 치매가 치료 가능하고 빨리 발견할수록 치료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므로 반드시 신경과 전문의의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의 등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편 박 교수는 “적절한 치료로 증상을 호전시키고 진행을 느리게 할 수 있는 치매에는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가 있다”며 “일반적으로 치매라고 하면 알츠하이머병을 생각할 만큼 이는 치매를 일으키는 대표적 질환으로 전체 치매 환자의 50~ 60%가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교수는 “대개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힘들고 상당기간 진행된 후에야 병원을 찾게 된다”며 “하지만 일단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급속도로 악화되는 경향이 있어 다양한 신경증상과 행동증상을 동반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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