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미 잡힌 '북한 경수로 폭발' 작전세력 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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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미 잡힌 '북한 경수로 폭발' 작전세력 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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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미 잡힌 '북한 경수로 폭발' 작전세력 수법

날조된 유언비어 퍼뜨려 꿩 먹고 알 먹다 '덜컥'

한종해 기자  2012.02.27 12:05:53

[일요시사=한종해 기자] "오늘 오전 11시경 북한에서 고폭탄 실험 도중 영변 경수로 대규모 폭발 사고. 현재 시간당 98mSv 규모 고농도 방사능 유출. 북서 계절풍 타고 고농도 방사능 빠르게 서울로 유입 중. 위험 경보 내려야 할 듯." 말만 들어도 끔찍하다. 당장이라도 방사능을 피해 도망가고 싶은 글이다. 하지만 이는 지난 1월6일 부산의 한 PC방에서 유포되기 시작한 유언비어의 일부 내용이다. 이 '루머'를 증권시장에 퍼뜨려 주가조작을 한 뒤 시세 차익을 올린 일당이 구속됐다. 이들 중에는 삼성SDS 직원과 법무부 블로그 기자단이 포함돼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자금은 삼성SDS 직원, 설계는 법무부 블로그 기자단
"방사능이 오고 있다" 유언비어 유포로 수천만원 꿀꺽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지난달 '북한 경수로 폭발' 관련 유언비어를 증권가에 유포하는 수법으로 2900만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로 대기업 간부 송모(35)씨와 김모(19)씨, 우모(27)씨 등 3명을 구속하고 공범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메신저로 퍼진 루머

사건은 지난 1월6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송씨, 김씨, 우씨 등 3명은 주가조작을 위해 사전에 치밀한 공모를 하고 지난 1월6일 부산의 한 PC방에 모였다. 이들은 PC방에서 증권가에서 주로 이용하는 '미스리' 메신저를 이용해 증권사 관계자와 애널리스트 등 203명에게 "북한 영변 경수로 대폭발, 고농도 방사능 빠르게 서울로 유입 중"이라는 내용의 허위사실을 담은 쪽지를 작성·유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쪽지는 총 3번의 전송과정을 거쳐 최대 4만5000명에게 발송됐다.

이들은 메신저에 나오는 소속 회사와 직책을 확인한 뒤 증권가에 영향력이 있을 만한 인물을 파악해 유언비어를 퍼뜨렸다. 또한 신빙성을 높이기 위해 구글번역기를 사용해 일본어 문장과 경수로 폭발사진까지 첨부했다.
루머는 급속도로 퍼져나갔고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날 종가 1863.74에서 1824.29까지 40포인트 가까이 급락했다.

이들은 주가지수가 잠시 하락했다가 다시 오를 것을 예측해 두 상황에서 모두 이득을 얻을 수 있는 ELW(주식워런트증권)풋과 ELW콜 상품을 매매해 2900만원 상당 시세차익을 올리는 등 2회에 걸친 주가조작으로 총 6100만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했다.

대학생인 김씨는 고등학생이던 2010년 주가조작에 나섰다가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바 있으며 이번에는 작전종목 선정, 유언비어 및 허위기사 내용작성 등 '설계자' 역할을 수행했다.

특히 IT 서비스업체 삼성SDS 직원인 송씨는 자회사인 A사에 파견돼 기업자금을 총괄 관리하는 재무팀장으로 근무하면서 횡령한 회사 자금 20여억원 중 1억3000만원을 작전에 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또 이달 초에는 홍보대행사를 통해 "모 제약사가 백신을 개발했다"는 허위기사를 유포하는 방식으로 주가조작을 감행했으며 해당 제약사에 7억4000여만원을 투자했던 이들은 4일 만에 3000여 만원을 벌기도 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횡령자금 작전투입

경찰 관계자는 "증권가 메신저를 통해 유언비어가 범람하고 언론보도 대행사의 기업 홍보성 자료가 기사화되는 등 문제가 노출됐다"면서 "금융감독원과 공조해 추가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삼성SDS 관계자는 "철저히 조사해 회사에 손실이 없게 하고, 향후 수사결과에 따라서 해당직원에 대해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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