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압박에도 굴하지 않는 김재철 MBC 사장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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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압박에도 굴하지 않는 김재철 MBC 사장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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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압박에도 굴하지 않는 김재철 MBC 사장 실체

'숙박왕' '명품왕' '버티기왕' 쓰리고 사장님

이주현 기자  2012.03.12 13:48:18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총파업에 들어간 MBC 노조와 사측 간의 갈등이 법적 다툼까지 이어지면서 파업 장기화가 예고되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는 김재철 사장이 있다. 김 사장은 노조의 강력한 사퇴 요구와 총파업에도 불구하고 “관에 들어가지 않는 한 물러나지 않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그의 법인카드 남용이 도마 위에 올랐지만 김 사장은 카드내역 유출자 색출에 나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고 도리어 기자들을 무더기 해고시켰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며 막나가는 공익방송 사장의 실체를 낱낱이 해부해봤다.

법인카드로 2년간 7억 사용, 여성전용 마사지숍 결제도 맘껏
주말에도 전국 호텔 사용, 출마 위해 공금으로 지역구 관리도

MBC 총파업은 기자회가 친정부 편향 방송을 시정하고 공정 보도를 촉구하며 김재철 사장과 전영배 보도본부장·문철호 보도국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며 시작됐다.

이어 MBC 노조도 파업에 동참해 현재 총파업 40일째를 훌쩍 넘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시사교양프로그램과 예능프로그램들은 줄줄이 결방하는 사태가 발생했고, 저녁 메인뉴스가 10~15분으로 축소되어 방송되고 있다.

또한 지난주에는 인기드라마 <해를 품은 달>마저 결방하는 사태를 빚어 국민들은 볼권리를 빼앗기고 있다. 국민들은 현재 불편함을 겪는 가운데서도 MBC 노조의 파업을 적극 지지하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40일 넘긴 파업
국민 응원 계속

파업이 강행되자 김재철 MBC 사장은 돌연 잠적했다. 지난 2010년 파업 당시 했던 잠적에 이어 두 번째 잠적이었다.

파업이 일어나면 파업 이유를 파악하고 조기 협상타결을 위한 해명 등의 노력을 했어야 하지만 김 사장은 대화로 문제를 풀기는커녕 잠적하며 수수방관으로 일관했다.

노조는 김 사장 자택 인근에서 ‘실종된 사장님을 찾습니다’는 문구가 쓰인 전단지(사진)를 배포했으며, 몇몇 노조원들은 김 사장의 자택을 향해 “보고 싶다”고 외치기도 하는 웃지 못 할 광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총파업 22일째가 되던 날(2월19일) 김 사장이 정영하 노조위원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직접 검찰에 고소한 사실이 알려져 또 한 번의 논란이 일었다.

김 사장이 2월10일 정 노조위원장을 직접 검찰에 고소 한 것이다. 자신의 행적을 찾기 위해 ‘실종된 사장님을 찾습니다’라는 문구가 쓰인 전단지를 배포한 것이 ‘명예훼손’에 해당된다는 이유에서다.

노조는 “노조가 전단지를 돌린 게 명예훼손이라면, 사장님은 뉴스를 엉망으로 만들어 MBC 명예를 훼손하신 것”이라고 꼬집으며 즉각 반발했다.

또한 총파업 돌입 이후 MBC본사에 출근하지 않고 있는 김 사장이 외부 호텔 등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자 노조는 “김재철 사장의 출근을 막지도, 자택으로 귀가하는 것을 막지도 않았다”며 “파업 기간 중 회사도 나오지 않고 자택으로 귀가하지도 않으면서 특급호텔에서 숙박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힐난했다.

이어 “김 사장의 특급호텔 숙박이 회사일과 무관함에도 불구하고, 숙박비를 회사 법인카드로 결제한 이유는 무엇이며, 공식적 임원회의를 본사 회의실이 아닌 특급호텔 회의실에서 개최한 이유는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후 김 사장은 한 제보자에 의해 특급호텔에 머물고 있는 사진이 트위터에 떠돌아 다시 한 번 비난의 대상이 되었고 잠적 24일 만에 회사에 나타났다.

모습을 드러낸 김 사장은 “불필요한 충돌을 피하기 위해 외부에서 업무를 봤지만 이제 인내가 거의 한계에 도달했다”며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불법파업에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파업은 명백한 불법파업”이라며 “적법한 절차에 따라 선임된 사장을 정당한 이유도 없이 물러나라고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노조를 강하게 비난했다.

‘행불상수’ 이어
‘행불재철’ 촌극

김 사장이 복귀하자 노조는 지난 2년간 법인카드만 7억여원을 사용했으며 더욱이 고급 귀금속, 명품 등을 매입했다며 김 사장에 대해 횡령·배임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노조는 “김 사장이 지난 2년여 재임 기간 동안 사용한 법인카드 금액이 무려 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폭로했다.

특히 노조는 사용처와 관련 “명품가방 매장과 고급 귀금속 가게, 여성의류매장, 백화점, 액세서리와 생활 잡화점 등에서 법인카드로 수천만 원을 썼다”며 “고급 미용실과 화장품 가게 등에서도 법인카드를 사용했고, 주말 승용차 주유비 또한 본인 명의의 법인카드로 계산했다.

휴일에도 법인카드 사용은 끊임없이 이어져 토·일요일과 공휴일에만 수천만원의 결제가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측은 “회사 운영을 위해 공식 회식이나 선물 구입 대금 등으로 사용한 금액이며, 가방과 화장품·액세서리 등 물품 구입에 사용된 금액은 출연한 연기자나 작가에 대한 답례 선물을 구매하기 위해 쓰였다”면서 “사장 법인카드는 업무 관련 용도로만 사용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반박했다.

이어 “노조가 최고경영자의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공개해 영업상 비밀을 누설하고 근거 없이 사장을 파렴치범으로 몰고 있다”며 노조의 폭로를 범죄로 규정하며  “정보유출자를 끝까지 추적해 찾아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조도 즉각 반격했다. 김 사장이 다닌 귀금속과 명품매장의 출처를 조목조목 짚으며 “법인카드가 연휴나 주말에 수시로 사용된 점, 특정 음식점에는 가족하고만 동행했다는 종업원의 증언, 업무상 선물로 보기 힘든 명품가방과 귀금속, 여성용 화장품 결제 내역 등을 볼 때 김 사장의 해명은 부족해도 한참 부족해 보인다”고 힐난한 것이다.

노조에 30억 소송, 징계와 해고 막질러 “파업 강경 대응” 
“관에 들어가지 않는 한 물러나지 않겠다” 끝내 사퇴 거부

김 사장은 궁지에 몰리자 정영하 노조위원장 등 노조 집행부 16명 전원을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고, 보직사퇴를 선언하고 노조 총파업에 동참한 최일구, 김세용 앵커 등 8명을 ‘회사 질서 문란’을 이유로 무더기로 인사위원회에 회부해 파문이 일었다.

이어 제작거부를 주도한 박성호 기자회장을 전격 해고했다. 이에 노조는 “박성호 MBC 기자회장 해고. 51년 역사상 처음. 군사정권도 하지 못한 일을 기어코 한 김재철. 역사에 길이 남을 그 이름 김재철”이라며 김 사장을 맹비난했다.

또한 김 사장의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추가로 공개하며 해외출장 과정에 “여성이 풀코스 마사지와 피부 관리를 받고 김 사장이 결제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의문의 여성’을 위한 법인카드 사용 의혹을 비롯해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과의 잦은 회동, 총선 출마를 위한 지역구 관리 의혹 등을 줄줄이 제기했다.

일본 출장 당시 여성 전용 피부 관리와 마사지샵을 출입한 정황을 포착했고 고급패션매장에서 수백만원을 결제한 정황을 포착했다.

또한 청와대 인근 3곳의 음식점에서 “김 사장과 이 전 수석이 함께 자주 왔다”는 증언을 확보했고 김 사장이 법인카드로 13번 결제한 것으로 확인했다.

노조는 이어 “김 사장이 예전부터 고향 사천에서 국회의원 출마를 위해 지역구 관리를 해온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며 “김 사장이 왜 MBC와 아무 관련이 없는 고향 탈춤공연을 쫓아다니며 회사 공금을 썼는지, 회사 공금으로 고향 챙기기를 한 것인지 의혹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의 ‘무대포’ 행보가 계속되자 MBC기자 166명은 지난 5일 박성호 기자회장 해고 등에 반발해 김 사장이 퇴진하지 않는 한 집단 사직서 제출도 불사하겠다고 선언하며 사직을 결의했다.

하지만 김 사장은 아랑곳 하지 않고 같은 날 박성호 기자회장에 이어 이용마 노조 홍보국장도 해고해버렸다.

이에 노조는 지난 6일 법인카드를 남용한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김 사장을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다.

사측 또한 총파업을 주도하고 있는 노동조합과 집행부 16명을 상대로 30억 원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고 이진숙 홍보국장은 “노조의 파업으로 빚어진 회사의 손해를 추산해 어제 손해배상소송을 냈다”며 “집행부 개인에 대한 가압류 신청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사 간 갈등이 이제 고소고발전으로 치달은 것이다.

하지만 김 사장은 확고하다. 지난 7일 열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에서 “총파업에 책임을 지고 사퇴할 의사가 없느냐”는 이사진의 질문에 “(사장 자리를) 지키는 것이 명예”라며 사장직에서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김 사장은 앞서 오전에 열린 임원회의에서도 “관에 들어가지 않는 한 물러나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이사들이 파업사태 해결방안을 묻자 “불법파업이기 때문에 계속 강경 대응하겠다. 이번에 노조가 권력화 된 MBC 문화를 바꾸는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이사들이 법인카드 사용 경위와 자료를 요구하자 “(법인카드는) 모두 업무를 위해 썼다. 방송사 사장이 돈을 내니까 모두들 신선해 했다. 그래서 협찬도 많이 따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앞서 열린 임원회의에서도 이번 파업에 강경 대처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밝혔다. 노조는 “김 사장이 임원회의에서 ‘이번 파업에 동참해 보직을 사퇴한 자리는 아예 없애고 남아 있는 간부들을 우대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노조는 또 “김 사장이 ‘전 사원의 프리랜서, 연봉제 도입’을 거론한 뒤 예능과 드라마는 100% 외주로 제작하고 기자들은 계약직으로 바꾸겠다. 앞으로 MBC 공채는 없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낙하산이니 당연히?
조인트 까이기 싫어?

이처럼 김 사장은 계속 되는 사퇴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도리어 적반하장 식으로 기자들을 해고하고 고소를 남발하고 있다.

경남 출신에 고려대를 나온 덕에 낙하산을 타고 MBC 사장이 된 그였으니 정권에 충성하는 건 그로서는 당연한 도리라는 견해도 나온다.

또한 취임 초기 “큰집에서 (김재철을) 불러다가 조인트 까고해서 MBC 좌파 대청소를 할 수 있었다”는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발언이 문제가 됐던 적이 있다.

따라서 ‘다시 조인트를 까이기 싫어서’라는 우스갯소리도 들려온다. 하지만 현재 분명한 것은 MBC 기자들과 노조는 월급을 올려달라고 파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김 사장이 정부에 비판적인 프로그램을 만드는 PD를 징계하고, 정치적 발언을 한 연예인을 출연 금지시키고, 친정부 편향 방송을 시정하자는 것이다.

김 사장이 취임한 2년 만에 완벽하게 망가진 MBC를 되살리기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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