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친 살해한 아들 ‘자진 빵생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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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친 살해한 아들 ‘자진 빵생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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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속으로> 모친 살해한 아들 ‘자진 빵생활’ 사연

교도소에 숨은 패륜아, 하늘도 용서치 않았다?

김설아 기자  2012.03.12 14:08:08

[일요시사=김설아 기자] 자신의 부모를 살해하는 패륜범죄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엽기범죄를 다룬 소설, 영화에나 등장할 법한 일들이 연이어 일어나면서, 동방예의지국이라고 자부하던 우리 사회는 이제 ‘동방패륜지국’이라 해도 할 말이 없게 된 지경에 이르렀다. 더욱 절망적인 것은 이같이 상상할 수 없는 패륜범죄가 우리 주변에서 공공연히 자행되고 있고, 해마다 그 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자신의 모친을 사망케 한 뒤 사체를 불에 태운 패륜아들이 사건발생 5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대체 어떻게 된 사연일까.

카드빚 3000만원을 갚아달라며 말다툼을 벌이다…
엄마 살해 후 시신 불태워 백골상태로 물속에 버려

경기 안양 만안경찰서는 지난 5일 어머니를 밀어 넘어뜨려 숨지게 하고 시신을 불태운 뒤 저수지에 버린 혐의(존속폭행치사 및 사체은닉)로 이모(33)씨를 범행 5년 만에 구속했다고 밝혔다.

중학교 2학년을 중퇴한 뒤 특별한 직업 없이 어머니와 단둘이 살던 이씨는 유흥을 즐기면서 사는 게 유일한 낙이었다. 그렇게 하루 이틀 유흥을 즐기면서 긁어가던 카드는 어느새 3000만원이라는 빚으로 남았다. 

놀고먹는 것도
모자라…

사건이 발생한 지난 2007년 1월 18일 밤. 이씨는 그 빚을 어떻게든 청산해야 겠다고 마음먹고 어머니 표모(당시 62)씨에게 전세보증금 1억여원을 담보로 카드빚 좀 갚아달라고 요구했다. 먹고 노는 아들이 빚까지 갚아 달라자 표씨도 언성을 높였고, 말다툼이 오고갔다. 화가 난 이씨는 표씨를 밀어 넘어뜨린 뒤 집을 나갔다. 

다음날 아침 집에 돌아온 이씨는 어머니가 어제 넘어진 그 자리에서 머리에 피를 흘린 채 누워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

시신을 이틀간 집에 방치하면서 이씨는 고민에 빠졌다. 그리곤 급기야 충남 서산 A저수지에서 시신을 불에 태운 뒤 유골을 수장까지 하는 엽기적 행각을 벌였다.

백골상태로 물에 버렸으니 아무도 모를 것이라고 생각했던 이씨는 이웃 주민들이 “엄마 어디 갔냐?”고 물어오면 “누나 집에 가서 잘 살고 있다”, “외갓집에 갔다”는 등의 대답을 반복하며 태연하게 생활했다. 

그러다 불현듯 불안해지자 사건이 잠잠해질 때까지 교도소에 숨어있기로 결심한다. 범행을 저지를 방법을 모색하다 같은 해 3월6일 자신이 살던 건물 3층에 침입해 컴퓨터와 TV 등을 훔치다 경찰에 붙잡혔고 10개월간 교도소에 복역했다.

더욱이 이씨는 6월께 교도소로 면회를 온 누나가 어머니의 행방을 묻자, 오히려 “어머니가 없어졌느냐”며 실종신고를 하라고 시키기까지 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5년 만에…
드러난 진실

경찰은 신고 이후 병원진단기록과 금융거래내역 등이 확인되지 않아 이씨의 어머니가 사망한 것으로 잠정 판단, 미제 실종사건으로 남겨졌다.

그러다 경찰은 지난 2011년 2월11일 “이씨가 본드를 불어 불안하다”는 지역주민들의 신고로 이씨를 체포했다. 본드 흡입 혐의로 이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경찰은 이씨가 어머니의 행방에 대해 일관성 없는 진술을 하는 것에 의심을 품고 범행을 추궁한 끝에 자백을 받아냈다.

경찰은 이어 사체를 태운 장소에 대한 감식과 잠수부를 동원한 유골 발굴, 참고인 조사 등 1년여의 조사 끝에 지난 1일 유해화학물질관리법위반(본드흡입)혐의로 만기 출소하는 이씨를 체포했다. 

살해 사실 발각될까, 다른 범죄 저지르고 교도소행
존속살인은 가정이나 사회적 요인이 크게 작용해

만안경찰서 강력1팀 관계자는 “어머니를 살해하고 시신까지 훼손하다니, 처음엔 믿지 못했다”며 “모친 살해 사실을 숨기기 위해 일부러 다른 범죄를 저지르고 교도소에 숨었다는 사실에도 경악했다”고 당시 상황을 털어놨다.

존속살인 범죄
매년증가

부모를 살해하는 이른바 패륜범죄는 매년 증가세에 있다. 지난 2006년 40건이던 것이 2007년에는 54건, 2008년 잠시 주춤하다 계속 증가하고 있다. 존속살인은 범죄자 개인의 문제이기보다는 가정이나 사회적 요인이 더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 정신의학과 관계자는 “요즘은 가족 간의 유대나 결속력이 많이 결여돼 있는데 평소 피의자한테 좀 더 관심을 가져 줬다면 상황이 어떻게 됐을 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며 “이 같은 반인륜 범죄들이 우리 사회에 만연한 생명경시 풍조와 황금만능주의가 섞여 발생한 것인 만큼 인간성 회복이 유사범죄 예방에 최선책”이라고 말했다.

존속살인은 가정 폭력을 비롯한 가족의 붕괴가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사회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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