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 우량주’ 손학규 수상한 잠행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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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평가 우량주’ 손학규 수상한 잠행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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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평가 우량주’ 손학규 수상한 잠행의 비밀

남들은 급행열차 타는데…어디서 뭐하나?

서형숙 기자  2012.03.13 15:31:52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행보가 수상하다. 손 고문은 그간 ‘안풍’ ‘문풍’에 직격탄을 맞고 추락하며 대선주자로서의 존재감이 약해진 상태다. 이쯤 되면 손 고문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을 법도 하다. 하지만 올해 초 1·15 전당대회 이후 일절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무려 두 달째 잠행중인 것. 손 고문은 바닥 치는 지지율에도 만만치 않은 내공 탓에 ‘저평가 우량주’로 분류된다. 그의 조용한 행보가 흡사 폭풍전야의 분위기처럼 느껴지는 이유다. 과연 그는 잠행 끝에 어떤 용트림을 쏟아내려는 것일까?

야권통합 산파역할 이후 언론 노출 꺼리며 이상한 잠행
물밑에서 ‘산행정치’로 지지세 결집하며 ‘때’ 기다리나?

너무 조용하다. 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행보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간 ‘안풍’의 지속세와 ‘문풍’의 성장세에 밀려 손 고문의 대선후보 지지율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태다. 게다가 손학규계 공천 가뭄으로 당내 입지까지 좁아지게 생겼다. 손 고문의 대권행은 그야말로 ‘첩첩산중’처럼 보인다.

발등에 불이 떨어졌을 법도 한 손 고문이지만 어쩐 이유에선지 여전히 존재감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는 중이다.

문풍?안풍 직격탄
‘첩첩산중’ 대권행

지난 민주통합당의 1·15 전당대회 이후 손 고문은 공식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다. 언론에 노출을 꺼리는 기색도 역력하다. 지난 7~10일 미국 시라큐스대 맥스웰스쿨과 독일 NGO가 공동주최하는 한반도 문제 관련 세미나에 초청받아 미국을 방문했을 때도 손 고문의 자세한 방미일정은 측근들의 입이 아닌 외신들에 의해 알려졌을 정도였다.

바닥을 치는 지지율에도 왜 손 고문은 잠행하고 있는 것일까. 한 정치전문가는 손 고문이 ‘때’를 기다리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손 고문이 지금처럼 친노의 약진으로 불리해진 상황에서 섣불리 나서기보다는 총선정국 이후 자연스럽게 비집고 들어갈 틈을 노리고 있다는 얘기다.

사실 이번 총·대선은 MB정부에 대한 심판론적 성격이 짙은 선거임에 틀림없다. 유권자들이 참여정부와 MB정부의 비교 학습효과로 회고적·응징적 성격의 투표가 될 가능성이 농후해진 것. 이의 연장선상에서 현재는 참여정부의 상징성을 가진 친노세력이 약진한 상태다.

하지만 친노의 좌장인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경우 향후 보수세력들의 집요한 공세가 불을 보듯 빤한 상황이다. 게다가 문 고문은 ‘노무현의 그림자’를 자처해 참여정부의 공과를 모두 떠안아야 할 입장이다. 문 고문이 보수세력과 정면 대결할 경우 참여정부의 과오가 문 고문의 아킬레스건이자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때문에 당 일각에서도 문 고문만으로는 위험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한 상태다. 또 친노세력은 다가오는 4·11 총선의 성적표에 따라 입지가 재정립될 수 있다. 이에 대비한 듯 손 고문은 잠행하는 동안 ‘산행정치’를 통해 전열을 정비하고 지지세를 결집하며 물밑에서 착실히 기반을 다지고 있다.

물밑에서 줄기차게
대선 준비해온 ‘손’

손 고문의 측근은 “손 고문은 두 달간 푹 쉬면서 책도 읽고, 공부도 하고 지지자들과 산행을 이어갔다”고 전했다. 실제로 손 고문은 지난 1월28일 광주 무등산을 등반했다. 무등산 등반은 손 고문이 연초마다 지지자들과 함께한 연례행사다. 하지만 이번 산행은 달랐다는 것이 동반자들의 전반적인 평이다.

손 고문의 무등산행에는 팬클럽 및 총선 예비후보자 등 무려 1000여 명이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손학규 대통령”이란 연호가 여기저기서 울려 퍼질 정도로 모두 결기가 대단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무등산 서석대까지 선두로 등반한 손 고문은 이 자리에서 4·11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비례대표에도 출마하지 않겠다는 의사도 내비쳤다. 그는 또 “2013년은 통합의 시대”라며 ‘사회통합, 남북통합, 정치통합’을 새 시대의 비전으로 제시했다. ‘통합’은 손 고문이 오래전부터 자신의 정체성으로 삼아온 중심개념이다.

이어 손 고문은 지난 2월5일 대구 팔공산도 등반했다. 당시에는 대구 수성갑에 출마한 김부겸 의원과 동구갑에 출사표를 던진 임대윤 전 동구청장, 그리고 ‘손학규를 사랑하는  대구모임’ 팬클럽회원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손 고문은 이어 2월26일에는 자신의 사조직인 ‘민심산악회’와 함께 충남 계룡산을 오르는 산행정치를 이어가며 지지세 결집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선거는, 특히 대선은 자체적인 조직으로만 치를 수는 없다는 점에서 손 고문의 행보는 지극히 자위적인 행보로 비춰지고 있다. 결국 손 고문에게 뭔가 숨은 비장의 카드가 있지 않겠느냐는 해석이 뒤따르는 이유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1년여도 남지 않은 시기에서 이렇게 여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일부 정치전문가들은 대선을 앞두고 인물평가와 정책비전을 따지는 단계가 되면 손 고문의 경쟁력이 되살아날 수 있다는 시각을 제기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손 고문의 노림수라는 것. 잠시 정치권에서 한발 물러나 관망하며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결정적 한방(?)을 준비하는 게 손 고문으로선 유리하다는 관측이다. 

한 정치전문가는 ‘우량주’로 불리는 손 고문의 화려한 스펙은 그를 밑받침하며 언제든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손 고문은 20년에 걸친 민주화 투사 경험과 정치학 교수·3선 국회의원·보건복지부 장관·경기도지사에 당 대표까지 화려한 이력을 쌓아왔다.

흔히 전문가에서 정치인, 또는 운동권에서 정치인이 되는 것이 정치입문의 일반적 경로다. 손 고문은 운동권, 전문가(학자), 정치인을 다 거친 보기 드문 인물이라는 평을 받아왔다. 여기에 숱한 검증을 통해 이미 맷집도 단련된 상태다.

‘손학규표’ 정책개발에 몰두…청년 일자리 만들기 주력
인물평가와 정책비전을 따지는 단계면 손학규 재평가?

게다가 경기도지사 시절의 손 고문의 업적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도지사 시절 110개가 넘는 외국 첨단기업에서 총 141억불의 외자를 유치했고, 거기서 파생된 일자리 8만개를 도민들에게 돌려줌으로써 이미 탁월한 경영능력을 선보였다. 때문에 이러한 경력을 내세워 정책을 마련한다면 충분히 다시 한 번 해볼만 하다는 목소리가 정치전문가들 사이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로도 손 고문은 잠행기간 동안 분야별 정책개발에 몰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의 싱크탱크인 ‘동아시아 미래재단’과 함께 ‘손학규표’ 정책개발에 매진한 것. 특히 그는 각 분야의 교수들과 스터디를 통해 오래전부터 정책을 구상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측근에 따르면 국민 일자리 창출로 대표되는 서민 실생활에 도움 되는 공약 마련에 방점을 찍은 상태다. 그의 측근은 “경제정책과 외자유치 경험, 대북관계 등 경기도지사 시절의 성공적인 경험을 살려 공약을 마련하고 있다”고 은밀하게 귀띔했다.

손 고문은 특히 산행도중 지지자들에게 “청년들에게 약속할 수 있는 한 가지는 일자리다”면서 “고용창출을 위해 재벌 중심의 경제구조에서 탈피해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정책으로 일자리 확대를 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최근 이슈인 청년의 정치 참여 확대와 복지 확대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관심을 표명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손 고문은 그간 서울과 지방을 오가며 단수후보 지역으로 공천이 확정된 인사들을 만나 지원사격에도 나섰다. 그의 정무특보인 강훈식(충남 아산) 후보를 비롯해 박수현(충남 공주ㆍ연기)ㆍ노영민(청주 흥덕을)ㆍ홍제형(청주 상당)ㆍ오제세(청주 흥덕갑) 후보의 지역구를 조용히 방문해 선거운동을 도왔다.

손 고문의 측근은 현재 공천이 한창 진행 중인 상황을 감안해 공천 잡음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조용한 유세를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 고문은 지난해 4·27 재보선 당시 한나라당의 텃밭이던 경기 성남 분당을 지역의 승리를 통해 자신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대권 지지율 상승을 이끌어냈다. 게다가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산 등이 야권의 승리로 귀결되자 손 고문은 일순 탄력을 받는 듯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불거진 당내 정체성 논란 및 ‘안풍’ ‘문풍’에 직격탄을 맞으며 가시권 밖으로 밀려나 자존심을 구겼다.

정책비전 검증단계
손학규표 정책 뜰까?

그는 특히 야권통합이라는 옥동자 탄생의 산파 역할로 승부수를 띄웠지만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진 못했고 계속해서 5%대 미만을 맴돌며 고착상태를 보이고 있다.

손 고문의 측근은 “공천 명단이 모두 발표되고 나면 본격적으로 후보자들 지원유세에 적극 나설 것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총선지원을 시작으로 손 고문의 발걸음은 더욱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지지율 답보상태로 손 고문에게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손 고문은 총선 불출마 선언으로 돌파구 마련에 나선 상태다.

무엇보다 손 고문은 저평가된 우량주라는 점에서 그의 또 다른 승부수가 기대되고 있다. 잠행기간 동안 손 고문이 준비한 대권플랜이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다시 한 번 지지율 반등을 기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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