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돌도 안 된 딸 굶겨 죽인 비정한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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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돌도 안 된 딸 굶겨 죽인 비정한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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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속으로>첫돌도 안 된 딸 굶겨 죽인 비정한 엄마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졌다

한종해 기자  2012.03.13 16:10:20

[일요시사=한종해 기자] 고래싸움에 새우등이 터졌다. 부부싸움을 한 뒤 분풀이로 자신의 딸에게 아무것도 먹이지 않고 수차례 폭행해 숨지게 한 비정한 엄마가 경찰에 붙잡혔다. 태어난 지 불과 8개월 만에 철없는 엄마가 불러온 비극적 결말이었다. 특히 산후우울증을 앓았던 엄마는 아이가 죽은 사실을 알았음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며, 경찰 조사에서도 자신의 범행을 부인해 충격을 주고 있다. 

8개월 된 친딸 물도 안주고, 발로 차고…엄마 맞아?
산후우울증 치료 중, 남편과 말다툼 아이에게 분풀이

산후우울증을 앓던 아내 김모(29)씨는 지난해 10월17일 서울 강남구 자택에서 "아이만 예뻐하고 나한테는 관심이 없다"며 남편 송모(34)씨와 부부싸움을 하기 시작했다. 아이가 태어난 지 백일 뒤부터 계속 되어온 부부싸움에 지친 남편은 다음 날 새벽 1시께 집을 나갔고 이틀 동안 들어오지 않았다.

화가 난 김씨는 이때부터 태어난 지 8개월 된 딸에게 분풀이를 시작했다. 당시 딸은 이틀 전부터 설사와 고열 증상을 보이며 아팠지만 김씨는 딸을 이불로 둘둘 만 뒤에 발로 수차례 가격하고 물조차 주지 않았다. 이미 지난해 6월 부부싸움을 한 뒤 아이를 방치해, 신생아 탈수와 상세 불명의 급성 신장 기능 상실이라는 진단을 받은 지 불과 4개월이 지난 시점이었다.

딸 38시간 굶겨

김씨는 우울증 약을 먹은 뒤 잠이 들었고 꼬박 하루 뒤인 10월19일 오전 10시께 김씨는 아이가 죽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첫돌도 맞지 못한 이 아이는 38시간 동안 아무 것도 먹지 못했다. 김씨의 딸은 휴대전화 충전기 줄에 몸이 감긴 채 발견됐지만 김씨 부부는 5시간이 지난 후에야 119에 신고했다.

김씨는 경찰 조사 초반에 "우울증 약을 여러 알 먹고 오랫동안 자고 일어났을 때는 이미 아이가 죽어 있었다"며 "아이를 일부러 방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119 신고가 늦었던 부분에 대해서는 "혹시나 내가 죽인 것으로 오해받을까 봐 집을 정리하느라 신고가 늦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은 갓난아이에 대한 응급처치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과 아이가 사망한 사실을 알고도 5시간이나 지나서 신고한 점, 아이의 손톱이 길어 있었고 집에는 음식물이 썩어 있고 오물이 가득 쌓여 있는 등 수상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벌였고 결국 김씨의 범행을 밝혀냈다.

김씨의 통화기록에서는 김씨가 잤다고 주장한 기간 동안 주변 사람들과 여러 차례 통화한 사실이 발견됐으며, 지난해 6월 같은 이유로 아이를 방치해 병원 치료를 받게 한 점 등이 드러났다. 또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에서도 해부학적으로는 사안을 알 수 없지만 방임 상태와 연관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나왔고 소아과 전문의 및 대한의사협회 등에서도 영아가 장시간 수분과 영양 공급을 받지 못할 경우 탈수나 영양 불균형으로 인해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는 답이 나왔다.

김씨는 서울 강남경찰서에 아동학대 및 유기치사 혐의로 지난 6일 불구속 입건됐으며 남편 송씨는 입건되지 않았다.

경찰은 "김씨가 산후우울증 치료를 받는 등 정신적으로 불안한 상태여서 불구속 입건했다"며 "당시 김씨의 남편은 부부싸움을 한 뒤 밖에서 잠자고 곧바로 출근하는 등 아이를 보호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던 점을 고려해 입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우울증을 앓는 김씨가 좀 더 일찍 정신과 치료를 받았더라면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무서운 산후우울증

한편 김씨가 앓아 왔던 산후우울증은 출산 후 4주에서 6주 사이 주로 우울과 불안을 느끼는 질환으로 심하면 자살이나 죽음에 대한 생각 등으로 일상생활에서 기능 저하를 초래한다. 적절한 치료가 따르지 않아 증상이 오래 지속되면 아기를 제대로 양육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아기의 성장 발달과 엄마-아기 관계 형성에 악영향을 미치며 가족 관계가 나빠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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