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캔들 메이커 '홍송원 절친들' 설왕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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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캔들 메이커 '홍송원 절친들' 설왕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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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이는 사모님…'그림'과 거리두기

한종해 기자  2012.05.30 11:31:39

[일요시사=김성수 기자] '홍송원'이란 이름 석 자가 또 다시 회자되고 있다. 이번엔 저축은행 사태와 관련해 '대출 커넥션'의 중간고리란 의혹을 받고 있다. 그동안 '그림'이 얽힌 대형 사건치고 그의 이름이 오르지 않은 사건이 없을 정도. 특히 대기업 비자금 수사 때마다 단골처럼 등장해왔다. 세간의 시선은 그의 '광폭 인맥'에 쏠린다. 도대체 어디까지 손을 뻗고 있냐는 것이다.

'삼성, 오리온, 프라임…'

이들 대기업의 공통점은 오너일가가 비리로 곤욕을 치렀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사람, 바로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가 사건의 중심에 있었다는 점이 교집합을 이룬다. 모두 비자금을 조성하는 데 홍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의 예봉을 잘 피해온 홍 대표는 지난해 5월 오리온그룹의 비자금을 세탁해준 혐의로 구속됐다가 그해 10월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그랬던 그가 최근 또 회자되고 있다. 저축은행 사태와 관련해 '대출 커넥션'의 중간고리란 의혹을 받고 있어서다. 물론 이번에도 세계적인 명작들이 등장한다.

'불똥 튈라' 걱정

세간의 시선은 그의 '광폭 인맥'에 쏠린다. 도대체 어디까지 손을 뻗고 있냐는 것이다. 홍 대표는 1990년대 초반부터 서구 현대미술 명품들을 국내에 들여와 국내 주요 기업의 '안주인'들과 인연을 맺어왔다.

일단 홍 대표와 직접적인 인연이 있는 재벌은 대상가와 LS가다. 서미갤러리는 가회동과 청담동 두 곳에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는데 청담동에 있는 갤러리가 서미앤투스다.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차녀 임상민씨는 서미앤투스 2대 주주(14%)다. 홍 대표의 지분은 22%.

부동산개발회사인 한성도 10%의 지분이 있다. 한성은 홍 대표의 여동생 홍정원 서미앤투스 이사의 남편 구자철 회장의 회사다. 구 회장은 구자홍 LS그룹 회장의 동생이다.

특히 홍 대표는 이화여대(사회체육학과)를 졸업한 학맥을 바탕으로 재벌과 인맥관계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그룹 총수의 부인들 가운데 이화여대 출신은 ▲김영식(구본무 LG 회장) ▲이주영(허창수 GS 회장) ▲지순혜(구자홍 LS 회장) ▲김영희(박용성 두산 회장) ▲김희재(이재현 CJ 회장) ▲한경진(이준용 대림 회장) ▲이혜경(현재현 동양 회장) ▲이화경(담철곤 오리온 회장) ▲서창희(이웅열 코오롱 회장) 등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가늠자'일 뿐이다. 실제로 홍 대표와 친분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재계 호사가들에 따르면 홍 대표가 다시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르면서 평소 그와 친분이 있는 대기업 '사모님'들은 바짝 엎드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똥'이 언제 어디로 튈지 몰라서다. 물론 친분 자체로 문제가 될 수 없지만 괜한 오해와 구설에 오르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눈치다. 큰 사업체를 경영하는 기업인을 남편으로 둔 부인으로선 어찌 보면 당연한 걱정일 수 있다.

모 그룹 회장의 부인 A씨는 요즘 문고리를 걸어 잠그고 있다. 잠시 대외 활동을 접은 것이다. 자주 참석했던 행사에조차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 은둔과 거리가 멀 정도로 바깥나들이에 맛 들였던 것과 대조적이다.

저축은행 '대출 커넥션' 의혹으로 또 구설
'광폭 인맥' 주목…친한 재벌녀들 전전긍긍

회사 측은 "특별한 일이 없어서"라고 둘러댔지만 업계의 시각은 다르다. A씨가 '홍송원 불똥'이 튈까 우려하고 있다는 게 칩거 이유로 꼽힌다.

A씨와 홍 대표는 막역한 사이로 전해진다. A씨는 개인 수장고를 갖고 있는데 여기엔 개인적으로 사들여 소장하고 있는 국내외 골동품과 미술품, 문화재급 유물 등 고가의 작품들이 보관돼 있다고 한다. 20∼30년 전부터 명작들을 수집해온 A씨는 홍 대표로부터 적지 않은 작품을 소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홍 대표가 A씨의 미술품 판매를 중개했다는 전언도 들린다.

미술계 한 인사는 "A씨와 홍 대표가 친밀한 관계인 것은 재계와 미술계를 알 만한 사람이면 다 안다"며 "A씨를 만나려면 반드시 홍 대표를 거쳐야 한다는 얘기가 있을 만큼 홍 대표는 A씨와 외부 유통망을 연결해주는 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중견기업을 직접 경영하고 있는 B사장도 요즘 최대한 바깥출입을 자제하고 있다. 주요 공식석상 등 외부에 전혀 모습을 노출시키지 않고 있다. 최근 큰 사업성과를 거뒀지만 소감은커녕 표정조차 드러내지 않고 있다.

그전 같으면 언론 인터뷰 등 자신의 입으로 자랑하고 다녀도 모자랄 판에 꼭꼭 숨어있는 까닭 역시 홍 대표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과거 돈독했던 친분이 이제 부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회사 관계자는 B사장의 조심스런 외부 활동에 대해 "특별한 이유는 없다. 경영에 전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대표와 각별한 사이로 소문난 C씨의 잠행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검찰 수사가 확대될 기미를 보이자 몸을 사리고 있는 것. 재벌그룹 회장의 딸인 C씨는 외부 발길을 거의 끊고 있다는 후문이다. 하루 종일 집에서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재계 한 호사가는 "C씨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외부 일로 바빴지만 홍 대표가 구설에 오른 뒤 조용히 지내고 있다"며 "정기적으로 꾸준히 참여했던 봉사모임도 일절 나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바깥출입 자제

C씨가 '외풍'을 걱정하는 것은 부친의 고초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그의 부친은 경·검찰의 수사와 국세청의 세무조사 등 숱한 외압에 시달렸었다. 굵직한 사건에 연루되는 등 구설수에도 여러 번 올랐다. 이 때문에 세상과 단절하며 지낸 부친과 달리 C씨는 왕성한 대내외 활동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그림 스캔들'이후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업계에선 이들의 칩거를 두고 "숨긴다고 있던 친분이 없어지냐"는 비아냥이 나오고 있다. 홍 대표의 한 주변인은 씁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계산적인 이해관계가 아닌 인간적인 유대관계를 맺던 이들마저 등을 돌린 것처럼 보여 안타깝다"고 했다.

 

<홍송원 의혹은?>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는 저축은행 사태와 관련해 어떤 의혹을 받고 있을까.

검찰에 따르면 홍 대표는 미래저축은행과 솔로몬저축은행 간 불법 교차 대출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저축은행비리 합동수사단은 홍 대표가 2010년 고 박수근 화백의 '두 여인과 아이', 미국 추상화가 사이 톰블리의 '볼세나'등 5점의 그림을 담보로 잡히고 미래저축은행에서 285억원을 대출받아 이 가운데 30억원으로 솔로몬저축은행 유상증자에 참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김찬경(구속) 미래저축은행 회장이 지난해 9월 하나캐피탈에서 145억원의 유상증자를 받으면서 홍 대표에게서 담보로 받은 그림 5점을 임의로 담보로 제공한 의혹도 있다.

검찰은 홍 대표 소유의 그림들이 로비 목적으로 사용됐는지 추적 중이다. 홍 대표는 저축은행 영업정지 발표 직전인 지난 5일 미국으로 출국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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