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불법 예금인출 사고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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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금고 불법 예금인출 사고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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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물쩍~ 어물쩍~ 1억1000만원 "옛소!"

한종해 기자  2012.06.11 17:43:37

[일요시사=한종해 기자] 믿고 맡겨놓은 돈을 은행에서 타인에게 불법 출금해줬다면 당한 사람은 어떤 기분이 들까? 황당하고 어이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영화 같은 일이 인천 모 새마을금고에서 실제로 발생했다. 동거남과 그의 자녀 명의의 예금을 사실혼관계인 A씨가 불법 인출해 간 것. 타인 명의 예금을 인출하겠다고 생각한 A씨도 문제지만 본인 확인절차를 무시하고 1억1000만원이라는 거액을 불법 출금해 준 새마을금고는 중한 책임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15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노환으로 병원에 입원해 있던 동거남 B씨와 사실혼관계에 있던 A씨는 15일 인천시 남구 한 새마을금고에서 B씨 명의 정기예금 7000만원과 그의 자녀 명의의 정기예금 4000만원을 인출했다. 인출한 돈은 모두 자신 명의로 예치했다.

"계란으로 바위 치는 격"

정기예금은 본인 이외에 인출이 불가능하지만 해당 새마을금고는 A씨에게 총 1억1000만원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인출해줬다. 신분증 등을 통한 본인 확인절차는 무시됐다.

다음 날인 지난달 16일 지병을 앓고 있던 B씨가 사망했고, 그의 자녀들이 예금을 찾기 위해 해당 새마을금고를 찾았을 때 이미 통장은 비어있었다.

새마을금고 측은 처음에는 자녀들 명의의 예금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발뺌부터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달 24일 자녀들이 새마을금고 측을 상대로 소송을 하겠다고 나서자 그때서야 자녀들 명의의 예금 4000만원이 존재했고 이를 A씨에게 인출해줬다고 인정했다.

본인 확인절차 무시 인정, 보상여부는 소송결과 따를 것
동거남·자녀 명의 거액 예금 불법 출금 재산분쟁 휩싸여

B씨 자녀들은 "청와대에 진정서를 넣을 예정이고 소송 진행과정을 인터넷에 올리겠다"며 "은행에서 본인 확인도 없이 1억원이 넘는 거액을 타인에게 불법으로 인출해 준 것은 새마을금고가 A씨와 짜고 아버지의 재산을 빼돌렸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새마을금고는 자신들의 실수는 인정했지만 피해변제 등 보상 부분에 대해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타인에게 정기예금을 인출해준 것은 우리의 잘못이라고 인정한다"면서도 "피해변제 등 보상을 새마을금고 측에서 책임져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소송이 진행 중이라 그 결과에 따를 예정이다"고 말했다.

B씨의 자녀들이 각종 포털사이트에 올린 글을 통해 새마을금고중앙회가 비리에 연루된 직원들을 감싸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새마을금고 비리를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시작되는 이 게시글은 "저희에게 닥친 일이 계란으로 바위 치는 상황이다"고 주장해 언론과 누리꾼의 관심을 끌고 있다.

B씨의 자녀들은 "해당 새마을금고 이사장이 잘못을 인정하고 돈을 내어주겠다고 두 번이나 얘기하고는 전화도 안 받고 문자를 보내도 답이 없다"면서 "그러고는 직원들을 보내 A씨 통장을 봤다면서 그 돈은 A씨 돈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녀들은 이어 "1억 넘는 돈을 현금으로 주고받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수표와 계좌를 추적하면 진실이 밝혀질 것이다"고 말했다.

자녀들 "새마을금고가 비리 직원 감싸고 있다" 주장

또한 "A씨가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말씀을 못하신다고 아버지 지인들에게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생활근거지가 그곳인 동생들을 패륜아로 만들고 있다"며 "맏이인 내가 이 상황을 더 이상 지켜 볼 수 없어 48장에 이르는 문서를 작성했다. 집안문제라 창피해서 지금이라도 진실만 규명해주면 덮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새마을금고중앙회 소속 모 차장검사가 비리에 연루된 금고 직원들을 감싸고 있다"며 "새마을금고라는 금융집단에서 밀어붙이는 거대한 돈의 위력을 실감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새마을금고 관계자의 말은 달랐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검사팀 관계자는 "A씨가 20년 이상 거래를 이어왔고 B씨와 당연히 부부인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본인확인이 무시된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해당 새마을금고에서 1억1000만원이 애초 A씨의 예금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내사 중에 있다"고 말했다.

조사결과 나와 봐야…

B씨의 자녀들이 포털사이트에 올리고 있는 게시글에 대해서는 "(B씨의 자녀들이) 말하는 차장검사는 검사가 아닌 중앙회 검사팀 차장일 뿐이다"며 "중앙회에 민원을 제기하면서 본인들이 원하는 답변을 얻지 못해 감정이 격해진 것으로 보인다. 검사팀에서는 그러한 의혹을 받을만한 행동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자녀들이 요구하는 피해 보상은 A씨와 해당 새마을금고, 그리고 자녀들이 주장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에 조사결과가 나와야 알 것이다"며 "소송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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