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 인수나선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의 무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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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건설 인수나선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의 무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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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도 이루고 시너지 효과도 기대 "글쎄"

[일요시사=한종해 기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의류사업에 뛰어든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이 자신의 못다 이룬 꿈을 이루기 위해 건설사 인수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현재 인수를 위한 예비입찰에 단독 응찰해 예비실사를 진행 중이며 인수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그룹 측은 주력사업 분야인 유통과 레저, 해외사업 등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건설업계에서는 시너지효과는 고사하고 실적이나 도급순위에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랜드가 쌍용건설을 인수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지난 12일 마감한 수의계약 2차 접수에 쌍용건설 인수에 꾸준히 관심을 보였던 독일계 엔지니어링 업체인 M+W가 참여하지 않으면서 이랜드가 유일하게 예비견적서를 제출했다. 이밖에 인수전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됐던 신구건설, 사모투자펀드(PEF) 소시어스 등도 견적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오는 30일 매각주관사인 캠코가 최종 견적서를 접수할 예정이어서 다른 업체의 참여가 가능하지만 여타 후보의 등장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게다가 현재 이랜드의 인수의지가 워낙에 강력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수의지 강력

다른 경쟁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이랜드는 국가계약법에 따라 캠코와 수의계약을 할 수 있게 된다. 캠코 측은 "독일 M+W가 2차 입찰에 참여한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결국 견적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며 "가격 조건만 맞으면 이랜드와의 수의계약을 체결 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예상 매각금액은 2000억원 선에 그칠 전망이다. 2008년 1차 공개경쟁입찰에서 동국제강이 우선협상자에 선정됐을 당시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폭락했다.

사실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은 지난 1월에도 쌍용건설 인수를 추진했었다. 당시 쌍용건설의 우발채무 등으로 인수를 접었지만 쌍용건설 재무구조가 대폭 개선되면서 다시 인수를 추진하게 된 것이다. 쌍용건설 우발채무는 지난해 말 기준 1조1000억원에서 6개월 만에 540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본입찰 M+W 불참, 이랜드 단독입찰 참여
이종업계' 건설사 인수해 성공한 경우 드물어 

이 때문에 이랜드가 쌍용건설 재인수에 나선 이유에 박성수 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결과라는 시선이 강하다.

박 회장은 서울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패션업계에 뛰어들면서도 대형 건설사 운영에 대한 꿈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랜드에도 이랜드건설이라는 계열사는 존재한다. 하지만 이랜드건설은 2010년 19억의 영업흑자와 12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영업손실 66억원, 당기순손실 220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실적이 신통치 못하다. 아직까지는 대형 고급 건물을 짓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랜드가 중국법인인 이랜드패션 차이나홀딩스의 지분 20%를 매각하는 게 쌍용건설 인수 자금으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시장에서는 차이나홀딩스의 순이익이 500억원 수준일 때 골드만삭스 등 IB들로부터 2조원 가량의 가치평가를 받은 점을 감안하면 현재 순이익이 1500억원대로 불어난 만큼 수조원의 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게다가 최근 LA다저스 인수에 실패하면서 재정적 여유도 생긴 점도 쌍용건설 인수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와 관련 이랜드 측은 "이번 지분 매각은 성장재원 확보를 위한 것이며 쌍용건설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유통과 건설은 다르다…이해도 관건

이랜드는 쌍용건설 인수를 통해 호텔과 리조트 등 레저사업과 유통, 해외사업 등에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국내리조트 11개, 해외호텔 1개, 국내호텔 3개 등을 보유해 글로벌 수준의 수주능력과 시공역량을 갖춘 쌍용건설의 인지도가 합쳐져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 특히 이랜드가 지난해 4월 킴스클럽을 신세계그룹에 매각하면서 4000억원 안팎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쌍용건설의 공격적 경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건설업계의 시각은 이랜드와는 다르다. 이랜드가 유통업계에서는 많은 실적 등을 쌓고 있지만 건설업에 대해서는 이해도가 높을지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이종기업 간 시너지가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대우건설을 인수한 금호그룹은 그룹 전체가 흔들려 되팔았고, 웅진그룹도 극동건설 인수 후 그룹 내 효자계열사인 웅진코웨이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프라임그룹에 인수된 동아건설과, 효성그룹에 인수된 진흥기업, LIG그룹에 인수인 건영건설(현 LIG건설)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업의 이해도가 떨어지거나 역량이 부족한 곳이 인수할 경우 대부분 결과가 나빴다"고 지적했다.

쌍용 노조 인수 반대

쌍용건설 노동조합이 이랜드의 인수를 반대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쌍용건설 노조가 지난 16일부터 2일간 이랜드가 쌍용건설을 인수하는 것에 대한 설문을 진행한 결과 65%가 반대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이유로는 ▲건설경영 능력이 부족해서(49%) ▲이랜드 문화가 싫어서(36%) ▲구조조정 우려가 많아서(16%)순으로 나타났다.

쌍용건설 노조는 지난 2007년에도 당시 이랜드의 인수 추진에 강력 반발한 전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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