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소상공인 '불매운동' 뭇매 맞는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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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소상공인 '불매운동' 뭇매 맞는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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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도 다 하는데 왜 우리만 갖고 그래!

[일요시사=김민석 기자] 롯데가 제품불매운동이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올 초부터 국내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가 유통업계의 핫이슈로 부상한 가운데 불매운동이 장기화 될 조짐이 보여 롯데그룹의 타격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대형유통사와 중·소상공인 사이의 충돌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많고 많은 유통사 중에서 왜 하필 타깃은 롯데 하나일까?

지난 16일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과 유권자시민행동은 스크린골프업, 유흥음식업, 단란주점업, 노래방업 등 80여 개 업종의 소상공인 단체와 함께 롯데그룹 제품과 롯데그룹 유통사를 대상으로 무기한 불매운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단체들은 롯데빅마켓, 롯데슈퍼,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 롯데그룹 계열의 유통업체를 이용하지 않기로 발표한데 이어 유흥음식점, 단란주점, 외식업 점주들을 동원해 롯데그룹을 통해 유통되고 있는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아사히주류, 롯데리아도 함께 불매운동 대상으로 정했다.

'롯데' 수단방법 안가려

또한 이들 단체는 파장을 키우기 위해 구체적인 롯데 제품을 명시하기도 했는데 처음처럼, 스카치블루, 아사히맥주, 아이시스, 펩시콜라, 칠성사이다, 실론티, 2%, 옥수수수염차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들 단체는 지난달 말 체인스토어협회에 자영업자와의 상생을 촉구하는 3가지 요구사항을 담은 공문을 발송했지만 협회 측에서 수용하지 않아 유통부문 업계 1위이자 골목상권 장악의 핵심인 롯데그룹을 보이콧하기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이들 단체가 체인스토어협회에 요구한 사항은 ▲대형가맹점 카드수수료율을 상한선인 2.7%까지 인상하고 ▲카드거래 고정비용을 리베이트로 취하는 불공정거래를 중단하며 ▲대형마트 자율 휴무를 실시하라는 내용이다.

롯데는 식품, 유통, 관광, 중화학, 건설, 기계, 금융, 정보통신 등에 걸쳐 광범위한 계열사를 가지고 있는 거대 재벌그룹 중 하나이다. 그 중에서 유통부문 계열사로는 롯데백화점, 롯데면세점, 롯데마트, 롯데슈퍼, 롯데상사, 롯데아사히주류 등이 있는데 지난 6월 창고형 할인점인 롯데빅마켓을 새로이 개점했다. 이미 영국계 창고형 할인점인 홈플러스와 미국계인 코스트코, 이마트 등이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롯데빅마켓이 가세하면서 대형할인점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게 된 중소도매업자들은 창고형 할인점의 저가 공세에 생존권이 위협받게 되었다면서 롯데그룹의 무분별한 사업 확장과 점포 수 확대를 즉각 비판하고 나선 바 있다. 

한편 롯데슈퍼는 꼼수를 동원하여 법에 명시 된 SSM 의무휴업을 지키지 않고 휴일영업을 계속 추진하여 비판을 받아왔다. 농수산물 매출 비중이 51%가 넘으면 휴일영업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인위적으로 매출비중을 조정한 것이다. 롯데의 꼼수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롯데슈퍼와 롯데마트는 대·중·소기업 상생법에 의해 점포수를 늘리는 것이 불가능해지자 아예 프렌차이즈 방식으로 점포수를 늘려 2009년 이후 61개의 가맹점을 추가로 확보했다. 더 나아가 롯데빅마켓 개점까지 이어져 큰 파장이 일었다.

이런 행태는 다른 경쟁업체의 불만까지 불러왔다. 유통업계 내에서도 "롯데가 자사 이익을 좇아 빤히 보이는 꼼수를 쓰고, 도를 넘어서는 통에 유통업계 전체가 도매금으로 비판받고 있는 것 아니냐"라는 성토가 나올 정도다. SSM 점포수에서 압도적인 1위(431)를 차지하고 있는 롯데가 자사이익을 위해 홈플러스(319개)와 이마트(100개)보다 더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홈플러스와 이마트 등 다른 대형 유통기업들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유독 롯데그룹이 불매운동이라는 뭇매를 맞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롯데가 1위 유통기업임에도 사회적 책임을 방기한 채 자사이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골목상권 잠식 선봉장 롯데, 도 넘은 자영업 영역 침범
롯데의 경영전략은 '주력아이콘 베껴서 가격 후려치기'

하지만 롯데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롯데그룹의 한 관계자는 "이번 불매운동에 참여한 단체들은 체인스토어협회 측에 요구해왔던 사안들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자 유통업체 중 1등 기업인 롯데를 대상으로 삼은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이번에 제기된 문제들은 대형유통업체 모두에 해당하므로 개별 기업이 입장을 밝힐 사안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롯데는 식음료 업계 내에서 베끼기로도 유명하다. 경쟁사 및 중소업체가 주력제품을 개발하면 비슷하게 베낀 후 막강한 유통망과 자금력으로 가격을 후려쳐 독과점에 이른 사례가 한두 건이 아니다. 오죽하면 베껴서 후려치기가 롯데의 경영전략이란 지적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이는 신제품 개발을 등한시하게 만들고 시장 질서를 깨뜨리게 되어 경쟁업체는 물론 소비자에게도 손해를 끼치게 된다. 군소업체들은 "아무리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주력 아이콘을 만들어도 대기업의 '베끼기 상술'과 '저가 물량공세' 때문에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제과, 롯데햄우유 등 롯데 계열 식음료업체들이 최근 3~4년 사이에 출시한 모방제품은 무려 30가지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선발제품을 아예 시장에서 몰아내고 1위 자리를 빼앗은 제품들도 상당수에 이르고 있다.

그리고 이번에는 할인점 상표디자인과 내부인테리어까지 베끼고 나섰다. 바로 서울 금천구에 위치한 롯데빅마켓 1호점은 할인점 코스트코와 판박이인데 Vic마켓이라고 적힌 외부간판의 디자인은 흰색 바탕에 붉은색으로 흡사하고 매장 진입로와 화장실의 위치, 매장입구에서의 회원권 검사, 매장 동선과 디스플레이, 회원가입비와 탈퇴규정, 제품 환불, 쇼핑백 등 어느 것 하나 예외 없이 코스트코를 그대로 벤치마킹했다는 지적이다.

마트까지 모방하고 나서

특히 코스트코에서 삼성카드로만 결재가 되는 것까지 벤치마킹하려 했는지 빅마켓에서는 롯데카드로만 결재가 가능하다. 코스트코가 미국에선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한국에선 삼성카드만 사용 가능한 것은 1국 1카드라는 원칙 때문이지만 빅마켓은 아무 이유도 없이 자사카드만 결제수단으로 선정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롯데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면세점, 슈퍼, 편의점, 온라인몰 등 다양한 형태의 유통망을 운영하면서 단일카드 결제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 무리수를 둔 것이다.

이에 국내 경쟁업체와 불편을 겪는 소비자는 롯데의 지나친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전략에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관계자는 "복수사업자로 가기 위해 제안을 받았지만 당시 자영업자와 대형가맹점의 수수료 격차 이슈가 불거져 수수료율만으로 사업자를 선정하기 힘든 사정이 있었고, 롯데 30개 계열사의 회원을 보유한 롯데카드가 시너지 효과를 내기에 가장 적합해 사업자로 정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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