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름끼치는 안철수 대권행보 엿보니~

한국뉴스


 

소름끼치는 안철수 대권행보 엿보니~

일요시사 0 739 0 0

'우연 반복되면 필연'…대권은 그의 운명?

[일요시사=김명일 기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지난 19일 발간한 대담집 <안철수의 생각>을 통해 "숨은 의도가 없는 내 말이 다르게 전달돼 난감할 때가 많았다"고 고백했다. 본인은 정치를 하겠다고 이야기한 적도 없는데 일부 언론의 과도한 해석이 국민들의 정치적 기대로 이어지면서 우연히도 자신이 유력한 대선주자가 되었다는 하소연이었다. '우연이 반복되면 필연'이라는 말이 있다. 그의 주장대로라면 그에게 대권은 '운명'일까? 하지만 정치권에선 안 원장이 지금까지 보여준 모든 행보가 치밀하게 계산된 '정치적 이벤트'였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대부분의 언론들이 자신의 행보를 놓고 '대권준비' 라고 말할 때 늘 '아니오' 라고 대답했다. 그가 진행해온 '청춘콘서트'도 서울시장 불출마 선언도 재산 사회환원도 '대권' 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는 설명이었다.

안철수는 위선자?
지독한 우연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의 지지율은 높아져만 갔다. 지난 19일 기습발간 된 <안철수의 생각>과 23일 방영된 SBS <힐링캠프> 출연을 기점으로는 여론조사 양자대결 결과에서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꺾는 기염을 토했다. 이 과정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반대급부로 지지율이 4.5%p나 감소했다. 여야를 막론하고 안 원장을 향한 정치권의 시선이 곱지 않은 이유다.

당장 정치권에선 안 원장이 정치에 별 관심이 없는 것처럼 하면서 치밀한 계획 아래 출간과 방송출연을 진행한 '위선자' 라는 비판도 잇따랐다. 책 발간 하루 전인 지난 18일 안 원장 측이 방송사에 녹화를 먼저 요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같은 비판은 더욱 힘을 얻었다.

안 원장의 설명대로라면 그동안의 그의 행보는 대선을 향한 지독한 우연의 연속이었다. 우선 안 원장이 출연한 SBS <힐링캠프>는 정말 우연히(?)도 민주통합당 대선경선주자들의 첫 토론회와 같은 날 방영됐다. 덕분에 민주통합당 경선주자들이 야심차게 준비한 첫 토론회는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다. 또 당초 7월25일경 출간 될 것으로 알려졌던 그의 저서는 하필 19일 기습발간 됐다. 표면적으로는 '취재경쟁의 과열'이 이유였지만, 이를 통해 또 우연히도 사흘 후 안 원장이 SBS <힐링캠프>에 출연한다는 사실이 대대적으로 홍보됐다. <힐링캠프> 안철수 편은 18.7%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새누리당 박 전 위원장이 출연했을 때 시청률은 12.2%(1월 2일)였으며 민주통합당 문 고문이 출연했을 때의 시청률은 10.5%(1월 9일)였다.

본인은 다른 의도 없다는데…정치권선 '계산된 행보'
책 내니 <힐링캠프>, 서울시장 양보하니 대선후보?

여권의 한 관계자는 "안 원장의 저서가 세간의 관심을 받은 것은 당초 안 원장이 대선출마 여부를 저서를 통해 밝힐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대선출마 선언을 먼저 하고 책을 발간했으면 이러한 관심을 끌었을지 의문"이라며 "또 예능출연도 마찬가지로 대선출마여부에 대해 입을 열지 않을까 하는 궁금증이 국민들을 심야시간 TV 앞으로 끌어 모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본인은 의도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안 원장이 대선출마를 늦춤으로써 극적인 효과를 얻어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안 원장의 우연은 지난해 10월26일 실시된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전후해 지속적으로 반복돼 왔다. 당시 안 원장은 이미 '안철수 연구소' 'V3' 등으로 유명한 CEO였지만 그가 정치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별로 없었다. 하지만 그가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는 언론의 보도가 나오자 상황은 달라졌다. 안 원장의 지지율은 여야의 유력주자들을 제치고 50%에 육박했다.

안 원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 "사실 그때 나는 출마에 대한 생각을 막 시작한 것에 불과했지만 언론은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며 보도했다"며 "(보도 후) 자고 일어나보니 세상이 바뀌어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때서야 많은 정치전문가들은 안 원장이 무려 3개월 가까이 진행해 왔던 청춘콘서트가 정치적 지지기반 마련을 위한 행보였다며 호들갑을 떨었다. 물론 안 원장은 이를 부인했다.

안 원장은 시장출마설이 보도된 후 불과 4일 만인 지난해 9월6일 서울시장 출마를 박원순 당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에게 양보했다. 당시 박 이사의 지지율은 5%에 불과했다. 언론에선 그가 대선출마를 위해 시장출마를 양보한 것이라는 분석이 줄을 이었다.

안 원장은 다음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권도전은 가당치도 않고 생각할 여유도 없다"고 잘라 말했지만 불과 5%의 지지율을 보였던 무소속의 박 후보가 안 원장의 지지를 등에 업고 서울시장 보선에서 당당히 승리하면서 '안풍'의 위력을 새삼 실감하게 됐다.

'안풍'의 위력
 모든 것은 오해?

그런데 선거가 끝난 후 2주 만인 지난해 11월14일 안 원장은 또 한 번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나갔다. 자신이 보유한 안철수연구소 주식의 절반가량(1500억 상당)을 사회에 환원한 것이다. 안 원장은 "오래전부터 준비해왔던 일"이라며 대권행보와는 전혀 관련이 없음을 강조했지만 이번에도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기부를 통해 대권주자로서의 이미지를 굳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대해 안 원장은 "(재산 환원이) 대선을 위한 것이었으면 지금 했을 것"이라며 "그런 오해를 안 사려고 빠른 시간 내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 정치전문가는 "오히려 대선을 앞두고 재산을 환원하는 것이 더 속보이고 아마추어 같은 일이 아닌가? 안 원장의 설명이 사실이라면 차라리 대선이 끝난 후에 하는 것이 맞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4·11총선과정에서 안 원장이 보여준 행보도 논란이 되고 있다. 안 원장은 저서를 통해 "총선 전에는 야권의 승리를 의심하는 사람이 별로 없었고, 그렇게 되면 야권의 대선후보가 제자리를 잡으면서 나는 자연스럽게 원래 자리로 돌아가는 수순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다"며 "총선이 예상치 않게 야권의 패배로 귀결되면서 나에 대한 정치적 기대가 다시 커지는 것을 느꼈을 때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이 열망이 어디서 온 것인지에 대해서 무겁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 총선에서의 야권의 패배가 대선출마를 고민하게 된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한 것이다.

책 출간·TV 출연 안철수 다음 행보는? 
"검증 피한 채 누릴 것 다 누린다" 비판

안 원장의 이 같은 설명에 야권에선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야권 내에선 안 원장을 향한 원망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야권의 승리를 원했고 야권이 승리하면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려고 했다는 사람이 왜 위기의 순간에 야권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냐는 볼멘소리다.

그러나 안 원장은 역시 저서를 통해 "총선에서 적극적으로 야당을 편들지 못했던 이유는 후보 공천이 국민의 뜻을 헤아리기보다는 정당 내부 계파의 이해관계에 영향을 받았다고 느꼈기 때문"이라며 "그런 상황에서는 서울시장 보선 때처럼 제 이름을 걸고 국민들에게 지지해달라고 말씀드리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안 원장은 4·11총선에서 고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아내인 인재근 후보를 지지하고 나서면서 구설수에 올랐다.

4·11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정치권과 거리를 두려는 모습을 보였던 안 원장이 인재근 후보를 등에 업고 민평련(민주평화국민연대)과 손을 잡으려 한다는 의혹이었다.

특히 10·26 서울시장 보선 이후 안 원장이 김 전 고문과 회동을 추진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사실이라면 4·11총선을 계기로 제자리로 돌아가려 했다는 안 원장이 총선 기간 이전부터 대선을 위한 세불리기에 나섰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다.

민평련은 김 전 고문의 주도로 출범했던 통일시대국민회의(1994)가 모태로 일명 GT계(김근태계) 의원들이 다수 속해있는 모임이다. 민주당내에서 '친노' 다음으로 많은 의원들이 속해 있다. 민평련 소속 의원들은 현재 대선 출마 선언을 한 당내 대선후보들의 출마선언식에 한 군데도 참여하지 않았을 정도로 중립을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의 경선과정을 통해 검증된 한 명을 적극 지지한다는 방침이다. 때문에 '빅3 대선주자(문재인-김두관-손학규)' 등을 비롯한 당내 대선주자들은 민평련의 '러브콜'을 받기 위한 치밀한 물밑경쟁을 벌이고 있다. 민평련은 안 원장이 대선출마를 선언할 경우 안 원장을 다른 대선주자들과 함께 검증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은 피하고 
사실상 대선행보

한편 안 원장 측에서 염두에 뒀던 출간 기자간담회는 또 다시 유보됐다. 정치권에서는 안 원장이 어떤 형태가 됐든 9월 말까지 '안철수식 정치 행보'를 계속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출마선언만 하지 않았을 뿐 사실상 대선주자로서 누릴 것은 다 누리면서 검증만 피하고 있는 셈이다.

한 정치전문가는 "안 원장이 <힐링캠프>에서 기자들이 달려들면 황급히 가는 이유를 묻자 '빨리 갈 데가 있어서'라며 재치있는 답변을 했는데 한편으론 씁쓸했다. 언론을 피해 다니며 선문답 같은 발언을 툭툭 내뱉어 놓고는 이제 와서 언론이 숨은 의도가 있는 줄 알고 확대해석해서 여기까지 왔다는 변명은 황당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안 원장이 보여준 지금까지의 행보가 아무런 정치적 의도도 없었다면 정말 소름이 끼치는 우연이고, 만약 치밀한 계획에 따른 것이라면 그 또한 안 원장의 위선과 이중성에 소름이 끼칠 것 같다"고 말했다. 

0 Comments
광고 Space available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